취득세 만도 최소 서울 신축 국민평형 아파트 한 채 값
송파구청 “주거용·업무용 파악 위해 이 정도 거물급 거래는 실사 진행”

서울 송파구 신천동 잠실 롯데월드 타워 전경 / 사진=롯데
서울 송파구 신천동 잠실 롯데월드 타워 전경 / 사진=롯데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상승하던 전국 집값이 꺾인 와중에 국내 최고 주거지 중 하나로 꼽히는 서울 송파구 신천동 롯데월드타워앤드롯데월드몰 오피스텔(이하 시그니엘레지던스)에서 초고가 거래가 나왔다. 해당 오피스텔에서는 올들어 총 10건의 매매거래가 발생했는데, 이 가운데 100억원을 넘는 거래는 이번이 처음이다.

20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시그니엘레지던스 68층 전용 483.96㎡(구 공급면적 371평, 전용 146평)가 240억원에 손바뀜됐다. 소문에 따르면 외국인이 매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같은 층 옆집도 대만인이 보유 중이다. 오피스텔은 42층부터 71층까지 자리한다.

해당 타입은 고급주택 기준인 전용 245㎡을 훌쩍 뛰어넘는다. 지방세법 제 13조 5항 제 3호에서는 건축물의 연면적(공용면적은 제외)이 245㎡를 초과하는 공동주택과 그 부속토지에 대해 고급주택으로 간주하고 높은 취득세율을 매긴다.

해당 거래도 이 기준을 넘어서기 때문에 높은 세율을 적용받는다. 오피스텔이라는 건축물 용도 특성상 업무용으로 신고할 경우 취득세 4%, 지방교육세 0.4%, 농어촌특별세 0.2%를 적용하게 된다. 이럴 경우 총 취득세는 11억원대에 달한다.

주거용일 경우에는 취득세 12%, 농어촌특별세 1%, 지방교육세 0.4%로 총 13.4%를 적용해 무려 32억1600만원을 내야 한다.

올해 분양한 서울의 3.3㎡당 평균 아파트 분양가격은 3529만원으로 국민평형이라 불리는 전용 84㎡가 약 11억6000만원 수준이다. 최소 서울의 신축 아파트 한 채 값, 또는 최대 세 배에 달하는 금액을 세금으로 내야하는 것이다.

송파구청 관계자는 “이번 건 수준의 고가 거래는 세금을 줄이기 위해 주거용으로 활용하면서도 업무용으로 신고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어 실사를 나간다”며 “실제 업무용으로 사용하는 게 맞는지 인근 주민 대면 등을 통해 확인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까닭에 서울 강남이나 한강변에서도 고가의 공동주택으로 세간에 알려진 서울 용산구 한남더힐이나 나인원한남, 서울 서초구 아크로리버파크 등 조차 245㎡를 초과하는 주택 타입은 없다. 두 곳 모두 0.1㎡가 적어 취득세를 적게 낼 수 있는 244.9㎡ 타입만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45㎡를 초과해 세법상 초고가 주택으로 분류되는 주택에 대한 수요는 충분하다는 평이다. 실제 앞선 9월에도 방시혁 하이브 의장 등이 거주하는 초고가 주택으로 알려진 파르크한남 전용 268㎡도 60대 말레이시아인이 180억원에 매매거래한 바 있다. 고금리 등의 영향으로 주택시장은 위축되고 있지만 자산가들은 괘념치 않는다는 전언이다.

현대건설이 시공한 또 다른 초고가 주거단지인 강남구 청담동 에테르노 청담도 이달 말 준공 후 입주를 시작한다. 때문에 냉골인 주택시장 상황 속에서도 초고가 주택의 거래가 더 발생할지 부동산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하이엔드 주거 상품을 원하는 수요층이 고소득 자산가이다 보니 시세나 부동산 흐름에 크게 얽매이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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