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균등배정 0.2주·비례배정 1주당 1억 경쟁 뚫어
에코프로머티·LS머트리얼즈 공모가 7배로 치솟아
0주 배정에 뿔난 투자자들···액면분할 '소극적' 지적도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최근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입성한 에코프로머티(에코프로머티리얼즈)와 LS머트리얼즈 주가가 연일 급등세를 이어가면서 코스피 상장을 앞둔 DS단석(옛 단석산업) 공모주를 배정받은 투자자들이 최소 수십만원의 차익을 거둘 수 있다는 기대에 부풀어 있다.

하지만 공모주를 1주도 배정받지 못한 투자자들은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DS단석 공모청약에는 71만명 넘게 참여했지만 공모주식수가 많지 않아 1인당 균등배정 주식수가 0.2주에 불과했다. 최소 50만원을 증거금으로 납입하고도 5명 중 1명만 균등배정으로 주식을 받을 수 있었던 셈이다.

◇ 0.2주 뚫은 행운···차익 기대에 ‘행복회로’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DS단석 상장주관사인 KB증권과 NH투자증권은 전날 공모청약 참여자들에게 공모주 배정결과를 통보했다.

지난 14~15일 이틀간 실시한 DS단석 공모청약에서는 총 71만3417명이 신청하며 최종 경쟁률이 984.1대1을 기록했다. 청약증거금으로는 무려 15조원이 납입됐다. 공모가 10만원에 배정주식수를 곱한 금액을 제외한 나머지 청약증거금은 이날 오전 투자자들 계좌로 환입됐다.

DS단석 공모청약의 균등배정과 비례배정 모두 역대급으로 치열한 경쟁이었다.

DS단석 전체 공모주식수는 122만주로 일반투자자 청약에 배정된 물량은 25%인 30만5000주에 불과했다. KB증권이 19만8250주, NH투자증권이 10만6750주였고 각각 절반인 9만9125주, 5만3375주씩 총 15만2500주를 균등배정 물량으로 배정했다.

공모청약 참여자는 KB증권이 45만7262명, NH투자증권이 25만6155명으로 총 71만3417명에 달했다. 단순계산으로 증권사별 균등배정 물량은 KB증권이 0.217주, NH투자증권이 0.208주에 불과했다. 청약 참여자 5명 중 1명만 균등배정으로 1주를 배정받을 수 있었다.

비례배정 경쟁 역시 치열했다. KB증권의 비례배정 물량은 9만9125주였는데 신청된 주식수는 2억188만6302주에 달했다. 2037대 1의 경쟁률이다. 신청금액의 50%를 증거금으로 납입하는 점을 고려하면 1주라도 비례배정을 받기 위해서는 최소 1억200만원이 필요했다. NH투자증권을 통해 청약한 투자자들 역시 1주라도 배정받기 위해서는 최소 9200만원을 입금해야 했다.

치열한 경쟁이었지만 DS단석 공모주를 1주라도 배정받은 투자자들은 최근 에코프로머티와 LS머트리얼즈 주가 고공행진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에코프로머티와 LS머트리얼즈는 상장 후 주가가 연일 고공행진하면서 공모가 대비 7배 수준까지 치솟은 상태다. DS단석 주가도 상장 후 비슷한 수준으로 치솟는다면 1주당 무려 60만원의 차익을 낼 수 있다.

◇ 상장전 1000원→500원 액면분할···소극적 판단이었나

DS단석 공모주를 1주도 배정받지 못한 청약 참여자들은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청약증거금으로 최소 50만원에서 수천만원까지 납입했는데 1주도 배정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반면 상장주관사는 15조원의 청약증거금을 한국증권금융에 예치하고 주말을 포함한 4일치에 달하는 이자를 부가수입으로 거뒀다.

DS단석이 상장전 액면분할 등을 통해 주식 수를 충분하게 늘리고 공모가를 낮췄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DS단석이 액면분할을 안했던 것은 아니다. DS단석은 상장 전인 올해 6월 27일 액면분할을 통해 액면가를 기존 1000원에서 500원으로 낮추며 발행주식수를 2배로 늘렸다. 이를 통해 지난해말 247만7552주였던 전체 발행주식수는 상장 전 506만1404주로 늘어났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DS단석 공모가는 여전히 높았고 공모주식 수는 부족했다. 올해 6월 액면분할이 다소 소극적이었다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상장법인의 액면가를 제한하는 국내 상법을 의식해 DS단석이 액면분할을 과감하게 하지 못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국내 상법상 상장법인의 액면가는 100원, 200원, 500원, 1000원, 2500원, 5000원, 무액면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DS단석이 1000원이었던 액면가를 500원으로 분할하지 않고 100원이나 200원을 선택했다면 주식수는 10배나 5배 증가하고 공모가는 그에 반비례해 낮아질 수 있었다.

하지만 액면가 100원으로 상장하면 상법상 상장 이후에 추가로 액면분할을 할 수 없다. 상장 후 주가부양을 위한 카드를 미리 소진하는 셈이다. 실제로 현재 국내 상장사 중 액면가가 100원인 기업들 가운데 상당수가 상장 이후 주가부양을 목적으로 추가 액면분할을 실시했다.

액면분할 대신 무상증자를 통해서도 전체주식 수를 늘리고 공모가를 낮출 수 있다. 하지만 재무적 여력이 받쳐줘야 가능하다. 차입금을 상환하기 위해 상장하려는 DS단석으로서는 실행하기 어려운 선택지에 해당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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