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이앤씨, 부산 시민공원 촉진2-1구역에서 평당 공사비 890만원 제안
경쟁사 삼성물산 965만원 대비 압도적으로 낮아
노량진1구역도 관심 두는 것으로 전해져

포스코이앤씨가 올해 수주한 주요 정비사업장과 최근 입찰에 나선 부산 시민공원 촉진2-1구역 사업개요 / 표=정승아 디자이너
포스코이앤씨가 올해 수주한 주요 정비사업장과 최근 입찰에 나선 부산 시민공원 촉진2-1구역 사업개요 / 표=정승아 디자이너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올해 재건축·재개발 등 도시정비사업에서 독주해 온 포스코이앤씨가 내년에도 정비사업에 힘주는 전략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내년 1월로 시공사 선정이 예정된 두 곳의 대규모 사업장시공권에 관심을 두고 있어서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하반기 론칭한 오티에르를 적용할 상징성 높은 사업장에 한해 공격적으로 나서는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이앤씨는 지난 14일 입찰을 마감한 부산 시민공원 촉진2-1구역 시공사 선정 입찰에 응찰했다. 포스코이앤씨는 3.3㎡당 공사비로 890만원을 제안하면서 지난해 하반기 론칭한 자사 하이엔드 브랜드인 오티에르 적용도 약속했다.

해당 사업장은 앞서 시공사로 GS건설을 선정했다가 공사비 인상을 두고 조합과 시공사 간 원만한 협의가 이뤄지지 않아 재선정 일정에 돌입한 곳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조합원들은 경쟁력 있고 합리적인 공사비를 중요하게 여기는 분위기다. 업계에서도 시공권 획득의 열쇠는 공사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조합관계자에 따르면 포스코이앤씨가 제시한 공사비는 또 다른 응찰자이자 경쟁사인 삼성물산이 제안한 3.3㎡당 965만원에 비해 획기적으로 낮은 금액이다. 해당 사업장은 13만6727㎡에 지하는 5층까지 파고 지상으로는 69층까지 올린다는 계획인데, 통상 초고층 건물의 공사비는 일반 보통의 아파트 높이 건물보다 압도적으로 많이 든다.

포스코이앤씨는 시공능력평가 순위에서는 경쟁사에 뒤쳐지지만 사업장이 있는 부산에 국내에서 두 번째로 높은 엘시티를 건설한 점과 낮은 공사비를 앞세워 시공권을 노리고 있다. 한 조합 관계자는 “겉으로 보면 삼성물산 지지층이 많은 것으로 보이지만 샤이(shy) 포스코도 적지않아 조합원들의 두 건설사에 대한 선호도가 박빙”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두 시공사가 제안한 공사비로만 봤을 때 총 공사비는 300억원 이상 차이가 난다. 

이뿐만 아니라 포스코이앤씨는 서울 동작구 노량진1구역에도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업장은 지난 11월 말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을 진행했으나 그동안 관심을 두고 있던 GS건설조차 조합이 제안한 3.3㎡당 공사비가 낮다며 응찰하지 않으면서 선정 일정은 미뤄졌다. 이에 조합은 잠정적으로 내년 1월 다시 시공사를 결정할 계획을 갖고 있다.

노량진1구역 조합은 지난주 조합원에게 “현재 두 곳의 건설사가 적극 참여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공지한 것으로 파악됐다. 조합이 사명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지난달 있던 입찰에서 GS건설이 참전을 포기한 이후로 포스코이앤씨와 호반건설이 긍정적으로 보고 현장설명회에도 참석한 만큼, 이 둘의 응찰을 예상하고 있다.

포스코이앤씨가 최근 관심을 둔 두 곳 사업장은 모두 총 공사비가 1조원이 넘는 상징성 큰 대규모 사업장이다. 또 이들 사업장에 저렴한 공사비로 사업 참여 의사를 보인다는 공통점도 있다. 올해 10대건설사 중 9개사가 직전해 대비 정비사업수주액이 대폭 감소한 데 반해, 포스코이앤씨만 작년 대비 증가추세를 보이며 올해 수주액 기준 업계 1위 자리로 우뚝 올라섰다.

특히 부산 시민구역 촉진2-1구역은 입지도 우수하지만 사업장의 크기와 준공 후 건물의 높이도 눈을 사로잡을 정도로 압도적이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비슷한 시공능력평가 순위의 건설사 대비 상대적으로 열위에 있는 하이엔드 브랜드의 존재감을 키우기 위해 상징성 있는 사업장에 낮은 공사비로 입찰에 들어가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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