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MC 앞두고 급락···'비둘기파' 메세지에 다소 회복
"계속 오른다" vs "현 시세 과도해"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유길연 기자] 이번 주(11~17일) 비트코인은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다소 주춤했다.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결정을 앞두고 크게 하락했다가 연준이 ‘비둘기파(통화 완화론자)’ 메시지를 내놓자 어느정도 시세를 회복했다. 향후 비트코인이 계속 상승할 것인지에 대해선 전망이 엇갈린다. 

17일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15분 비트코인은 4만2180달러(약 5500만원)으로 일주일 전과 비교해 3.79% 하락했다. 비트코인은 이번 주 초 부터 크게 하락하더니 12일 오전 4만달러선도 위태로웠다. 하지만 14일에 반등하면서 4만3000달러선을 회복했다. 이후 다시 소폭 내려 4만2000달러대에서 횡보세를 기록했다. 

이번 주 비트코인 시장의 핵심 이슈는 미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였다. 투자자들은 FOMC 결과에 대해 경계하는 분위기가 이어졌다. 더구나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도 발표를 앞두고 있어 투자심리는 더욱 얼어붙었다. 여기에 차익을 거두기 위해 대규모 매도세까지 더해지면서 비트코인은 12일 4만달러 초반대까지 하락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13일(현지시각) 나온 미 연준의 FOMC 결과는 예상보다 ‘비둘기파(통화 완화론자)’ 메시지를 담았다. 연준은 기준금리를 기존의 5.25~5.50%로 동결했다. 지난 9월과 11월에 이어 세 번째 연속 동결이다. 특히 연준이 공개한 점도표(금리 전망을 점으로 표시한 도표)에 따르면 연준 의원들은 내년 금리 중간값을 4.6%(4.5~4.75%)로 예상했다. 0.25%포인트씩 총 3차례 인하를 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이와 함께 하루 앞서 발표된 11월 미 CPI도 예상치와 부합했다. 

금융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미국·한국 국채 금리는 일제히 하락했다. 미 증시도 일제히 올랐다. 연준의 금리 동결을 발표한 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지수는 전장보다 1.40% 올랐다. S&P500지수는 전장보다 1.37% 상승했으며 나스닥지수도 1.38% 뛰었다. 비트코인도 연준의 메시지로 인해 다시 오른 것으로 분석된다. 

아직 시장에선 향후 시세가 계속 오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분위기다. 우선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현물 ETF를 승인하면 미국 기관투자자들의 자금이 가상자산 시장에 유입돼 비트코인 시세는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이와 함께 내년 4월에 예정된 반감기도 시세 상승을 이끄는 요인으로 꼽힌다. 비트코인은 총공급량이 2100만개로 제한돼 있어 채굴 보상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를 거친다. 

하지만 부정적인 전망도 나온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13일 ‘자산가격 버블진단’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현재 나스닥 시장의 버블 가능성은 낮지만 비트코인은 상대적으로 버블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로그주기패턴 모형(LPPL)’을 근거로 이와 같은 전망을 내놨다. 이 모형은 붕괴가 일어나기 전 작은 사건이 특징적인 패턴으로 나타난다는 것에 착안해 만들어졌다. 2000년의 닷컴버블, 2009년의 금융위기 등을 성공적으로 예측한 모델이다. 보고서는 LPPL 모형에 따라 11월 비트코인의 가격 급등세가 전형적인 버블형성 과정인 것으로 판단했다. 이 모형이 제시한 붕괴 시점 중 가장 가까운 건 다음달 6일로 예상됐다. 

앞서 글로벌 투자은행(IB) JP모건도 보고서를 통해 "최근의 비트코인 상승세가 ‘과도했다’"고 진단한 바 있다. SEC가 비트코인 ETF를 승인한다고 하더라도 가상화폐 시장에 새로운 자금이 유입될 가능성은 작다는 것이다. JP모건 애널리스트들은 “비트코인 현물 ETF가 승인될 경우 단기 투자자들은 차익 실현을 위해 매도할 것이며 이에 이자가 붙은 27억달러의 투자자금이 유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자료=코인마켓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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