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카드 이어 KB국민카드 소비자 알짜카드 발급 중단
고금리 기조에 조달비용 부담 가중···수익성 방어에 단종 불가피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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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김태영 기자] 우리카드에 이어 KB국민카드가 알짜 카드 발급을 중단하면서 소비자 혜택이 갈수록 축소되고 있다. 카드업계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고금리 기조에 조달비용 부담이 가중되면서 수익성 방어를 위해 일부 상품의 단종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지만 고객 불만은 커졌다.

15일 여신업계에 따르면 KB국민카드는 KB국민 톡톡 마이 포인트 카드를 포함한 5종 카드 신규 발급과 갱신을 오는 21일 종료한다. 우리카드 또한 내년 1월 ‘SKT 우리카드’ 신규 발급을 중단한다.

먼저 KB국민 톡톡 마이포인트는 KB국민카드 자체 간편결제 KB페이 사용 시 혜택이 쏠쏠한다. 국내 온·오프라인에서 KB페이로 결제시 포인트 5%가 월 1만점 한도 내에서 적립된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상품 관리 효율성과 새로운 브랜드(위시카드 등)를 중심으로 상품 포트폴리오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노후화, 저이용자 상품 중심으로 상품 발급종료를 안내했다”고 설명했다.

SKT 우리카드는 할인 조건인 전월 실적을 채우기 좋아 인기를 끌었다. 이 카드는 전월 실적이 30만원 이상이면 통신비 1만원을 할인하는데, 상품권 구매도 실적에 포함된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최근 출시한 T라이트 NU 우리카드와 혜택이 겹쳐 기존 카드를 정리했다”고 말했다.

카드사들이 알짜 혜택 카드의 판매를 중단하는 이유는 올해 들어 크게 악화된 수익성 때문이다. 카드사들은 고금리로 인해 자금 조달 비용이 커지고 연체율도 상승해 대손충당금까지 추가로 적립하고 있다. 지난 3분기 전업 카드사 평균 연체율은 1.67%로 집계됐다. 직전 분기 대비 0.09%포인트, 전년 동기 대비 0.6%포인트 높아졌다. 

가뜩이나 실적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연체율이 늘면 카드사는 부실 위험에 대비해 충당금을 더 쌓을 수밖에 없다. 충당금이 늘어나게 되면 그만큼 순이익이 줄어드는 만큼 실적에는 악재 요인이다. 당분간 고금리가 지속되고 경기둔화가 이어질 공산이 높아 4분기는 물론 내년 실적도 암울한 상황이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3분기까지 신한·KB국민·삼성·현대·하나·롯데·우리·BC카드 등 국내 8개 전업 카드사들이 단종시킨 카드는 신용카드 247개, 체크카드가 37개로 총 282개다.

단종 카드 수는 최근 5년새 가장 많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18년 100개 ▲2019년·2020년 202개 ▲2021년 209개 등이다. 올해 9월 말 기준 단종카드가 300여개에 육박한 것을 감안하면 내년에는 단종카드 수가 더 늘어날 전망이다.

단종된 카드 중에는 소비자 혜택이 큰 알짜카드가 대거 포함됐다. ▲신한카드 더 레이디 클래식, 딥에코 ▲국민카드 탄탄대로 시리즈 ▲현대카드 제로 모바일 에디션2 ▲삼성카드의 아멕스 센츄리온 등이 대표적이다.

카드사의 이런 단종 통보 및 서비스 축소에 대해 이용자들은 반발하는 분위기다. 카드사가 수익만 좇아 정작 고객 이익은 외면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지난 7월 신한카드는 더모아카드 등 개인 신용카드의 통신·도시가스 요금 분할 결제를 이달 1일부터 제한한다고 공지했으나 소비자들의 반발로 잠정 보류했다. 앞서 신한카드는 더모아카드를 출시 1년 만인 2021년 단종시킨 바 있다.

카드업계는 새로운 트렌드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일부 카드의 신규 가입 중단이 불가피하단 입장이다. 소비자들의 결제 패턴이 끊임없이 바뀌는 상황에서 기존 상품 판매에만 몰두하는 것도 비효율적인데다 카드사 입장에서 상품 마케팅을 고민하는 과정에서 선택과 집중을 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부가 서비스를 줄이기는 어려워 수익성이 나쁜 카드를 단종하는 형태로 운영 중"이라며 "가맹점 수수료 인하가 계속되면서 알짜배기 카드는 이제 찾기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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