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물 레버리지 ETF, 최근 한 달 동안 수익률 23.73%
금리 아직 올해 상반기 최고치 수준···상반기 투자자 성과 아직
미국 기준금리 인하 시사 속 인플레이션 향방이 중요하다는 평가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미국 국채 금리가 하락(가격 상승)세를 보이면서 관련 투자 상품이 높은 수익률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금리 전망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시사에 채권 금리가 더욱 내려갈 수 있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인플레이션 지속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있어 추가적인 강세는 없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15일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미국30년국채선물레버리지(합성 H)’ ETF(상장지수펀드)의 최근 한 달 수익률은 23.73%로 792개 ETF 중에서 가장 높았다. 이 ETF는 미국 30년 국채 가격 상승에 수익률이 두 배 연동되는 상품이다.

다른 미국 장기채 투자 ETF 역시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는 모습이다. 대표적으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미국채30년스트립액티브(합성 H)’ ETF는 한 달 동안 18.19%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는 레버리지 ETF를 제외하면 채권형 ETF 중에서 가장 좋은 성과다. 이 ETF 역시 미국 국채 가격이 상승할수록 수익률이 높아진다.

미국 장기채에 투자하는 ETF들이 좋은 성적을 낸 것은 금리 하락세와 맞물려 있다. 미국 30년 국채 금리는 지난 10월 23일 장중 연 5.179%를 기록한 이후 이달 14일 4.042%까지 113.7bp(basis point, 1bp=0.01%포인트) 하락했다. 미국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둔화되며 인플레이션 우려를 낮춘 것이 금리 하락 압력을 강화시킨 주요인이었다. 

그래프=김은실 디자이너.
/ 그래프=김은실 디자이너.

다만 올해 상반기부터 투자에 나선 투자자들은 아직까진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상태다.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올해 초부터 나오면서 상반기에 투자에 나선 사례가 많았는데, 미국 30년물 국채 금리의 올해 상반기 최고치는 4.047%로 최근 금리 수준과 유사하다. 만일 올해 상반기에 투자에 나섰다면 아직은 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인 셈이다.

이에 채권 금리 전망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우선 연준이 내년 중 기준금리 인하를 시사한 점은 추가적인 금리 하락의 근거로 꼽히고 있다. 통상 기준금리와 채권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내년 연준이 기준금리를 낮출 경우 채권 가격도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실제 연준은 지난 13일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에서 금리 인하 가능성을 제시했다. 당시 FOMC 후 공개한 경제전망에서 내년 기준금리 중간값을 4.6%로 예상한 것인데 이는 지난 9월 5.1%에서 0.5%포인트 낮춘 것이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 밴드 상단이 5.5%인 것을 감안하면 3차례 금리 인하를 반영한 수준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FOMC 후 기자회견에서 “이번 긴축 사이클에서 기준금리가 고점에 도달했거나 그 부근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며 “추가 금리 인상이 적절하지 않다는 게 FOMC 참석 위원들의 관점”이라고 언급했다. 이는 시장에 강한 어조로 받아들여졌는데 파월 의장은 그동안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입장을 주로 내비쳤었다.

반대로 채권 가격의 상승세가 투자자 기대만큼 나오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 12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프라빈 코라파티 골드만삭스 수석 금리 전략가와 세무 컨설팅 기업 RSM의 수석이코노미스트 조지프 브루수엘라스는 시장이 인플레이션이 지속될 가능성을 과소평가하고 있다며 내년 말까지 미 국채 금리가 다시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에 채권과 주식의 강세가 지속될 경우 연준의 금리 인하 필요성이 후퇴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4일 전문가들의 발언을 인용해 “투자자 일부는 이번 랠리가 얼마나 지속 가능할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며 “금융 여건이 지나치게 완화되면 연준이 기준금리 인하 필요성을 없애려 할 수 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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