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저널e=이동현 하나은행 부동산자문센터장] 부동산 투자는 속성상 거액의 뭉칫돈이 들어간다. 그만큼 투자의 성공 또는 실패에 따른 명암 역시 극명한 편이다. 즉 부동산에 투자해 성공할 경우 큰돈을 벌수 있지만, 실패할 경우 상대적으로 들어간 금액이 큰 만큼 후유증도 클 수밖에 없다. 문제는 투자자의 입장에서 볼 때 부동산은 거액이 들어감에도 개별성 및 지역성이 매우 강하고 상품의 유형도 다양해 철저한 사전분석 없이 섣불리 접근했다가는 낭패 보기 십상이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 부동산 유형별로 투자 시 체크포인트를 살펴보자.               

첫째, 주거용 부동산의 대표주자인 ‘아파트’에 투자하는 경우다.

아파트 투자는 부동산 경기상황에 따라 대응해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부동산 경기는 크게 상승장, 하락장, 보합장으로 나눠볼 수 있는데, 투자에 앞서 각각의 상황에 맞는 체크포인트를 살펴봐야 한다. 만일 부동산 상승장이라면 아파트값 전고점을 집중적으로 체크할 필요가 있다. 전고점이란 지금껏 거래됐던 가격들 중에서 가장 높은 가격을 의미하므로 일견 가격저항선으로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단기간 내 매매 거래량이 급감하면서 전고점 갱신이 반복되고 있다면 위험신호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자칫하다간 이른바 ‘상투’를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아파트값 전고점 갱신 시 부정적 여론의 확산 및 이에 따른 정부의 고강도 규제책들이 언론을 통해 흘러나오고 있는지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만일 전고점 갱신에 따른 부정적 여론이 언론을 통해 연일 대서특필대고 있다면 한발 물러나 관망하는 편이 좋을 것이다.

하지만 부동산 하락장 및 보합장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여기서는 아파트값 회복 및 반등 가능성에 따라 투자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아파트값 회복 및 반등 가능성을 확인해볼 수 있는 대표적인 체크포인트로 아파트 매매 거래량과 전세가율이 있다. 일례로 서울의 최근 월간 아파트 매매 거래량(출처: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을 들여다보면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다. 2022년 10월 부동산 시장이 극심한 침체를 겪고 있을 당시 거래량 558건으로 바닥을 찍은 이후 올 들어 꾸준한 증가세(2023년 1월 1,411건, 2023년 9월 3,366건)를 이어오더니, 이를 반영하듯 아파트값 역시 확연한 회복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한편 서울의 최근 월간 전세가율 추이(한국부동산원 발표)는 예년 평균치 60~70%대에 크게 못 미치는 50%대 초반에 머물러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향후 전세가율이 예년수준으로 회복될 경우 아파트값도 동반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부동산 하락장이 장기화될 경우 정부가 부동산 시장 활성화 대책을 쏟아낼 가능성이 커지는 만큼 대출확대 및 세금혜택을 통한 투자유인정책에도 귀를 열어놔야 할 것이다.

둘째, 시간과의 싸움이 성패를 가르는 ‘재건축’에 투자할 경우다.

극심한 부동산 불황기를 제외하고는 일반적으로 재건축 투자의 성패는 사업진행속도에 따라 좌우된다. 재건축은 최초 구역지정 후 착공까지 10년 이상을 필요로 하는 장기프로젝트인 까닭에 시간이 흐를수록 금융비용(대출이자)을 포함한 제반 사업비용이 증가하기 마련이다. 이런 이유로 재건축 사업기간은 짧을수록 좋다. 재건축은 크게 사업준비단계, 사업시행단계, 관리처분계획단계, 사업완료단계로 나뉜다. 다만 재건축 투자로 큰돈을 벌기 위해서는 각 사업단계별로 체크포인트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 일례로 재건축 사업준비단계에서 가장 중요시되는 체크포인트로는 안전진단통과 가능성을 들 수 있다. 안전진단통과가 사실상 재건축 투자의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한편 사업시행단계에서는 가장 어렵다는 조합설립인가(전체 구분소유자의 3/4 이상, 그리고 각 동별로 과반수의 동의) 가능성을 체크해야 하고, 이후 조합설립인가가 떨어지면 곧바로 빅5 시공사 등 브랜드 있는 유망건설업체 선정 여부도 체크해야 할 것이다. 

셋째,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지역주택조합’에 투자하는 경우다.

지역주택조합은 동일한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내 집 마련을 위해 설립한 조합을 말한다. 지역주택조합은 주변시세보다 상당히 저렴한 가격에 아파트를 우선해 분양받을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업무를 대행할 시행사가 단독으로 혹은 일부 조합원들과 공모하여 자금을 횡령하거나 지역주택조합 설립인가요건을 갖추지 못한 경우가 종종 있어 시끌벅적한 사기사건으로 TV방송을 타는 경우가 적지 않다. 지역주택조합 투자의 성패는 조합의 부지확보능력(사업대상 부지의 95% 이상 소유)에 달려있다고 해도 결코 과언이 아니다. 실제로 사업대상 부지를 제때 확보하지 못해 사업이 장기화되고 있거나 망가진 사례가 적지 않다. 지역주택조합의 투자에 앞서 부지확보 여부는 반드시 짚고 가야 할 최우선 체크포인트다.

넷째, 투자 접근성이 손쉬운 ‘오피스텔’에 투자할 경우다.

오피스텔은 주요 수요층이 20~30대 젊은 직장인인 만큼 출퇴근하기에 편리한 도보 5분내 초역세권 입지 여부를 최우선적으로 체크해야 한다. 아울러 실수요가 풍부한지 여부도 살펴봐야 한다. 일반적으로 대학가 일대, 업무시설 밀집지역, 산업단지 인근지역 등이 비교적 안정적으로 임대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유망투자지로 꼽힌다. 또한 건물의 노후화 여부도 체크할 필요가 있다. 오피스텔은 임대용 상품이라는 속성상 건물이 노후화될 경우 임차인의 입주기피로 임대료가 급락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준공된 지 오래된 매물은 가급적 피하는 게 좋다. 한편 현행법상 오피스텔을 주거용으로 사용할 경우 1가구 1주택 비과세나 다주택자 중과 여부를 판단할 때 주택 수에 포함되기에 투자에 앞서 실익을 충분히 체크할 필요가 있다. 

다섯째, 월세를 기대하고 ‘상가’에 투자하는 경우다.

상가 투자는 경기상태 및 대출금리와 매우 밀접한 관련성을 보인다. 최근 서울 및 수도권, 지방 구분 없이 적지 않은 상가가 임차인을 구하지 못한 채 방치되고 있는 것도 경기침체 우려감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무엇보다 고금리가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투자자는 상가 임대로부터 얻을 수 있는 기대수익률과 상가 매입 시 투입되는 대출금의 이율을 비교 체크한 후 투자 여부를 결정하려고 한다. 자가 사용이 아닌 임대목적의 상가 투자가 고금리에 취약한 것은 피할 수 없는 숙명이다. 한편 상가의 경우 소비력을 갖춘 유동인구나 배후지의 존재 여부가 투자의 성패를 가를 만큼 매우 중요시 된다. 따라서 해당 상가가 자리한 상권의 확장성을 체크해야 한다. 이왕이면 정체된 상권보다 확장성이 큰 유망상권에 투자하는 편이 좋다. 아울러 가시성과 접근성 확보 여부도 꼼꼼히 체크할 필요가 있다. 가시성과 접근성이 좋을수록 임차인 구하기가 용이해 안정적인 임대료 확보에도 유리하기 때문이다.

끝으로, 대박 아니면 쪽박으로 연결되는 ‘토지’에 투자하는 경우다.

토지는 개발호재 유무에 따라 투자성패가 갈리는 부동산 상품이다. 따라서 임대보다는 가치상승을 원하는 투기적 가수요자들이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가급적 여윳돈으로 투자하되 10년 이상의 장기보유를 염두하고 접근하길 권한다. 토지의 경우 평소 정부정책 및 개발정보(도로 및 철도 개설 등 다양한 인프라 건설정보)에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하고, 투자하기 전 반드시 현장답사를 통해 진입로 존재 여부, 경사도, 정확한 시세 등을 체크해야 한다. 여기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할 것은 그 어떤 경우라도 기획부동산이 직접 판매하거나 기획부동산과 연계됐다고 의심되는 중개업자가 권유하는 토지에는 접근조차 하지 말아야 한다는 사실이다. 자칫 패가망신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기획부동산 매물인지 체크하는 방법으로는 지적도(바둑판 모양의 일단의 정방형 토지들로 구성)를 발급해 확인하기, 해당 지방자치단체(시·군·구청) 도시계획과나 토지과 등을 방문해 확인하기, 잔금정산과 동시에 개별등기가 가능한지 확인하기(기획부동산 매물은 공유등기방식) 등이 있다. 백번 조심해서 나쁠 것 없는 토지 투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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