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카드사 평균 레버리지 배율 5.96배
롯데카드, 7.1배로 규제 한도 임박···카드사 중 가장 높아
신용판매 이용 활성화 등 영업자산 증가 영향

주요 카드사 레버리지 배율 추이/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주요 카드사 레버리지 배율 추이/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김희진 기자] 올해 3분기 롯데카드의 레버리지 배율이 카드사 중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금융당국이 카드사에 적용하는 규제 한도인 8배에 가까워지면서 롯데카드의 자본적정성 관리 부담이 가중되는 모습이다.

14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기준 롯데카드의 레버리지 배율은 7.1배로 전년 동기(6.9배) 대비 0.2배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카드의 레버리지 배율은 카드사 중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 등 7개 전업 카드사의 올해 3분기 말 레버리지 배율이 평균 5.96배인 것과 비교하면 롯데카드의 레버리지 배율은 카드업계 평균보다 1배포인트 이상 높다.

카드사별로 살펴보면 롯데카드에 이어 ▲우리카드 7.0배 ▲하나카드 6.1배 ▲KB국민카드 6.1배 ▲현대카드 6.0배 ▲신한카드 5.7배 ▲삼성카드 3.7배 순이었다.

레버리지 배율은 총자산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값으로 기업이 부채에 얼마나 의존하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자본적정성 지표로 꼽힌다. 배율이 낮을수록 타인 자본 의존도가 낮아 손실 완충력이 높다고 평가된다.

금융당국은 카드사의 카드론·현금서비스 등 무분별한 대출 확대를 방지하고 과도한 외형 성장 경쟁을 막기 위해 레버리지 배율을 제한하고 있다. 현재 카드업계에 적용되는 레버리지 규제 한도는 8배다. 다만 직전 1년간 당기순이익의 30% 이상을 배당금을 지급한 경우에는 7배로 강화된 한도를 적용한다.

롯데카드의 경우 지난해 배당성향이 30% 미만으로 8배 한도를 적용받는다. 이를 감안하면 0.9배포인트의 여유밖에 없는 셈이다.

올해 3분기 말 롯데카드의 총자산은 21조9982억원이다. 이 중 자본은 총 3조1805억원으로 레버리지 배율 한도가 8배라는 점을 고려하면 자산을 확대할 수 있는 여력은 약 3조4000억여원에 불과한 상태다.

롯데카드의 레버리지 배율이 높은 수준을 기록한 데에는 차입부채 증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조달비용 증가로 수익성 악화가 본격화되자 주요 카드사들은 비용 부담을 덜기 위해 차입부채를 줄이는 추세지만 롯데카드는 오히려 차입부채가 증가했다.

실제로 올해 3분기 기준 7개 카드사의 차입부채는 122조7874억원으로 전년 동기(124조4259억원)보다 1.3%(1조6385억원) 감소했다. 7개 카드사 중 절반이 넘는 4개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에서 일제히 차입부채가 줄어들었다.

반면 롯데카드는 차입부채가 1년 새 15조2161억원에서 16조7771억원으로 10.3%(1조5610억원) 증가했다. 카드업계 전반의 차입부채가 줄어든 것과는 대조적인 추이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로카시리즈 등 전략 상품 중심의 이용회원 수 및 이용효율성이 증대되면서 자산이 증가했다”며 “이에 따라 레버리지 배율이 소폭 증가했지만 관리 가능한 범위 내에서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회사 매각을 통한 자본확충으로 레버리지 배율이 개선돼 전분기 대비 0.39배포인트 개선됐다”며 “향후에도 규제 범위 내에서 적정 수준으로 관리 및 운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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