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 진행 2개 품목 모두 개량신약···각각 1상과 3상 승인 신청 후 대기 
불면증 치료제 ‘SS-262’, 신신제약 특허 2건 활용···개발 시 1조 넘는 미국 시장 겨냥
과민성 방광 치료제 ‘UIP-620’, 개발 시 신신 첫 개량신약···독성학 우려 적고 약효 신속 발현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파스명가로 유명한 신신제약이 불면증 치료제와 과민성 방광 치료제 개발을 진행하고 있어 신약 R&D(연구개발) 토대를 구축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견 제약사인 신신제약은 첩부제 전문업체로 손꼽힌다. 첩부제는 환부에 붙이는 국소용 진통제를 지칭한다. 국민들에게는 흔히 파스로 알려진 의약품이다. 이에 신신제약은 파스명가라는 별칭으로도 유명하다. 실제 신신제약은 연결재무제표 기준 올 3분기 누적 780억원 매출을 올려 전년대비 12.7% 성장했는데 이중 첩부제는 421억원을 기록, 전체 매출의 53.94% 비중을 점유했다. 매출 절반 이상이 첩부제에서 나온 것이다. 이같은 실적은 전년대비 101억원 증가한 수치이기도 하다. 신신제약 영업이익은 55억원으로 전년대비 3.1% 증가했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이처럼 특정품목 매출 집중도가 높은 것은 해당 품목군에 대한 전문성을 제고하는 등 긍정적 측면이 있다. 하지만 일부 품목에 치우친 매출구조는 불안하고 다른 품목군 성장에도 부정적 영향이 우려돼 통상 제약사들은 주력품목을 2-3개로 다원화하는 등 대책을 시행하고 있다. 신신제약도 매출구조 다변화를 위해 최근 수년간 신약 R&D를 확대하는 단계로 파악된다. 현재로선 R&D 초보단계라는 지적도 있다.

실제 매출에서 R&D 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이 낮고 일부 기복도 있다. R&D 비용을 구체적으로 보면 2019년 17억원(매출비중 2.6%), 2020년 21억원(3.1%), 2021년 20억원(2.7%), 2022년 14억원(1.5%), 2023년 3분기 누적 13억원(1.7%)이다. 상위권 제약사가 전체 매출의 10% 가량을 R&D에 투자하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비중은 낮은 편이다.  

현재 신신제약이 본격 R&D를 진행하는 품목은 개량신약이다. 개량신약은 의약품 용법, 용량, 제형, 구조변경, 복합, 용도 등을 제제학적 연구를 통해 변경시킨 약물을 지칭한다. 개량신약은 국산신약에 비해 상대적으로 개발자금이 적게 들고 개발기간이 짧은 장점이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개량신약은 현실적으로 국산신약에 비해 개발 성공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중견 제약사가 추진하기에 적합한 분야”라고 설명했다. 

우선 신신제약은 지난달 식품의약품안전처에 경피형 불면증 치료제 ‘SS-262’의 1상 임상시험계획(IND)을 신청하고 승인을 기다리는 상태다. 이번 임상은 건강한 성인 60명을 대상으로 SS-262 약동학적 특성과 안전성을 평가하는 것이 목적이다. 국내 임상 실시기관에서 피험자를 2개군으로 나눠 SS-262 또는 대조약을 투약한다. 1상은 12개월 가량 소요될 예정이다.   

SS-262는 기존 치료제 대비 지연시간을 감소시키고 흡수율을 향상시켰으며 약물 결정화를 방지하고 안정성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신신제약 관계자는 “약물 전달 효과를 강화하고 부작용을 해결했기 때문에 향후 상용화된다면 시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신신제약은 지난 2017년과 2020년 특허 2건을 등록, SS-262 개발과 관련한 자체 기술을 보유한 것이 눈길을 끈다. 신신이 보유한 특허기술은 ‘멜라토닌을 함유하는 경피흡수제제’ 및 ‘수면장애 치료용 경피흡수제제’다. 모두 약물전달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방법과 관련된 것이다.  

회사에 따르면 임상 1상 IND의 경우 통상 1개월에서 최대 3개월까지 소요된다. 이에 내년 1월까지는 승인 여부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업체 예상대로 임상 1상을 승인받아 진행하면 1상 결과를 토대로 2상이나 3상 진행 여부를 결정한다는 설명이다. 만약 신신제약 예상대로 임상을 종료하고 허가를 획득할 경우 SS-262는 미국 시장을 겨냥할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미국 불면증 치료제 시장규모는 1조원을 넘어섰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앞서 신신제약이 식약처에 임상 3상 IND를 제출한 후 대기하고 있는 ‘UIP-620’은 과민성 방광 치료제다. 향후 개발이 완료될 경우 회사의 첫 개량신약이 될 가능성이 예고된다. 신신제약의 경피 약물전달체계 기술력이 적용된 UIP-620은 임상 1상에서 동일 성분 대조약과 비교했을 때 독성학적 우려가 적고 약효가 신속하게 발현될 수 있음을 확인한 바 있다. 이같은 1상 결과를 기반으로 식약처로부터 임상 2상을 면제받은 후 3상을 추진하는 상태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국내 과민성 방광 치료제 시장은 2021년 기준 1280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국내 성인용 기저귀 생산량은 972억원을 기록하는 등 관련 시장이 확대 추세다.      

결국 신신제약이 개발 중인 개량신약 2개 품목이 임상 1상과 3상 승인을 각각 기다리는 상태로 파악됐다. 과민성 방광 치료제는 신신 파이프라인 중 첫 개량신약 가능성이 예상돼 임상 승인 여부와 이후 과정이 주목된다. 또 다른 제약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신신제약이 개발을 완료한 품목을 보면 주로 제네릭(복제약)과 패취가 적지 않았다”라며 “올해 첫 매출 1000억원이 예상되는 중견 제약사가 개량신약부터 단계적으로 R&D를 확대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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