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홀튼, 신논현역에 1호점 오픈
캐나다 현지 대비 국내 가격은 높아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캐나다에서 마셔본 기억이 있어서 팀홀튼 오픈을 기다렸어요. 더블더블(팀홀튼 커피)이 가장 기대됩니다.”

캐나다 국민 카페로 불리는 팀홀튼이 신논현역 인근에 첫 매장을 열었다. 팀홀튼은 다수의 커피 브랜드들이 경쟁하고 있는 한국 시장에서 ‘현지 맞춤형 메뉴’를 전략으로 내세웠다. 국내 매장에서 90개 메뉴를 선보이는 팀홀튼은 스타벅스보다 소폭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자 공략에 나섰다.

14일 오전 10시 강남구 신논현역에 팀홀튼 1호점이 오픈했다. 공식 오픈 시간 전부터 팀홀튼 매장 앞은 110여명이 몰리는 등 오픈런을 빚으며 인산인해를 이뤘다. 비오는 궂은 날씨지만 오픈 시간이 1시간 지난 시점에도 팀홀튼 매장에 들어가기 위한 소비자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팀홀튼은 1964년 캐나다에서 설립된 카페 브랜드다. 현재 캐나다, 미국 등 전 세계에 5700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한국은 필리핀·중국·태국·파키스탄·인도 등에 이어 아시아에서 7번째로 론칭한 국가다.

팀홀튼 매장 오픈 첫날 분위기. / 사진=한다원 기자
팀홀튼 매장 오픈 첫날 분위기. / 사진=한다원 기자
팀홀튼 오픈 첫날부터 오픈런이 빚어졌다. / 사진=한다원 기자
팀홀튼 오픈 첫날부터 오픈런이 빚어졌다. / 사진=한다원 기자

이날 팀홀튼은 1호점에 유명 시그니처 메뉴인 미니도넛 ‘팀빗’은 물론, 에스프레소 커피 음료 라인업과 더블더블, 아이스캡, 프렌치바닐라 등 팀홀튼 시그니처 메뉴의 주요 라인업을 모두 출시했다.

또 한국 시장을 위해 개발한 메이플 라테를 포함한 46종의 커피 음료와 8종의 아이스캡, 14종의 비(非)커피 음료, 총 22종의 도넛과 샌드위치 등 제조 메뉴 기준 약 90개 메뉴를 선보였다. 도넛을 비롯한 제조 식품은 팀홀튼 매장에서 직접 만들고 있다.

팀홀튼 관계자는 “한국 시장에 팀홀튼을 처음으로 소개하는 의미가 크다”면서 “팀홀튼의 오리지널리티를 구현하는데 집중했다”고 말했다.

국내 팀홀튼 사업은 마스터 프랜차이즈를 획득한 프리미엄 QSR(퀵 서비스 레스토랑) 전문기업 BKR에서 맡는다. BKR은 RBI그룹 버거킹 국내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RBI그룹은 버거킹·파파이스·파이어하우스 등을 운영하고 있다.

RBI그룹 라파엘 오도리지 APAC사장은 팀홀튼 한국 시장 진출 배경에 대해 “전 세계에 많은 문화적인 영향력을 미치고 있고, 역동적인 한국은 가장 경쟁력 있고 발전적이며 활기찬 커피 시장 중 하나”라고 밝혔다.

팀홀튼에서 주문한 메뉴들. / 사진=한다원 기자
팀홀튼에서 주문한 메뉴들. / 사진=한다원 기자
팀홀튼은 자체 앱을 통해 팀스오더로 주문할 수 있게 했다. / 사진=팀홀튼 앱 캡처
팀홀튼은 자체 앱을 통해 팀스오더로 주문할 수 있게 했다. / 사진=팀홀튼 앱 캡처

오픈 첫날 팀홀튼 매장에서는 테이크아웃은 키오스크를 통해서만 주문 가능하도록 했다. 팀홀튼은 별도 팀홀튼 앱을 통해 메이플 12개를 적립하면 아메리카노를 주는 마케팅을 열고 있다. 이 외에도 ‘팀스오더’로 앱을 통해 주문하면 매장에서 받을 수 있도록 했다.

팀홀튼 매장에서 커피를 시음한 대학생 김아무개씨는 “캐나다에서 즐겨 가던 카페가 팀홀튼이었다”면서 “커피 가격이 다소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실제 팀홀튼은 ‘현지 맞춤 전략’을 내세웠지만, 정작 캐나다보다는 높은 가격에 책정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팀홀튼 가격은 미디움 사이즈(355㎖) 기준 아메리카노는 4000원으로 책정됐다. 이는 스타벅스 아메리카노(톨·355㎖) 4500원보다 소폭 낮다. 이 외에도 팀홀튼은 블랙커피(브루커피) 3900원, 카페라테는 4600원, 오리지널 아이스캡 5100원, 메이플 치즈 멜트 6200원 등이다.

팀홀튼 관계자는 “국내 메이저 커피 브랜드와 비교해서 78%에서 93%의 가격대”라면서 “다른 아시아 국가들과 비교해도 경쟁력 있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팀홀튼에서 판매하는 제조 메뉴들. / 사진=한다원 기자
팀홀튼에서 판매하는 제조 메뉴들. / 사진=한다원 기자

다만 팀홀튼의 주장과 달리, 국내 팀홀튼 가격은 캐나다 대비 높게 설정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캐나다에서는 블랙커피가 1729원, 아메리카노 2490원, 카페라테 3252원, 오리지널 아이스캡 3252원, 메이플 치즈 멜트 6292원 등에 판매되고 있다.

황미연 BKR 전무는 “주요 메이저 브랜드, 다른 국가의 팀홀튼 가격과 비교해도 합리적인 수준”이라며 “국가별 경제 수준, 시장 상황, 고객 니즈 등을 통해 가격이 책정되며 신규 브랜드인 만큼 차별화된 공간, 실용적 가치를 제공하고자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선 국내 커피 시장 경쟁이 점차 과열되고 있다는 점에서 팀홀튼 경쟁력에 대한 의구심을 드러냈다. 특히 한국 시장의 경우 스타벅스에 대한 소비자 충성도가 높다.

여기에 블루보틀과 같은 해외 커피 브랜드의 잇따른 국내 진출도 앞두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미국 3대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인 인텔리젠시아가 연내 국내 1호점을 선보일 예정이다. 또 팀홀튼에 이어 루보틀·필즈 커피와 함께 미국 서부지역 3대 커피로 불리는 피츠 커피가 지난 5월 국내 상표권을 출원하면서 한국 시장 진출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팀홀튼의 포지션이 프리미엄과 가성비 브랜드 사이에 있어 애매하다”면서 “높은 인지도에 비해 현지화 실패한 다른 해외 식품 브랜드 사례가 있듯, 팀홀튼만의 무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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