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주 상장 당일 공모가 대비 상승률 평균 122%
공모주 펀드 수익률은 마이너스에서 10%대까지 다양
공모주 편입 비중 적고 나머지 투자 자산이 각기 다른 점이 배경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국내 증시에서 새내기주들의 강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공모주 펀드에서는 성과 차이가 극명하게 갈려 주목된다. 최근 6개월 동안 10%가 넘어서는 수익률을 내는 펀드가 있는 반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는 펀드가 있을 정도다. 공모주 펀드라는 이름을 내세우고는 있지만 각각의 펀드 특성이 공모주와는 다소 동떨어져 있다는 점이 이 같은 현상의 배경으로 꼽힌다.

13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공모주 펀드 140개의 최근 6개월 평균 수익률은 2.28%다. 이는 같은 기간 코스피 등락률인 -4.84%보다 나은 성과지만, 새내기주 상장일 가격 제한폭 완화 제도를 시행한 지난 6개월 동안 새내기주들이 가파른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쉬운 수익률로 평가된다. 

실제 최근 공모주들은 상장 당일 공모가 대비 높은 주가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최근 한 달 기준 14개 기업이 상장했는데 1개의 상장사를 제외하면 상장 당일 모두 공모가를 웃도는 모습을 보였다. 이들의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평균 상승률은 122%를 넘어선다. 이달 들어선 가격제한폭 상한선인 300% 상승 종목도 두 곳에서나 나왔다.

표=김은실 디자이너.
표=김은실 디자이너.

공모주 펀드의 성과가 두드러지지 않으면서 자금 유출도 심화되는 모습이다. 최근 6개월 기준 공모주 펀드에서 2705억원의 설정액이 빠져나갔다. 연초 이후로 기간을 늘리면 1조원에 가까운 자금이 빠져나간 것으로 집계된다.  

이 같은 상황에서 공모주 펀드의 성과도 천차만별을 보이고 있어 눈길을 끈다. 공모주 펀드 중에서 최근 6개월 동안 가장 좋은 성과를 낸 펀드는 브레인자산운용의 ‘브레인코스닥벤처펀드’로 11.36%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현대인베스트먼트자산운용의 ‘현대인베스트먼트공모주하이일드’도 평균을 훌쩍 넘어서는 8%대의 수익률을 내보였다.

반대로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공모주 펀드도 있었다. KB자산운용의 ‘KB코스닥벤처기업공모주3’ 펀드는 최근 6개월 동안 -6.5%대의 수익률로 저조했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의 ‘트러스톤코스닥벤처공모주리츠’ 펀드도 같은 기간 -5%를 넘어서는 수익률을 보이는데 그쳤다.

이는 공모주 펀드의 특성 탓으로 풀이된다. 우선 공모주 펀드가 개별 공모주 성과를 따라가지 못하는 배경에는 공모주 물량을 많이 담지 못하는데 있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자산운용사는 공모주 배분을 많이 받기 위해 펀드 규모를 키우게 되고, 이는 오히려 펀드 내 공모주 물량 비중이 줄어드는 결과로 이어진다”며 “일부 공모주 물량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주식이나 채권 등 다른 자산으로 채워지면서 개별 공모주 성과를 그대로 따라가기 쉽지 않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공모주 펀드에 다양한 유형이 섞여 있다는 점이 성과 차이로 이어졌다. 공모주펀드는 자산구성에 따라 하이일드펀드, 코스닥벤처펀드, 일반 공모주펀드로 분류된다. 이 중 하이일드펀드와 코스닥벤처펀드는 공모주 우선 배정 혜택이 있는 상품이라는 점에서 공모주 펀드로 묶인다. 그러나 나머지 투자자산은 각각 하이일드 채권과 코스닥 상장사 주식·메자닌 등으로 나뉘어 성과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는 것이다.

한 투자업계 전문가는 “같은 코스닥벤처 펀드나 하이일드 펀드라고 하더라도 자산 구성에 따라 수익률이 갈릴 수 있다”며 “단순히 공모주 우선 배정을 보고 접근할 것이 아니라 해당 펀드의 공모주 물량을 제외한 포트폴리오 구성이나 전략 등을 감안해서 공모주 펀드 투자에 나설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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