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닛, 호주 뉴사우스웨일스 주정부와 스웨덴 정부 '국가 유방암 검진 프로그램' 진행
제이엘케이, 우즈베키스탄·필리핀 국군 병원 진출 "중앙아시아 국가에 공급확대 기대"
코어라인소프트, 유럽내 폐암검진 프로젝트 참여·중동 현지기업 공급계약, 진출 확대

[시사저널e=김지원 기자]국내 의료 인공지능(AI) 기업이 해외에서 정부 프로젝트 등에 참여하며 현지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정부 주도 유방암 검진 사업을 진행하거나, 국군병원에 입성하는 식이다.

11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루닛은 호주 뉴사우스웨일스(NSW) 주정부의 국가 유방암 검진 프로그램 사업을 진행 중이다. NSW는 호주 남동부에 위치한 주로, 주도는 시드니다. 인구는 총 611만명에 달한다. 해당 프로그램을 통해 NSW 주정부는 해당 주에 거주하는 40세 이상 모든 여성에게 무료 유방암 검진을 제공하고 있다.

루닛은 지난해 11월 해당 사업 운영권을 수주했으며, 최근 사업의 첫 단계를 종료했다. 오는 2024년 8월까지 진행되는 모든 검증 과정을 성공적으로 마치면, 추가 입찰 없이 2029년까지 향후 5년간 관련 운영권을 확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스웨덴에서도 루닛은 국가 유방검진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루닛 관계자는 “스웨덴에서는 일정 연령 이상의 여성에게 국가차원에서 유방 검진을 실시한다”며 “해당 사업에 입찰해, 현재 국가유방검진 사업을 맡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외 호주 전역, 아시아, 오세아니아, 유럽 등에서도 국영 유방암 검진 프로그램 운영권 확보에 나설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싱가포르에서는 현지 국공립 병원에 진출한다. 싱가포르 국영 의료 기술기관 ‘시냅스’는 공공의료 서비스 혁신을 위해 의료 AI 플랫폼 'AimSG'를 구축하고 있는데, 루닛이 해당 의료 AI 플랫폼 구축 사업자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시냅스는 싱가포르 국공립 병원의 IT 시스템을 통합 관리하는 정부 산하 기관으로, 싱가포르 국공립 병원에서 의료 데이터 관리를 하려면 반드시 시냅스의 시스템을 활용해야 한다.

이에 따라 루닛의 흉부 엑스레이 AI 영상 분석 솔루션도 현지 국공립 병원에 공급될 예정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싱가포르는 국영기업에서 아예 관련 AI 기술화를 담당하고 있다”며 “루닛이 싱가포르 국영기업과 협약을 맺고 AI 사업을 수주한 것으로 사업화를 진행한다”라고 설명했다. 싱가포르를 발판으로, 아세안 전역으로 확장해나간다는 기대다.

미국에서의 활약도 기대된다. 루닛은 캔서문샷을 촉진하기 위한 공공·민간 협력 프로젝트인 캔서엑스에 참여 중이다. 캔서문샷은 미국 정부가 암 정복을 위해 추진하는 프로그램이다. 루닛은 캔서엑스에 참여해 폐암과 유방암을 조기 진단하는 루닛 인사이트 제품군을 제공한다.

그는 “캔서엑스는 현재 멤버가 모여 첫 번째 프로그램이 나온 상황”이라며 “후속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으로 알지 못한다”라고 말했다.

./자료=각사, 표=정승아 디자이너
./자료=각사, 표=정승아 디자이너

 

제이엘케이는 우즈베키스탄과 필리핀 국군병원에 진출했다. 먼저 지난 5월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 있는 국군중앙병원에 AI 뇌졸중 솔루션 2종을 납품했다. 우즈베키스탄 중앙군병원 납품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이 주관한 ‘군(軍)의료 환경 맞춤형 의료영상 판독 지원 AI 개발’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뇌졸중 AI 솔루션이 도입 이후 우즈베키스탄 의료 관계자를 대상으로 세미나를 개최한 결과, 의료 현장에서의 만족도와 호응이 높았다는 게 제이엘케이 측 설명이다. 나아가 우즈베키스탄에 이어 타 중앙아시아 국가에도 공급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영상의학 전문의가 부재하는 등 의료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제이엘케이의 뇌졸중 전주기 솔루션이 충분히 활용될 수 있으리라는 게 제이엘케이 측 판단이다. 제이엘케이의 뇌졸중 솔루션은 뇌 영상 촬영을 보고 뇌졸중 발생부터 예후 예측까지 대응 가능하다. 뇌졸중은 원인 파악이 중요한데, AI를 이용해 98.1%라는 원인 판독률을 자랑한다는 설명이다.

최근엔 필리핀 마닐라에 소재한 빅토리아노 루나 메디컬센터 군병원에도 AI 뇌졸중 솔루션 2종의 구축을 완료했다. 제이엘케이 관계자는 “국내 내부적으로는 국책과제 등에 힘쓰고 있으며, 해외에서도 군병원 사례라든가 정부 주도 과제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코어라인소프트는 유럽 내 폐암검진 프로젝트에 참여 중이다. 유럽연합(EU)이 주관하고 유럽 5개국이 참여하는 유럽 폐암검진 프로젝트(4ITLR), 독일 폐암검진 프로젝트(HANSE), 이탈리아 폐암검진 프로젝트(ILSP) 등에 ‘AVIEW LCS PLUS’를 공급 중이라는 설명이다.

AVIEW LCS PLUS는 한 번의 CT 촬영만으로 흡연 관련 3대 질환으로 불리는 폐암, 폐기종, 관상동맥석회화를 동반 검진 가능하다. 특히 독일에서는 북부 지역 주요 병원 3곳과 협력하고 있으며, 하노버 대학병원의 보겔-클라우센 교수와 관련 연구를 함께 진행하기도 했다.

중동 진출도 준비 중이다. 코어라인소프트 관계자는 “최근 아랍에미리트(UAE) 소재의 중동 최대 메디컬 전문 유통기업 MHC와 코어라인 소프트의 AI 솔루션 AVIEW 9개 제품에 대한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MHC는 UAE 지역에 위치한 종합 의료 기업으로, 전반적인 의료 사업을 관장하고 있으며 중동과 아프리카의 주요 병원에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MHC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코어라인소프트 제품의 중동 시장 도입을 본격화한다는 목표다.

그는 “계약에는 MHC가 코어라인소프트 9개 제품에 대한 중동 지역 7개국 독점 판권을 부여받고, 현지 의료기관에 제품을 공급하는 내용이 포함됐다”며 “7개국은 바레인, 쿠웨이트, 오만,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UAE 등이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계약 체결로, 두바이와 이집트 의료 시장 진출 가능성도 높였다”고 덧붙였다.

암 조직을 분석하는 병리과 분야에서 AI 기술로 암 판정 정답률을 높이는 기업 딥바이오도 캔서엑스에 합류했다. 병리과 의료진은 현미경을 사용해 암 조직을 보고 판정을 내리는데, 해당 과정에서 오류나 판독의 불일치가 발생하곤 했다. 이 과정에 딥바이오는 AI를 활용해 보다 명확한 결정을 이끌어내도록 돕는다. 

딥바이오는 캔서엑스에서 병리학자에게 딥러닝 알고리즘 기반의 체외 진단 소프트웨어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암 진단의 정확성과 효율성을 향상시키고, 의료 전문가가 보다 명확한 정보에 입각한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뷰노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이 주관한 사업에 참여해 우즈베키스탄 국군 중앙병원 등 5개 병원에 엑스레이 판독 보조 AI 솔루션을 공급한 바 있다. 뷰노 관계자는 ”국영병원은 아니지만, 하버드 의대 매사추세츠 종합병원과 함께 AI 기반 흉부 CT 영상 판독 보조 솔루션과 심정지 예측 의료기기 관련 공동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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