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KTOP 차이나H(H) ETF 상장 예정···올해만 4번째 상장
여전히 경쟁 은행계열 자산운용사들에 크게 뒤처져
하나증권 완전 자회사로 ETF 시장 공략 적극 나설지 주목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하나자산운용이 스위스 투자은행 UBS와 결별한 이후 첫 ETF(상장지수펀드)를 내놓는 가운데 성장 잠재력을 내보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하나자산운용은 올 들어 적극적으로 ETF를 출시하면서 시장 공략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아직 경쟁 은행계열 자산운용사와의 ETF 점유율 격차가 크다는 점에서 향후 행보가 중요하다는 평가다.

11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하나자산운용은 오는 12일 ‘KTOP 차이나H(H)’ ETF를 상장할 예정이다. 이 ETF는 기초지수인 ‘Hang Seng China Enterprises Index’의 일간변동률과 유사하도록 운용된다. 홍콩H지수로 불리는 이 지수는 홍콩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중국 국영 기업 중 우량 기업들로 구성돼 있다.

하나자산운용의 이번 상품은 UBS를 떼고 처음 출시하는 ETF라는 점에서 관심이 모인다. 하나자산운용의 전신인 하나UBS자산운용은 2007년 UBS와 합작으로 설립됐다. 2017년 9월 합작 관계 종료를 선언했지만 대주주 변경 승인이 이뤄지지 않다 올해 초 금융당국의 허락이 떨어졌다. 하나자산운용은 지난 10월 30일부터 사명변경과 함께 하나증권의 100% 자회사로 새롭게 출발했다.

하나자산운용은 UBS와의 합작 이후 경쟁사 대비 두드러진 성장을 보이지 못했다. 지난 10월 말 하나자산운용의 운용자산(AUM, 순자산총액+평가액)은 31조4834억원으로 상위 12위에 해당한다. 465개 자산운용사 중에선 상위권이지만 2007년 합작 당시 3대 자산운용사로 꼽혔던 것을 감안하면 존재감은 상대적으로 옅어진 상황이다.

특히 자산운용업계 핵심 사업이자 100조원대로 성장한 ETF 시장에서 크게 뒤처졌다. 하나자산운용은 ETF 브랜드인 ‘KTOP’을 앞세워 2012년 11월 일찍이 ETF 시장에 진출했다. 그러나 이날 기준 운용하는 ETF 수는 4개, 순자산 총합은 3700억원에 불과하다. 게다가 이 중 ‘KTOP 코스피50’ ETF의 경우 상장폐지를 앞두고 있다.

KTOP 코스피50는 자진 상폐 예정. / 표=정승아 디자이너.
KTOP 코스피50는 자진 상폐 예정. / 표=정승아 디자이너.

경쟁 은행계열 자산운용사의 경우 이미 ETF 시장에서 성장의 과실을 맺고 있다. KB금융지주 계열사인 KB자산운용은 ETF 시장 점유율 3위에 위치해 있고 지난해 시장 점유율이 1%를 넘어서지 못했던 신한금융지주의 신한자산운용은 ETF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점유율이 2%를 넘어섰다. 최근 ETF 시장에서 주춤한 NH농협금융지주 계열의 NH아문디자산운용도 1.5%가 넘는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하나자산운용의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변화의 조짐은 이미 나타나고 있는데 이번에 출시하는 ETF를 포함하면 하나자산운용은 올 들어 4개의 ETF를 상장시키게 된다. ETF 수가 10개 미만인 9곳의 자산운용사 중에서는 가장 많은 ETF를 상장시키는 것이다. 이는 이례적인 모습으로, 시장에서는 하나자산운용이 보다 적극적으로 ETF 공략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하나자산운용도 완전 자회사화를 통해 새로운 도약에 나선다는 비전을 내세운 바 있다. 김태우 하나자산운용 대표는 지난 10월 말 취임사에서 “하나자산운용이 한국을 대표하는 자산운용회사로 도약해 자산운용의 명가 재건에 앞장설 것”이라며 “신규 상품에 대한 고객의 니즈를 적극적으로 수용해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아가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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