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서 폐타이어 재활용 범국가 프로젝트 전개 중
한국·금호·넥센 ‘자원 덜 쓰고, 다시 쓰는데’ 방점

/ 사진=타이어
폐타이어가 야적돼 있다. / 사진=유럽 블랙사이클 프로젝트 공식 홈페이지 캡처

[시사저널e=최동훈 기자] 국내 타이어 3사가 최근 중시되고 있는 지속가능성 가치를 고려해 타이어에 관한 자원 절약·재활용을 통해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순환경제를 지향하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연간 10억개씩 발생하는 폐타이어를 재활용하는 방안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타이어는 통상 자동차 주행거리가 6만㎞에 도달하거나, 생산 후 5~6년 가량 지났을 때 성능이 장착 초기에 비해 떨어지기 때문에 교체된다. 글로벌 신차 판매대수가 8000만~9000만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타이어 교체시기가 도래할 때마다 천문학적 규모의 폐 타이어가 발생하고 있다.

고무, 카본블랙 등 다양한 재료로 만들어지는 타이어는 손상된 상태로 계속 쓰이면 자동차 운행안전에 치명적이기 때문에 재사용이 불가능하다. 대한타이어산업협회에 따르면 폐타이어를 1톤 소각하면 이산화탄소가 0.8톤이나 배출돼 환경을 심각하게 오염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 뿐 아니라 타이어 사용 중에도 환경오염이 이뤄지는 점에서 소재 개선이 시급하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자동차 운행 중 노면과 마찰하는 타이어가 마모되며 발생하는 미세입자가 자동차 배기가스 보다 더욱 심각한 환경오염을 일으키고 인류 건강까지 해친다는 분석이 나온다.

엄격한 환경 규제를 시행 중인 유럽은 지난 2020년부터 프랑스, 스페인, 독일, 그리스, 스위스 등 5개국의 민관 파트너 13개 조직이 참여하는 ‘블랙사이클(BlackCycle)’ 프로젝트를 전개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의 과학연구 지원 프로그램 ‘호라이즌 2020’ 일환으로 진행되는 블랙사이클 프로젝트는 자금 1200만유로를 투입해 폐타이어 재활용 증대, 이산화탄소 저감 기술·공정 개발 등 순환경제 모델 설계, 지속가능 원료 생산을 추진 중이다.

권상일 국립환경과학원 교통환경연구소장은 지난달 중순 울산에서 진행된 환경 토론회에서 “국제적으로 자동차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 관리는 내연기관차의 대기오염 물질뿐 아니라 타이어 마모 등 비(非)배기 오염물질도 관리하는 체계로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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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가 개발한 지속가능 재료들. / 사진=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한국타이어, 공장서 친환경 원료로 제품양산 가능

국내 타이어 3사는 순환경제 구축에 힘쓰며 업계의 친환경 패러다임에 대응 중이다.

한국타이어는 지난 2018년 발표한 친환경 순환경제 체제 구축 전략 ‘E-서클’의 일환으로 재활용·재생·재사용·감소 등 4가지 원칙을 적용한 친환경 상품 개발을 추진해왔다. 이 중 재활용 방안으로 수명이 다한 폐타이어를 열 회수, 재이용 등에 다시 활용 중이고, 각국의 타이어 산업 협회와 함께 폐타이어 활용 업체를 발굴해 재활용 기술을 개발 중이다. 신발 브랜드와 함께 폐타이어로 업싸이클링 슈즈를 제작하는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기도 하다.

이와 함께 타이어 제조에 필요한 소재 중 일회성 소재인 광물 추출 실리카를 식물성 폐기물로 만든 실리카로 대체하며 자원 절약을 실천하고 있다. 이밖에 폐타이어에 고무를 입혀 새 타이어로 재생시키거나, 차량의 마일리지를 늘리고 타이어 무게를 감량하는 방식으로 자원 사용량을 줄이는 방안을 도입했다.

글로벌 업계 최초로 상품생산 과정 전반에 걸쳐 친환경 원료 사용을 검증하는 국제 인증 ‘ISCC 플러스’를 획득했다. 이는 인증된 친환경 원료를 사용해 제품을 양산할 수 있는 역량을 입증한 사례다. 한국타이어는 2050년 탄소중립에 도달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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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의 지속가능 재료 사용 로드맵. / 사진=금호타이어

◇금호, 소재개발 해외 협력···넥센, 내년 친환경 시제품 생산

금호타이어는 올해 역대 최고 실적을 노릴 정도로 호조를 이어가는 상황에서 최근 지속가능한 가치를 위한 외부 협업에 탄력을 붙이고 있다. 유럽 석유화학 그룹 신토스(Synthos)와 지속가능한 타이어 원재료 공동개발을 위한 상호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향후 바이오가스로 만든 고무를 공동개발할 계획이다.

앞서 미국 특수 화학제품 생산업체인 오라이온 에스에이와 MOU를 맺고 추후 재생가능 원료와, 폐타이어를 활용해 확보한 카본블랙 등을 적용한 타이어를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한국타이어보다 5년 이른 2045년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한 금호타이어는 해당 시점에 천연기반 재료와 재활용 재료만 사용한 제품을 100% 판매할 예정이다. 순환경제 관련 행보가 소재 개선에 초점 맞춰져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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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타이어가 내년 시범 생산할 친환경 콘셉트 타이어 에코 테크. / 사진=넥센타이어

넥센타이어는 국내외 시장에서 시행 중인 제도에 맞춰 폐타이어를 폐기, 재활용하는 과정을 준수하는데 순환경제 체제의 방점을 두고 있다. 이밖에 지속가능한 재료를 사용한 타이어를 개발하며 석유, 광물 자원 사용량 줄이는 것에 의미를 두고 있다.

넥센타이어는 순환경제 체제 뿐 아니라 지속가능 경영에 대해 다른 두 회사와 달리 별도로 내세우는 기치가 없다. 다만 지속가능한 타이어 제품(에코 테크 콘셉트 타이어)을 국가지원 연구과제의 일환으로 개발해 내년 시험 제조하는 등 지속가능성 추구 의지를 지속 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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