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이오플로우 주가 하한가···메드트로닉 피인수 불발 탓
경쟁사가 제기한 부정경쟁 소송에 최대주주 대출 이슈 등 악재 산적
회사 측 문제 해결 자신감 내비쳐···향후 주가 향방 주목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성장세가 두드러졌던 의료기기 회사 이오플로우가 각종 악재를 맞고 있는 가운데 향후 주가 추이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최대주주의 반대매매 리스크에 회사 매각 불발 이슈까지 연이어 터지면서 불확실성이 높아진 것이다. 이에 모든 악재의 근원이 된 지적재산권 침해 소송에서의 긍정적인 결과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 매각 취소에 하한가···잘나가던 이오플로우 최대 위기

7일 코스닥 시장에서 이오플로우는 장 시작과 함께 하한가로 직행했다. 이오플로우의 주가는 이날 7210원을 기록하고 있는데, 이는 올해 5월 중 나온 연고점인 2만9150원 대비 75.2% 급락한 수치다. 1조원을 바라보던 시가총액도 2193억원으로 털썩 내려앉았다.

그래프=김은실 디자이너.
그래프=김은실 디자이너.

이오플로우는 올해 상반기만 하더라도 장밋빛 전망에 둘러싸여 있었다는 점에서 이 같은 주가 흐름이 눈길을 끈다. 이오플로우는 체외용 인슐린 주입기 ‘이오패치’ 개발로 시장 조명을 받았다. 이오패치는 체외에서 자동으로 인슐린이 주입된다는 점에서 당뇨병 시장에서 높은 성장 잠재력을 인정받은 제품이었다.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 메드트로닉이 이오플로우 인수에 나선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였다. 메드트로닉은 지난 5월 이오플로우의 제 3자 유상증자에 참여하고 설립자이자 최대주주인 김재진 대표의 지분(18.58%)을 비롯한 임원들의 지분을 매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주당 3만원의 공개 매수도 예고했는데, 당시 주주들 사이에선 헐값 매각이라는 이야기도 나왔을 정도였다.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 했던 M&A(인수·합병)는 법적 다툼 탓에 어그러지기 시작했다. 지난 8월 이오플로우의 경쟁사인 미국 웨어러블 인슐린 펌프 개발 기업 인슐렛이 지적재산권 침해 및 부정경쟁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인슐렛이 제기한 이오플로우의 영업정지 가처분 신청이 인용되면서 매출 39%를 담당했던 이오패치의 판로가 일시적으로 막혔다.

이에 금융당국은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 사유’가 발생했다는 점을 들어 주권 거래를 정지시켰다. 여기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김 대표가 일으킨 주식담보대출(이하 주담대)의 만기 연장에 잡음이 발생했다. 김 대표는 지난해 한국투자증권으로부터 200억원의 주담대를 일으켰는데 최초 만기일이 지난 10월 말이었다.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 사유가 발생한 영향 등으로 만기 연장에 문제가 생겼던 것이다.

이는 주가 급락의 빌미가 됐다. 이오플로우 측은 미국법원으로부터 일부 기존 고객에 이오패치를 판매할 수 있다는 수정된 가처분 결과를 받았고 지난달 16일 주식 거래가 재개됐다. 그러나 투자 심리 냉각에 대출금을 갚기 위한 김 대표의 매물이 시장에 나오면서 거래재개 당일에만 25% 넘게 급락했다. 이날 김 대표가 매각한 주식은 66만주로 100억원어치에 해당한다.

그러다 전날 메드트로닉이 이오플로우 인수를 철회하겠다는 입장문을 냈다. 이날 이오플로우의 하한가는 메드트로닉의 인수 철회 악재 영향으로 풀이된다. 메드트로닉 측은 공시를 통해 “여러 위반 사항을 토대로 계약을 종료할 권리를 행사했다”라고 밝혔다. 법적 소송 이슈가 처음 불거졌던 당시만 하더라도 시장에서는 법적 분쟁에도 메드트로닉이 이오플로우의 잠재성에 베팅할 것으로 기대했었다.

◇ 불확실성 여전 평가···자신감 내비친 이오플로우, 투심 회복으로 이어질까

문제는 반대매매 리스크가 현재진행형이라는 부분이다. 김 대표에는 한국투자증권에 갚아야 할 대출금 100억원이 남아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오는 15일까지 주담대 100억원에 대한 담보권 실행을 유예해준 바 있다. 만일 김 대표가 다른 대출을 구하지 못할 경우 다시금 시장에 김 대표의 물량이 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 것이다.

시장에서는 단기적으로는 김 대표의 대출 상환 이슈가 해소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최근 이오플로우를 둘러싼 악재로 자금 마련이 쉽지만은 않은 상황으로 평가된다. 김 대표의 지분 매각도 내리기 힘든 결정으로, 최근 연이은 주가 하락 탓에 지분 가치가 358억원으로 쪼그라들어 지배력 약화를 감안할 필요가 있다. 

오버행(잠재적 매도물량) 리스크를 넘긴다고 하더라도 이번 사태를 촉발한 기술침해 소송이라는 마지막 관문이 남는다. 이오플로우가 시장 기대감을 다시 불러일으키기 위해선 승소를 통해 법적 문제를 넘어서야 한다. 만일 패소를 하게 되면 합의를 통해 로열티를 지급하거나 우회 기술을 사용해야 하는 과제가 다시 남는다. 

이오플로우 측은 최근 불거진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입장이다. 김 대표는 지난달 지분 매각과 관련된 입장문을 통해 “보유주식 일부가 장내 매각된 것은 주담대 상환을 위한 채권금융기관의 채권회수 조치에 따른 불가피한 결과”라며 “잔여 대출 100억원에 대해서는 대환을 포함해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다각도로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인슐렛과의 법적 다툼과 관련해서도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오플로우는 이날 또 다른 입장문을 내고 “가처분 명령 자체에 많은 법리적 괴리가 있어 상고심에서는 우리가 절대적으로 유리하다는 것이 변호인단의 전반적인 의견”이라며 “가처분에서의 승리만을 예상하며 손 놓고 있는 게 아니라 플랜B, 플랜C, 플랜D 등 여러 겹의 대책을 마련해 놓고 있고, 적절한 시기에 보다 상세한 진척사항을 공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메드트로닉과의 인수계약 종료와 관련해선 “지난 몇 주 동안 서로의 합의점을 찾기 위해 양측이 노력했지만 최근 상황을 불확실하게 보는 메드트로닉과는 기본적인 입장 차이가 있어 일단 계약을 종료하기로 했다”며 “본 계약 종료 이후에도 상호 간의 관심은 크며 메드트로닉에서도 계속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겠다고 전해왔다”라고 덧붙였다. 이오플로우는 이와 관련해 오는 11일 온라인 IR(기업설명)을 개최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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