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보제약, 이바네착과 workbot 중심 판매···진통주사제 맥시제식, 3Q 누적 95억원 매출
에스티팜, 고형암·코로나·에이즈약 후보물질 임상···‘바스로파립’ 1상 결과 내년 상반기 수령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원료의약품 업체인 경보제약과 에스티팜이 본업 외에도 부업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동물사업과 의료기기, 신약 R&D(연구개발)에 주력하고 있으며 일부 성과도 거두는 상황으로 분석된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원료의약품 업체 수익구조가 최근 수년간 부진한 상태로 파악된다. 해외에서 국내로 수입되는 원료약 단가가 상승하고 수입이 불규칙한 상황이어서 국내 업체들이 반사 여파를 받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현실은 거리가 있다는 업계 설명이다. 제약업계 관계자 A씨는 “수입이 불규칙하고 여러 난제가 있음에도 국내 제약사들이 해외 원료약을 찾는 것은 아직까지는 단가가 저렴하기 때문”이라며 “국산 원료약을 사용할 경우 원가가 높아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을 제약사들이 우려한다”고 말했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이같은 현실에서 원료약 업체들은 사업다각화 등 자구책을 시행하는데 경보제약과 에스티팜도 이같은 사례에 포함된다. 우선 지난 1987년 설립된 경보제약의 원료약 사업은 올 3분기 누적 985억원 매출을 달성했다. 경보제약은 최근 사업다각화에 적지 않은 투자를 진행했는데 2018년 의료기기 사업을 시작했다. 이어 2020년에는 동물사업 전담조직을 구축했다. 

경보제약 동물사업 대표품목은 반려견 전용 구강청결필름제 ‘이바네착’이다. 2020년 동물 건강관리 전문 브랜드 ‘르뽀떼’를 론칭한 경보제약이 2021년 6월 출시한 제품이다. 경보제약 연구진과 수의사가 공동 개발한 이바네착은 구강케어 1종에서 피부, 활력, 눈건강 등 5종을 추가해 총 6종으로 제품군을 확대했다. 

경보제약 관계자는 “사료인 이바네착 외에 가수분해 사료 ‘뉴트라핏’ 시리즈를 시장에 내놓았다”며 “줄기세포 추출물 ‘경보 티스템펫’과 흡입마취제 ‘경보 아이소솔’을 출시해 품목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참고로 동물사료 산업은 크게 가축 사료와 펫 사료로 구분된다. 지난해 펫 사료 시장은 1.5조원 규모로 전년대비 25.7% 성장했다. 

경보제약은 포터블엑스레이, 초음파 진단장비, D-COS, ST PROBE, 카본테이블 등 의료기기도 판매하고 있다. 최다 매출 품목은 하지로봇인 workbot이다. 향후 재활분야를 중심으로 영상진단장치나 최신식 장비를 도입하고 제약산업과 시너지가 가능한 소모품을 준비하고 있다는 회사측 설명이다. 참고로 동물사업과 의료기기를 포함한 경보제약 ‘기타’ 매출은 3분기 누적 28억원이다. 

수년간 주춤했던 경보제약 완제의약품 사업도 최근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4월 발매를 개시한  비마약성 진통복합주사제 ‘맥시제식’이 3분기 누적 95억원 매출을 달성했기 때문이다. 맥시제식과 ‘빌다/빌다메트정’, ‘로수에지정’이 핵심인 경보제약 완제약 사업은 3분기 누적 538억원을 올려 원료약 매출의 절반을 넘은 상태다. 제약업계 관계자 B씨는 “과거 완제약 영업사원을 정리하면서 분쟁도 있었던 경보제약이 맥시제식을 기점으로 500억원이 훨씬 넘은 매출을 기록한 것은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에스티팜의 경우 최근 신약 R&D에 올인하는 모습이다. 구체적으로 대장암 등 고형암 적응증 대상 경구용 신약후보물질 ‘바스로파립(STP1002)’ 미국 임상 1상 투약을 완료한 상태다. 현재 1상 데이터를 정리하고 있으며 결과 보고서는 2024년 상반기 회사가 수령할 예정이다. 바스로파립은 에스티팜과 한국화학연구원이 지난 2014년부터 2년 동안 공동연구를 진행, 도출한 물질이다. 텐키라제 효소를 저해해 암세포 성장을 막는 기전이다. 

회사는 코로나19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백신 ‘STP2104’ 임상 1상도 마무리했다. 1상 중간 결과, 중화항체 역가는 화이자-바이오엔텍의 코로나 mRNA 백신과 비교해 동등 이상 수치를 보였다. 에스티팜은 안전성 데이타를 포함한 결과 보고서를 내년 상반기 발표할 예정이다. 단, 회사는 코로나 mRNA 백신 ‘STP2250’ 임상도 준비했지만 코로나 백신 자체만으로는 상업성이 없다고 판단, 임상을 자진 취하했다고 밝혔다. 

에이즈 치료제 후보물질 ‘STP0404’와 관련, 에스티팜 관계자는 “현재 미국에서 임상 2a상이 진행 중이며 내년 상반기 완료되면 연말 중간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결국 경보제약과 에스티팜의 사업다각화와 신약 개발이 어느 시점 구체적 성과를 달성할지 주목된다. 동물사업과 의료기기는 일정 매출 달성까지는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에스티팜의 경우 내년 이후 발표될 임상 결과에서 성과가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제약업계 관계자 C씨는 “경보제약이 지난해 영업적자에서 3분기 누적 27억원으로 흑자전환했고 에스티팜도 지난해 대비 영업이익이 39.2% 성장한 것은 경영이 안정됐다는 의미”라며 “두 업체가 본업과 부업 비중을 적절히 유지하며 경영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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