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진사퇴 이후 기자회견···“거야 압력 떠밀린 것 아냐”

국회의 탄핵안 처리를 앞두고 취임 95일 만에 사퇴한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이 1일 오후 정부과천청사 내 방송통신위원회에서 나와 차에 타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국회의 탄핵안 처리를 앞두고 취임 95일 만에 사퇴한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이 1일 오후 정부과천청사 내 방송통신위원회에서 나와 차에 타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시사저널e=김용수 기자] 이동관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사임을 두고 "거야 압력에 떠밀렸다거나, 정치적 꼼수가 아니다“라며 ”오직 국가와 인사권자인 대통령을 위한 충정“이라고 입장을 표명했다.

1일 이 위원장은 정부과천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전날 윤석열 대통령에 사의 표명을 했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한 이 위원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표결에 부쳐질 예정이었지만, 이에 앞서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난 것이다. 이날 오전 윤 대통령은 이 위원장의 사의를 수용해 면직안을 재가했다. 이 위원장의 사의는 지난 8월 28일 방통위원장에 취임한 지 95일 만이다.

이 위원장은 “오직 국가와 인사권자인 대통령을 위한 충정에서 (사임한다)”며 “거대 야당이 국회에서 추진 중인  탄핵소추가 이뤄질 경우 심판 결과가 나오기까지 몇개월이 걸릴지 알 수 없다”고 했다.

이어 “그간 방통위가 사실상 식물 상태가 됐고, 탄핵을 둘러싼 여야 공방 과정에서 국회가 전면 마비되는 상황을 희생하더라도 피하는 게 공직자의 도리일 것”이라며 “거대 야당이 숫자의 우위를 앞세워 밀어붙이는 탄핵의 부당성에 대해선 이미 국민 여러분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탄핵소추는 비판받아야 마땅하다”고 덧붙였다.

또 “국정을 책임지고 있는 입장에서 대의와 대국을 우선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국회의 권한을 남용해 마구잡이로 탄핵 남발하는 민주당의 헌정 질서 유린 행위에 대해선 앞으로도 그 부당성을 계속 싸워나갈 것이다. 국민 여러분께서 거야의 횡포에 대해 준엄한 심판을 내려주시리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이 위원장은 “어떤 자리에 있더라도 대한민국의 글로벌 미디어 강국 도약과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 제 역할을 다할 것"이라며 "언론 정상화의 기차는 계속 달릴 것"이라고 했다.

국회의 탄핵안 처리를 앞두고 사퇴한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이 1일 오후 정부과천청사 내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사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국회의 탄핵안 처리를 앞두고 사퇴한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이 1일 오후 정부과천청사 내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사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이 위원장은 전날 윤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한 과정에 대해 ”구두로 했고 인사혁신처에 전달된 것으로 안다. 다만 (수용) 결정은 오늘 하신 것이고, 인사권자의 결정에 이렇다저렇다 말하기는 어렵다“고 답했다.

또 탄핵소추안이 통과돼도 현재 공석인 상임위원들을 임명하면 방통위 업무수행이 가능하지 않았겠느냐는 질문에는 ”방통위 구성이 여야 3대 2인 것은 숙의와 협의를 하더라도 여당이 상황과 결정을 주도한다는 정신 때문“이라며 ”지금 임명해도 여야 2 대 2 구도가 돼 꽉 막힌 상황이다. 식물상태인 것은 똑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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