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진에어·티웨이항공, 팬데믹 전보다 매출↑
항공 정상화로 운임 하락···고부가제품 유치성과 확대

LCC 3사의 화물사업 매출 추이.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LCC 3사의 화물사업 매출 추이.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시사저널e=최동훈 기자] 국내 주요 저비용항공사(LCC)인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이 올해 들어 항공화물운송 매출액을 예년 대비 크게 늘리며 성장성을 입증했다.

◇3사 화물사업 매출액, 올해 역대최고 전망

1일 LCC 3사의 화물사업 매출액 추이를 분석한 결과, 올해 수익이 코로나19 사태 이전보다 더욱 증가했다.

지난 1~9월 항공사별 화물사업 매출액은 제주항공 248억원, 진에어 139억원, 티웨이항공 171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매출을 상회할 뿐 아니라 최근 5년 중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이번 4분기 실적이 추가되면 올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각 사의 화물사업 매출이 올해 크게 늘어난 것은 예년에 비해 운송량이 많이 늘었기 때문이다. 여객기의 하단 화물칸(밸리 카고)을 활용해 운송사업을 전개해온 각 사는 2020년 코로나19 사태 때문에 여객기 운행에 어려움을 겪어 화물도 나르지 못했다. 이후 여객기 내 좌석을 뜯어내고 빈 공간에 화물을 실어 운송하는 궁여지책을 도입해 실적 만회를 시도했다.

이후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세가 사그라들고 여객기 운송이 점차 재개되며 물동량도 개선되기 시작했다. 올해 코로나19 풍토병화(엔데믹)로 하늘길이 다시 열리고 여객기 운항이 정상화해 화물사업 매출도 크게 증가했다. 3사 중 제주항공은 지난해 6월 국적 LCC 중 처음 전용 화물기 B737-800BCF를 1대 운항개시하며, 밸리 카고로 운송하기 어려운 각종 고부가 품목을 운송해 수익을 늘렸다.

제주항공은 “여객운항편수 증가로 노선별 화물판매 네트워크를 재구축하고 벨리 카고에 적합한 소형 특송화물, 우편물 판매활동을 강화했다”며 “또한 화물기를 활용해 대기업 운송수요를 유치하고 특수화물 판매 비중을 높여 매출을 늘렸다”고 설명했다.

각 사 운임 단가가 늘어난 점도 또 다른 실적 증대 요인이다. 엔데믹 후 항공사들이 화물운송능력을 회복하면서 항공운임이 낮아졌지만, 전자제품 등 고부가 제품을 더욱 많이 운송한 점도 단가 인상 요인으로 분석된다.

올해 세분기 3사의 톤당 평균 화물운송매출은 제주항공 28만7200원, 진에어 22만899원, 티웨이항공 26만3500원으로 집계됐다. 10만원이 채 안됐던 2019년에 비해 4~5배 가량 증액했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A330 중대형기를 도입한 후 운송 가능한 화물의 범위를 넓혔다”며 “다른 항공사와 인터라인(항공사간 환승 운항 제휴) 계약을 맺어 (운항) 네트워크를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제주항공의 소형 화물기 B737-800BCF. / 사진=제주항공
제주항공의 소형 화물기 B737-800BCF. / 사진=제주항공

◇학계 “엔데믹 후에도 화물사업 여전히 중요”

3사의 화물 사업 수익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2% 수준으로 아직 미미하지만, 최근 운임 하락에도 불구하고 액수가 증가하며 성장성을 입증해 보였다는 분석이다. 화물사업이 코로나19 시국 속 여객 시장 침체에 대응할 수단으로 각광받다가 최근 되살아난 여객 수요에 비중이 줄어든 것이 사실이다.

실제 유행병 사태 속 만성적자였던 아시아나항공을 흑자 전환시켰던 화물사업은 최근 여객사업 활성화로 수익이 크게 떨어졌다. 다만 업계에서는 현재 항공운송 수요가 꾸준히 발생하는 점을 고려해 화물사업 경쟁력을 유지·강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관측이다.

김태승 인하대 물류전문대학원 교수는 국회에 제출한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 시기 급부상한 항공화물 시장은 엔데믹 후 산업활동의 보조적 존재로 돌아가는 것이 정상적”이라면서도 “밸리카고 운송은 최근 이커머스 상품의 정시 수송 선호 추세와 밀도·범위의 경제 등 측면에서 아주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진에어 직원들이 B77-200ER 여객기를 화물 전용기로 개조하고 있다. / 사진=진에어
진에어 직원들이 B77-200ER 여객기를 화물 전용기로 개조하고 있다. / 사진=진에어

◇제주항공, 화물기 추가 도입···티웨이, 화물사업 인지도 개선작업

각 사가 화물사업을 두고 서로 다른 관점을 보이는 상황이다. 제주항공은 화물운송사업을 먹거리로 적극 육성해 수익을 늘려간다는 방침이다. 이 일환으로 이달 소형 화물기 B737-800BCF를 1대 추가 도입해 화물기 2대를 운영할 계획이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화물사업은 유가, 환율, 유행병 등 여러 대외 요인에 영향을 많이 받는 여객사업의 변동성에 맞설 대안”이라며 “중국, 베트남 위주 이커머스 시장과 반도체, 리튬이온배터리, 의약품 등 고부가가치 운송수요를 흡수하는데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에어는 화물 사업을 단순 부가 사업 중 하나로 여겨, 별도 추가투자 없이 밸리 카고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전략을 이어나간다는 방침이다. 티웨이항공은 주요 부대 수입원으로서 화물사업을 여기되, 제주항공처럼 화물기를 운항하기보다는 중대형 여객기를 추가 도입함에 따라 증강한 밸리카고 용량을 활용해 수익 개선을 추진한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화물사업은 전체 수입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지만 부대 사업 중에서는 중요한 수입원”이라며 “내년 도입할 중대형기를 활용해 신규 노선을 개발하고 고객 수요에 부응하며 시장 내 인지도를 높이고 수요를 개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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