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한국 양궁 60주년 기념 행사 열려···정의선 양궁협회장 등 400여명 참석
정의선 회장 “공정성과 투명성을 원칙으로 혁신 앞장설 것”
정 회장, 현대차그룹 기술력 바탕으로 양궁 선수 기량 발전 도와
향후 한국 양궁 미래 100년을 위해 인재 육성도 적극 지원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대한양궁협회장)이 1일 열린 '2023 한국 양궁 60주년 기념 행사'에서 양궁인들의 헌신에 감사를 표하며 환영사를 하고 있다. / 사진=현대차그룹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대한양궁협회장)이 1일 열린 '2023 한국 양궁 60주년 기념 행사'에서 양궁인들의 헌신에 감사를 표하며 환영사를 하고 있다. / 사진=현대차그룹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우리 양궁은 대중에게 보다 가까이 다가가는 노력을 계속해야 하고, 양궁이 우리 사회에 어떻게 기여할 지도 함께 고민하고 실천해야 한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한국 양궁 발전을 위해 끊임없는 관심과 응원, 아낌없는 지원을 약속했다. 지난 40년 가까이 한국 양궁을 응원한 현대차그룹은 한국 양궁 60주년을 맞아 글로벌 양궁 리더는 물론, 대중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1일 현대차그룹은 대한양궁협회 주관으로 서울시 그랜드 워커힐 서울 호텔에서 ‘한국 양궁 60주년 기념행사’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대한양궁협회장)을 비롯해 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 김재열 IOC 위원 등 유관단체 인사와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등 양궁실업팀 인사들이 참석했다. 한국 양궁을 대표하는 전현직 선수들, 양궁 원로, 국내외 지도자, 후원사 관계자 등 400여명도 동석했다.

정 회장이 국내 양궁 관계자들과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 사진=박성수 기자
정 회장이 국내 양궁 관계자들과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 사진=박성수 기자

정의선 회장은 “한국 양궁 60주년을 맞이하여 지난 발자취를 되돌아보고 앞으로의 미래를 그려 나가기 위해 오늘 모였다”며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게 묵묵히 지원해준 협회 관계자와 심판분들, 선수들을 육성한 실업팀과 학교 관계자, 지도자와 행정자들, 후원사, 언론사 등 모든 관계자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날 대한양궁협회는 정몽구 명예회장에게 한국 양궁에 대한 헌신에 감사를 표하며 대한양궁협회장 재임 당시 주요 사진들로 제작한 특별 공로 감사 액자를 헌정했다.

정 명예회장은 1985년 대한양궁협회장에 취임했고 양궁의 저변 확대와 인재 발굴, 장비 국산화 등 한국 양궁이 세계 최고가 되는 기반을 구축했다. 현재 대한양궁협회 명예회장이다.

정 회장은 “정몽구 명예회장이 취임 이후 적극적인 인재 육성 등을 통해 한국 양궁 경기력은 비약적으로 발전했다”라며 “대한양궁협회는 전문성 뿐 아니라 외교성까지 갖추게 됐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2005년 정 명예회장 뒤를 이어 대한양궁협회장을 맡았다. 그는 양궁협회장으로서 한국 양궁 발전을 위해 양궁의 대중화, 글로벌 인재 육성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동안 한국 양궁은 올림픽 등 세계 무대에서 최고의 성적을 거뒀으며, 이제는 더 나아가 양궁이 일반인들도 함께 즐길 수 있는 대중 스포츠로 나아가야 한다는 취지다.

정 회장은 “중장기적으로는 선수 육성 외에도 대중들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를 위해 양궁협회는 학교 체육 수업에 양궁을 포함시키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어린이 및 청소년들이 어린 시절부터 양궁을 생활 스포츠로서 친숙하게 느끼게 하기 위한 차원이다.

지난해부터 일부 지역 중학교에서 양궁 수업을 시행하고 있으며, 내년부터는 초등학교에서도 방과후 수업이나 체육 수업에 양궁을 포함시키는 등 점차 전국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목표다.

또한 양궁 클럽 등에서 양궁을 배우는 일반인들이 보다 양궁을 박진감 있게 즐길 수 있도록 생활체육대회를 활성화할 예정이다. 현재 매년 두차례 일반인 양궁 대회를 시행하고 있다.

◇ 양궁 발전 위해 신기술 지원

정 회장은 양궁 선수들의 기량 향상을 위해 그룹 기술력을 동원해 지원하기로 했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정 회장 제안으로 지난 2016년 리우올리픽에서부터 인공지능(AI), 비전인식, 3D 프린팅 등 현대차그룹이 보유한 기술을 양궁 훈련과 장비에 도입해 큰 성과를 거뒀다.

구체적으로 고정밀 슈팅머신, 점수 자동 기록장치, 비전 기반 심박수 탐지, 딥러닝 비전 인공지능 코치, 선수 맞춤형 그립 등에서 기술을 지원했다. 고정밀 슈팅머신의 경우 신규 화살 테스트를 선수들이 직접 하지 않고 자동으로 할 수 있게 해 편리성을 높였다.

과거에는 선수들이 자신들에게 맞는 화살을 선별하기 위해 직접 활시위를 당겨 확인해야 해서 많은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해당장비를 사용하면 선수들은 70m 거리에서 슈팅머신으로 화살을 쏴 신규 화살의 불량 여부를 테스트한다. 과녁에 쏘아진 화살이 일정 범위 이내에 탄착군을 형성하면 합격 처리된다. 또한 힘, 방향, 속도 등 동일한 조건에서 테스트가 가능해 선수 컨디션, 날씨, 온도 등에 상관없이 화살 분류가 가능하다.

점수 자동 기록장치는 정밀 센서 기반 전자 과녁을 적용해 점수를 자동으로 판독하고 저장하는 기술이다. 무선통신을 통해 선수들의 점수를 모니터 화면에 실시간으로 표시해, 선수나 코칭 스태프가 직접 과녁에 가거나 망원경으로 보지 않아도 점수를 바로 확인할 수 있다.

비전 기반 심박수 측정 장비. / 사진=현대차그룹
비전 기반 심박수 측정 장비. / 사진=현대차그룹

비전 기반 심박수 측정장비는 선수 얼굴의 미세한 색상 변화를 감지해 맥파를 검출하고, 심박수를 측정한다. 현대차는 정교한 심박수 측정을 위해 활시위를 당기고 있는 선수 얼굴 영역을 판별하고 주변 노이즈를 걸러내는 별도 안면인식 알고리즘을 개발해 적용했다. 코칭 스태프는 훈련과정에서 축적된 심박수 정보와 점수 데이터를 연계해 선수들의 심리적 불안 요인을 제거하는데 활용했다.

딥러닝 비전 인공지능 코치는 현대차그룹 인공지능 전문 조직 에어스 컴퍼니가 보유한 AI 딥러닝 비전 기술을 적용했다. 선수들의 훈련영상을 실전을 위한 분석에 용이하도록 자동 편집해주는 기술이다. 기술 개발을 위해 에어스 컴퍼니는 수천개의 양궁동작 이미지를 통해 영상에 등장하는 선수 움직임을 감지하는 딥러닝 비전 컴퓨팅을 활용했으며 과녁 영상에서 마지막에 꽂힌 화살을 찾아내는 인공지능 모델을 적용했다.

정 회장은 향후 더 고도화된 신기술을 적용해 경기력을 향상시킨다는 복안이다.

◇ 양궁 미래 위해 육성 시스템 체계화

정 회장은 양궁협회 재정 안정화는 물론 양궁 스포츠 과학화를 통한 경기력 향상, 우수선수 육성 시스템 체계화 등을 통해 한국 양궁이 세계 정상에 오르는데 기여했다.

특히 유소년부터 성장 단계별로 체계적인 선수 육성 시스템을 구축하고, 국제적인 양궁 단체 임원을 다수 배출하는 등 스포츠 외교에서도 한국 양궁의 국제적 위상을 높였다는 평가다.

양궁 꿈나무들을 육성하기 위해 2013년 초등부에 해당하는 유소년 대표 선수단을 신설해 장비, 훈련을 지원하고, 일선 초등학교 양궁장비와 중학교 장비 일부를 무상지원 하도록 했다.

정 회장이 지난 10월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양궁 리커브 여자 개인전 금메달을 획득한 임시현에게 메달을 걸어주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정 회장이 지난 항저우 아시안게임 양궁 리커브 여자 개인전 금메달을 획득한 임시현에게 메달을 걸어주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이를 통해 ‘유소년대표(초)-청소년대표(U16)-후보선수(U19)-대표상비군(U21)-국가대표’로 이어지는 우수 선수 육성 시스템을 체계화했다.

정 회장은 당시 직접 초등학교를 찾아가 유소년 선수들의 훈련 상황을 살피고 지도자들과 지원 방법을 논의했으며, 초등학교 양궁대회를 참관하며 어린이 선수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정 회장은 글로벌 양궁 인재 육성에도 힘을 쏟겠다고 했다. 양궁 선수는 물론 국제 심판, 지도자를 양성하기 위해 다각적으로 지원하고 국가간 양궁 교류도 확대해 한국 양궁 위상을 강화할 방침이다.

아울러 정 회장은 대한양궁협회가 원칙을 지키는 투명한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협회로 자리매김하도록 했다. 양궁협회는 지연, 학연 등 파벌로 인한 불합리한 관행이나 불공정한 선수 발탁이 없고, 국가대표는 철저하게 경쟁을 통해서만 선발된다. 명성이나 이전 성적보다는 현재의 성적으로만 국가대표로 선발되고, 코칭스태프도 공채를 통해 공정하고 투명하게 등용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정 회장은 “최고가 되기도 힘들지만 그 자리를 유지하는 것이 더 힘들다는 것을 알고 있다”라며 “성적보다도 중요한 것은 품격과 리더십, 스포츠 정신 몸소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여기 있는 분들 중 지도자로 성장해 국제 무대에서 업적을 남기는 사람이 많이 나오길 기도한다”며 “나도 적극 후원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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