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배출가스 및 소음 인증 마쳐···이르면 내년 상반기 출시
갈수록 증가하는 캠핑·차박 등 아웃도어 인구에 따라 차량 수요 충분
기존 포드 익스플로러가 갖고 있던 시장 공략 집중할 듯

아틀라스. / 사진=폭스바겐
아틀라스. / 사진=폭스바겐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올해 부진했던 폭스바겐코리아가 내년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아틀라스’를 국내 출시하며 실적 만회에 나선다. 최근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캠핑·차박 등 아웃도어 인구 증가로 대형 SUV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아틀라스 성공이 기대되는 부분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폭스바겐코리아는 내년 아틀라스를 국내 출시할 예정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미 국내에선 인증도 마친 상태다. 환경부 ‘자동차 배출가스 및 소음 인증시스템(KENCIS)’에 따르면 아틀라스는 지난달 배출가스와 소음 인증을 받았다.

아틀라스는 지난달 환경부로부터 배출 가스 및 소음 인증을 받았다. / 사진=환경부 KENCIS 갈무리
아틀라스는 지난달 환경부로부터 배출 가스 및 소음 인증을 받았다. / 사진=환경부 KENCIS 갈무리

통상 환경부 인증 후 국내 출시까지 6개월 이내에 진행되는 점을 감안하면 아틀라스는 내년 상반기 출시가 유력한 상황이다.

폭스바겐 관계자는 “아틀라스의 정확한 출시 시점은 미정이나 내년 출시를 준비 중이다”라며 “내년엔 아틀라스를 중심으로 판매를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틀라스 차체의 경우 해외 기준 전장 5097㎜, 전폭 1990㎜, 전고 1780~1788㎜, 축거(휠베이스) 2979㎜의 대형 SUV다. 이는 국산 대표 대형 SUV 현대차 ‘팰리세이드’보다 약간 더 큰 수준이다. 팰리세이드는 전장 4995㎜, 전폭 1975㎜, 전고 1750㎜, 축거 2900㎜다.

아틀라스 엔진은 2.0ℓ 4기통 가솔린 TSI 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269마력의 힘을 발휘한다.

당초 폭스바겐은 지난 2019년 ‘5T’ 전략을 내세우며 아틀라스 국내 출시를 알렸다. 5T는 티록, 티구안, 티구안 올스페이스, 투아렉, 테라몬트(아틀라스 해외출시명) 등 T가 들어간 5개 차종의 SUV를 내놓으며 소형부터 대형까지 전 라인업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폭스바겐은 2022년을 목표로 아틀라스 출시를 계획했으나, 글로벌 원자재 수급 문제와 내부 사정 등으로 출시가 지연됐다. 최근 부진한 폭스바겐 입장에선 내년 아틀라스 출시가 가뭄의 단비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기대된다.

폭스바겐은 올해 신차 부재와 출고 정지 등으로 판매가 크게 줄어들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해 1~10월 폭스바겐 판매량은 7819대로 전년대비 30% 감소했다. 출고 정지 여파가 컸던 상반기에는 월 평균 540대에 그쳤으나, 출고가 풀린 하반기부터는 월 1000여대 판매량까지 회복됐다.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아직 아틀라스 가격이나 편의 및 안전 기능 등 구체적인 사양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업계에선 6000만원대에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해외 판매 가격의 경우 4만~5만달러(한화 약 5100만~6400만원)대다.

과거 대형 SUV는 프리미엄 위주 시장이었으나, 현대차 팰리세이드 등장으로 국내에서도 일반 대중들이 접근할 수 있는 차급으로 바뀌었다. 팰리세이드가 기본 가격을 3000만원 후반대 출시하면서 대형 SUV 진입 문턱이 낮아졌고 이에 따라 큰 차를 선호하는 고객들을 중심으로 대형 SUV 시장이 급속도로 커졌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대형 SUV 판매량은 26만4785대로 전체 승용차 시장(142만여대)의 약 18.6%를 차지했다. 팰리세이드 뿐 아니라 최근 기아도 미니밴 ‘카니발’을 대형 SUV로 이미지 변화에 나서면서 대형 SUV 시장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폭스바겐의 경우 국산차와의 직접적인 경쟁보다는 과거 포드 ‘익스플로러’ 자리를 대체하면서, 기존 고객층을 흡수하는데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익스플로러는 포드 대표 차량이자, 국내에서 수입 대형 SUV를 알린 장본인이기도 하다. 익스플로러는 수입 대형 SUV임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고급 대형 SUV와는 차별화 정책을 펼치면서 국내에서 흥행에 성공했다.

이에 대형급임에도 2017년과 2018년 2년 연속 수입 SUV 판매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익스플로러는 지난 2018년 7000대 가까이 판매하면서 포드코리아 성적을 견인했다.

업계 관계자는 “패밀리카나 캠핑용 차량 수요가 날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대의 대형 SUV를 찾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며 “현재 해당 차급이 갖고 있는 시장도 큰 데다, 성장 잠재력도 높아 아틀라스도 가격 경쟁력과 상품성만 뒷받침된다면 판매가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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