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 첫 소형 전기차, 코나보다 적재용량 넓어
중국 공장서 양산 예정···4천만원 초중반 예상

EX30의 / 사진=최동훈 기자
볼보자동차코리아가 28일 서울 동대문디지털플라자에서 국내 최초로 공개한 소형 전기차 EX30. / 사진=최동훈 기자

[시사저널e=최동훈 기자] 볼보자동차코리아(이하 볼보)가 가격, 성능 경쟁력을 갖춘 수입 소형 전기차 ‘EX30’으로 국산차 업체와 대적한다. 코나 일렉트릭, 볼트 EV 등 동급 국산 모델의 수요가 시들해진 틈을 노려 입지를축한다는 전략이다.

볼보는 28일 서울 동대문디지털플라자(DDP)에서 EX30의 국내최초 공개 행사를 열었다.

이날 볼보의 이윤모 대표, 이만식 마케팅 총괄(전무)을 비롯해 볼보 본사의 T. 존 메이어 외장 디자인 총괄, 요아김 헤르맨손 제품 총괄이 참석해 차량을 소개했다.

EX30의 측면부. / 사진=최동훈 기자
EX30의 측면부. / 사진=최동훈 기자

EX30은 볼보의 첫 소형(B-세그먼트) 전기차다. 차체는 전장 4233㎜, 전폭 1836㎜, 전고 1555㎜에 축거(휠베이스) 2650㎜다. 코나 일렉트릭과 비교하면 전장이 122㎜ 짧은 반면 축거는 10㎜ 길다. 실내공간을 좌우하는 축거가 더 길어 차량 내부에 많은 공간을 확보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EX30의 적재 용량은 트렁크 318L, 2열 폴딩시 904L로 코나 일렉트릭(360L, 723L)보다 많다.

볼보는 이와 함께 EX30의 실내 요소를 재배치하는 방식으로 모든 탑승자들에게 다양한 수납공간을 제공한다. 이 일환으로 통상 도어 트림에 장착하는 스피커를 앞유리 하단에 장착해 수납공간을 늘렸다. 또한 앞뒤로 이동 가능한 센터 콘솔 하단 수납칸이 탑재돼 공간을 더욱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다.

EX30의 / 사진=최동훈 기자
EX30의 1열 전경. / 사진=최동훈 기자

◇중국산 배터리 탑재한 중국산 모델···“빠르면 2분기초 출고”

이와 함께 EX30은 중국 완성차 공급망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차량이라는 특징을 보인다. 한국에 수입되는 EX30은 볼보 모회사인 글로벌 완성차 업체 길리(Geely)의 중국 공장에서 만들어진다. 또한 길리 자회사 브렘트(Vremt)가 최종 조립한 69㎾h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가 장착돼, 475㎞(유럽 인증 기준)의 1회 완전 주행거리를 발휘한다. 국내 주행거리 인증 절차는 현재 진행 중이다. 차량은 200㎾ 모터 1개가 결합된 후륜 구동방식으로 최고출력 272마력을 발휘하고, 배터리 용량을 10%에서 80%까지 약 26분만에 충전할 수 있다.

이밖에 볼보는 EX30에 각종 첨단 사양을 탑재해 상품성을 더욱 차별화했다. 스티어링 휠 상단에 탑재된 IR 센서로 운전자 움직임을 감지하는 운전자 모니터링 경보 시스템을 비롯해 ▲차세대 파크 파일럿 어시스트(3D 인터페이스 조작 주차) ▲문 열림 경보(전후방 접근알림) 등이 새롭게 적용됐다.

이외 파일럿 어시스트, 도로 이탈 완화 등 주행보조사양(ADAS)과 인포테인먼트 음성인식 제어(누구 오토) 등이 탑재됐다. 볼보는 이날 EX30에 대한 사전 구매계약 신청을 접수 개시한 후 내년 상반기 중 고객에게 출고할 예정이다.

볼보 관계자는 “내년 2분기 초에 신차 관련 인증 절차가 모두 마무리되고 출고가 진행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국내 소형 전기차의 가격대 비교.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국내 소형 전기차의 가격대 비교.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국산 코나 일렉트릭과 가격대 겹쳐

EX30은 비교적 높은 가격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분석된다. EX30의 등급(트림)별 국내 판매가는 친환경차 세제혜택 포함 코어 4945만원, 울트라 5516만원이다. 독일(6570만원), 스웨덴(6750만원) 등 유럽 주요 시장보다 1000만원 이상 낮은 가격이다.

코나 일렉트릭의 롱레인지 트림(최저 4752만원) 뿐 아니라, 비교적 낮은 가격대에 수입되는 것으로 알려진 미국산 차량인 쉐보레 볼트 EUV(4790만원)와 대등한 수준이다. 볼보는 EX30 고객들이 내년 새롭게 정해질 전기차 구매 보조금 지급 기준에 맞춰 최고 액수를 적용받을 수 있도록 가격 정책을 펼친다는 방침이다.

이윤모 대표는 “볼보가 프리미엄 전기차의 대중화를 위해 선보이는 파격적인 가격을 통해 새로운 도시 이동성의 미래를 더 많은 고객들이 경험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30의 / 사진=최동훈 기자
EX30의 2열 전경. / 사진=최동훈 기자

◇소형 전기차 수요 하락세···“싼타페 하이브리드가 더 싸”

볼보가 EX30을 투입한 시점은 현재 국내 소형 전기차 시장이 사실상 ‘무주공산’이라는 점에서 절묘하다는 평가다. 지난 2018년 출시된 코나 일렉트릭은 이듬해인 2019년 1만8306대 판매되며 전기차 시장 확장에 기여했지만 코로나19 사태와 품질 이슈 등을 계기로 수요가 침체됐고 올해 1866대 판매되는데 그쳤다.

GM 한국사업장이 지난해 7월 볼트 EV의 형제 모델로 출시한 볼트 EUV는 부품 공급난에 따른 출고 차질로 고객 대기 기간이 길어지며 수요를 충분히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볼보가 EX30의 상품성과 가격경쟁력을 인정받아 고객에게 원활히 인도하면 기존 두 동급 모델의 빈자리를 채울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국내 소형차, 전기차의 수요 자체가 둔화하는 추세인 점은 EX30의 발목을 잡는 요인으로 꼽힌다. 예를 들어 서울 시민이 올해 코나 일렉트릭의 2WD 롱레인지 17인치 휠 트림(5005만원)을 선택하면 보조금을 900만원 지급받아 4105만원에 구입 가능하다. 하지만 해당 액수는 더 큰 모델인 싼타페 하이브리드(최저 3888만원)보다 비싸기 때문에 구매를 주저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분석이다.

이윤모 볼보자동차코리아 대표가 EX30 공개 행사 현장에서 차량을 소개하고 있다. / 사진=최동훈 기자
이윤모 볼보자동차코리아 대표가 EX30 공개 행사 현장에서 차량을 소개하고 있다. / 사진=최동훈 기자

◇“사전계약 개시알람 신청 5천건”···내년 판매목표 2.5배

이에 대해 볼보는 전기차에 대한 수요가 점진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고 두번째 자가용(세컨드카)으로 소형 전기차를 고려하는 고객을 겨냥해 EX30의 상품성을 적극 어필한다는 전략이다. 볼보에 따르면 이날까지 사전계약 접수 개시 전 계약 개시 알람을 신청한 고객이 5000명을 넘었다. 내년 볼보의 EX30 판매 목표 2000대의 2.5배에 달할 정도로 기대 이상의 반응이 됐다.

이윤모 대표는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둔화하는 건 맞지만 전기차 트렌드 자체가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상품성, 안정성, 가격에 대한 경쟁력을 충분히 갖고 있으면 볼보가 지향하는 성장 추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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