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 당일 ‘트래픽 없는 회선 해지’···비용 절감 차원
장애 후 회선 해지에 따른 장애 발생 여부 긴급 조사

KT 광화문 사옥. / 사진=연합뉴스
KT 광화문 사옥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김용수 기자] 지난 27일 소방 출동차 내비게이션 역할을 하는 자동차동태관리시스템(MDT)이 97분가량 먹통이 되면서 긴급 출동이 차질을 빚었다. 장애 원인은 KT ‘사업용 회선 해지’인 것으로 확인됐다. 장애 당일 KT가 단순 ‘작업 과정에서의 오류’라고 설명했지만, 무분별한 사업용 회선 해지가 원인이란 게 뒤늦게 확인된 것이다. KT는 장애 발생 후 ‘사업용 회선 해지에 따른 장애 발생 여부’를 파악하기 위한 긴급 조사에 나섰다.

28일 복수의 KT 관계자에 따르면 전날 오전 발생한 서울종합방재센터의 차량 동태 관리 시스템(MDT) 중단 사고의 원인은 KT의 사업용 회선 정기 정비로 인한 해지 탓인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서울 소방청은 지난 27일 오전 8시부터 9시 37분까지 서울소방재난본부가 운영하는 서울종합방재센터 통신망 오류로 MDT가 1시간 37분가량 작동을 멈췄다고 밝혔다. MDT는 화재 등 긴급 상황 발생 시 신고자의 정확한 위치 등을 서울 시내 25개 소방서와 소방차 태블릿에 실시간으로 전달하는 서비스다.

통상 방재센터에서 출동 명령을 내리면 소방차나 구급차 운전석의 내비게이션에 사고 지점으로 갈 수 있는 최단 경로가 노출되는데, 이날 1시간40여분간 내비게이션에 이 경로가 뜨지 않는 장애가 발생한 것이다.

먹통 원인은 MDT와 연결된 KT 기업전용 LTE 망에 장애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KT는 공지를 통해 “방재센터에 제공하는 인터넷 회선이 유지관리 작업 도중 발생한 오류로 일시 중단됐다”고 설명했다. 작업 과정에서 발생한 실수란 것이다.

그러나 KT가 최근 6개월간 트래픽이 없는 사업용 인터넷 회선을 해지하는 작업을 진행했는데, 이 과정에서 서울 소방망이 먹통이 되는 장애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신업계에 따르면 KT는 통상 트래픽이 없는 사업자 리스트를 지사에 전달하고, 해지하면 안 되는 이유를 회신하면 해당 회선은 제외하고 해지 작업을 진행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비용 절감 차원에서 정기적으로 해지 작업이 이뤄지고 있단 게 KT 직원들의 설명이다.

한 KT 직원은 “트래픽 없는 사업용 회선을 확인도 없이 일괄 해지 처리한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KT새노조 관계자도 “KT에서 비용절감 등을 이유로 매년 사업용 회선을 해지하는데, 소방망 같은 중요한 회선이 이렇게 허술하게 관리된다는 게 황당하다”며 “구현모 전 대표 체제에서 인터넷 속도 허위, 부산발 전국 인터넷 장애 등이 인재로 밝혀졌는데, 여전히 개선이 안 되고 있단 점이 심각히 우려스럽다. 김영섭 대표에게 통신 기본을 다지는 경영을 주문하는 이유”라고 했다.

KT는 소방망 장애 발생 후 ‘사업용 회선 중단에 따른 장애 발생 여부’를 긴급 전수 조사하기 시작했다. 다만 KT 관계자는 공지 외에 설명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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