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물 ETF 승인·반감기, 상승세 이끌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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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유길연 기자] 비트코인이 이번 주(19~26일) 다시 상승했다.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가 미국 시장 철수를 선언했음에도 불구하고 오름세를 유지했다. 당분간 가상자산의 최대 '호재'인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의 승인 전망과 내년 예정된 반감기가 상승세를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곧 4만달러(약 5224만원)를 돌파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26일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비트코인은 3만7777달러(약 4934만원)를 기록했다. 일주일 전과 비교해 3.42% 올랐다. 비트코인은 이번 주 초인 20일부터 오름세를 탔다. 22일 오전 한 때 3만6000달러 선이 무너졌지만 다시 오르면서 25일 오전 3만8000달러 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이번 주 가상자산 시장의 핵심 이슈는 바이낸스의 미국 시장 철수 결정으로 꼽힌다. 바이낸스가 자금세탁방지법 위반 등의 혐의를 인정하고 이 같이 결정한 것이다. 바이낸스는 43억달러(약 5조5500억원) 규모의 벌금을 지불하고 미국 시장에서 완전히 철수하기로 했고, 자오 창펑 바이낸스 최고경영자(CEO)는 대표 자리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바이낸스는 지난 2017년 출범 이후 빠른 성장 속도를 보이며 세계 최대 거래소로 성장했다. 지난해의 경우 하루 평균 거래량은 650억달러(약 84조원)에 달한다. 매출은 200억달러(약 26조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바이낸스는 하마스 무장조직, 팔레스타인 이슬라믹 지하드(PIJ)와 같은 테러단체 및 범죄자의 의심 거래를 금융당국에 보고하거나 방지하지 못했단 혐의를 받았다. 아울러 북한과 이란, 시리아 등 미국의 제재 대상국에 있는 사용자와의 거래를 중개한 것으로도 드러났다. 

바이낸스 철수 소식의 영향으로 22일 오전 비트코인이 크게 하락했다. 그간 가상자산 거래소가 문제를 일으키면 비트코인은 크게 내려갔다. 지난해 세계적 규모의 가상자산 거래소 FTX가 파산을 선언한데 이어 관련 가상자산 업체들이 경영 위기를 겪자 비트코인 투자자들의 심리는 크게 위축된 바 있다. 

하지만 곧 바이낸스 미국 철수 결정은 오히려 다행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바이낸스가 안고 있던 사법리스크가 해소됐단 설명이다. 스완 비트코인의 샘 칼라한 수석 애널리스트는 “업계가 더 깨끗해졌다”며 “또한 바이낸스가 계속 운영할 수 있게 됨으로써 시장 유동성에 큰 영향을 미치고 업계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도 사라지게 됐다”고 말했다.

악재를 털어냈단 안도감으로 인해 투자심리는 다시 되살아났다. 바이낸스 철수 소식이 결국 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하자 비트코인 현물 ETF의 승인에 대한 기대감은 계속된 것으로 파악된다. 미 증권당국이 현물 ETF를 승인하면 비트코인을 펀드화해 거래소에 상장하고 주식과 같은 조건으로 매매와 투자가 가능해진다. 이로 인해 새로운 투자금이 가상자산 시장에 유입돼 비트코인 시세는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업계에서는 내년에 미 규제당국이 비트코인 ETF 신청을 승인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더구나 내년 4월에 비트코인 반감기가 예정된 점도 최근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 요인이다. 비트코인은 총공급량이 2100만개로 제한돼 채굴 보상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를 거친다. 반감기 때 공급 물량이 줄어들어 가격이 상승하는 경향을 보인다. 반감기는 4년 마다 나타나는데, 앞서 세 번의 반감기인 2012년에는 8450%, 2016년에는 290%, 2020년에는 560% 각각 상승했다.

가상화폐 트레이더 마이클 반 포프는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비트코인 가격이 "새로운 저항선으로 서서히 상승하고 있다"며 "3만8000달러를 돌파했다는 것은 4만달러가 다음 (저항선)이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자료=코인마켓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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