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올해 3월 공장 화재 후 희망퇴직 접수···4분기 공채 재개
금호·넥센, 사업 호조에 인력 확충···3사, 내년 계획 고심

국내 타이어 3사의 직원수 추이.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국내 타이어 3사의 직원 수 추이.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시사저널e=최동훈 기자] 국내 타이어 업체 3곳이 올해 서로 다른 직원 수 추이를 보인 것으로 파악됐다.

24일 각 사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4분기부터 지난 3분기 사이 직원 수 변화를 분석한 결과,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이하 한국타이어)는 감소하고 금호타이어, 넥센타이어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기간 한국타이어의 직원 수는 6986명에서 6550명으로 6.2%(436명) 감소했다. 한국타이어가 지난 세 분기 채용에 비교적 소극적으로 임한 것은 대전공장 화재 손실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3월 대전 대덕구 소재 한국타이어 2공장에서 때문에 불이 나 298억여원 규모의 피해를 입었다. 이는 지난 1분기 한국타이어가 거둔 당기순이익 959억원의 3분의 1 수준이다.

한국타이어는 전소한 대전2공장을 복구할 수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관련 직원 800여명을 다른 공장에 배치하거나 희망퇴직 신청을 접수했다. 그간 일부 직원이 전환배치된 한편 세 차례에 걸쳐 진행된 희망퇴직 접수절차를 통해 직원들이 빠져나갔다. 한국타이어는 전환배치, 희망퇴직 신청을 지속 받을 예정이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정년퇴직, 자발적 퇴사, 대전공장 화재 후 희망퇴직 등으로 인해 해당 기간 직원 수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24일 현재 금호타이어가 게재한 수시채용 공고. 사진=금호타이어 채용 홈페이지 캡처
24일 현재 금호타이어가 게재한 수시채용 공고. / 사진=금호타이어 채용 홈페이지 캡처

◇금호타이어, 직원 순증가분 최다···사업 호조에 문 활짝

금호타이어는 3사 중 올해 직원이 가장 많이 늘었다. 금호타이어 직원 수는 지난해 4분기 말 5521명에서 1분기 5458명으로 감소했다가 꾸준히 늘어 지난 3분기말 5504명을 기록했다. 정년퇴직 등에 따른 자연감소분을 고려하면 실제 더 많은 직원이 채용된 것으로 분석된다.

금호타이어는 다른 두 업체와 달리 공채를 폐지하고 필요한 인력을 수시 채용 중이다. 지난 세 분기에 전년 대비 50배 넘는 영업이익 2389억원을 기록하는 등 사업 호조를 보이며 채용에 더욱 탄력받았다.

많은 이윤을 창출했지만 과거에 사업 부진으로 악화한 재무 건전성을 개선하기 위해, 다른 분야에서 지출 비중을 줄이기도 했다. 지난 세 분기 금호타이어의 R&D(연구개발) 지출은 772억원으로, 전년동기(707억원) 대비 액수는 늘었지만 매출액 대비 비중은 2.71%에서 2.59%로 소폭 감소했다. 금호타이어는 이외 각종 잡비를 포함한 기타비용을 줄이며 재무 개선에 노력했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올해 특별한 계획을 구상했다기보다는 사업 호조가 이어진 것이 고용 계획에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

넥센타이어가 지난 3월 개시한 상반기 공채의 안내 이미지. / 사진=넥센타이어
넥센타이어가 지난 3월 개시한 상반기 공채의 안내 이미지. / 사진=넥센타이어

◇넥센타이어는 현상 유지···체코공장 투자·흑자전환에 만전

넥센타이어는 같은 기간 직원을 20명 정도 늘린데 그쳤다. 넥센타이어 직원 수는 지난해 4분기말 4153명으로 집계됐고, 이후 매분기 등락을 보이다 지난 3분기말 4172명을 기록했다. 전체 직원 수 대비 증감폭이 매우 작아 사실상 현상 유지한 것으로 분석된다.

넥센타이어는 지난해 3사 중 비용 관리에 어려움을 겪으며 유일하게 적자를 기록한 후 올해 손실 만회에 공들여 왔다. 한편 현재 매출 1위 시장인 유럽을 더욱 공략하기 위해 2025년 양산 개시를 목표로 체코 공장 증설을 진행하고 있다. 그간 체코 공장 증설에 1조1600억여원 투자했고 향후 376억여원 더 투입할 계획이다.

다만 이 같은 상황에서도 넥센타이어는 꾸준히 인재를 확보하며 사업 역량 강화에 힘쓰고 있다. 지난 상반기 신입·경력 공채를 실시해 두자리수 인력을 채용했고, 이와 별개로 조직마다 필요한 인력을 수시로 뽑고 있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의 올해 하반기 공채 일정을 안내하는 이미지. / 사진=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의 올해 하반기 공채 일정을 안내하는 이미지. / 사진=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3사, 내년 채용계획 고심 중···신차수요 확대 전망은 호재

3사는 이번 분기 이후 사업 현황에 발맞춰 채용 계획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한국타이어는 하반기 들어 원자재값 하락, 신차 수요 확대 등에 힘입어 사업실적을 개선함에 따라 반기 공채를 개시하고 인재 확보에 시동을 걸었다. 지난 9월말 서류 접수를 시작으로 R&D, 마케팅, 회계 등 부문별 인재를 모집하는 중이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현재 80명 규모의 신입 채용 프로세스를 진행 중”이라며 “내년 (채용 여부를 비롯한) 전체 사업 계획은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금호타이어는 이날 현재 4분기 부문별 수시채용 절차를 진행 중이다. 연말을 맞아 내년 사업 계획을 수립하고 있고, 이 과정에서 내년 채용 여부와 규모 등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내년 사업 추이 전망을 고려해 채용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넥센타이어도 올해와 비슷한 채용 기조를 내년 이어갈 계획이다. 타사와 마찬가지로 연말을 맞아 내년 채용을 비롯한 사업 계획을 짜는 중이다.

넥센타이어 관계자는 “올해는 예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채용을 실시하며 각 조직에 필요한 인력을 확보했다”며 “매년 그랬듯 올해 연말에도 내년 인력 소요를 분석하고 채용 계획을 수립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내년 신차 수요가 올해 보다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점은 타이어 업체들에게 호재라는 분석이다. 신차가 많이 생산될수록 타이어 납품 요청도 늘기 때문이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제이디파워(J.D.POWER) 등 전문조사기관들은 내년 신차(중형 상용차 제외) 판매량이 올해 대비 4%대로 증가한 8700만~9000만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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