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 업황 부진 이어져
GS홈쇼핑 모바일 사업 속도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홈쇼핑 업계가 업황 부진을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 TV시청률 감소에 송출수수료 부담까지 겹치며 주요 홈쇼핑의 실적마저 저조한 상황이다. GS리테일과 GS홈쇼핑은 합병하며 업계 기대감을 불러일으켰지만, 2년여 지난 현재 뚜렷한 시너지를 내지 못하고 있다. GS홈쇼핑은 GS리테일 사업 부문 가운데 아픈 손가락으로 전락할 위기에 빠졌다.

2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GS그룹은 이르면 이달 말 정기인사를 단행한다. GS그룹이 앞서 건설과 제약 계열사 대표에 변화를 주면서 김호성 GS리테일 대표 유임 여부에도 관심이 모인다. 김 대표는 GS리테일과 GS홈쇼핑 합병을 이끈 인물로, 현재 GS리테일 홈쇼핑BU장도 겸직하고 있다.

김호성 GS홈쇼핑 대표. / 사진=GS리테일
김호성 GS홈쇼핑 대표. / 사진=GS리테일

GS리테일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김 대표는 내년 6월 말 임기가 종료된다. 최근 몇 년간 국내 주요 홈쇼핑 업황이 부진한 가운데 현대홈쇼핑이 최근 대표 교체 초강수를 뒀다. 유통업계에서는 홈쇼핑 기업들의 연이은 수장 교체 가능성을 제기했지만, 김 대표는 연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상황이다.

홈쇼핑 시장은 2010년부터 성장동력을 잃었다. TV시청 인구가 점차 감소하고 동시에 이커머스들도 라이브 방송 시장에 뛰어들면서 홈쇼핑만의 색깔이 사라진 것이다. 또 과도한 송출 수수료도 홈쇼핑 업체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올 3분기 GS리테일은 홈쇼핑 부문을 제외한 편의점·수퍼·호텔에서 성장세를 보였다. GS리테일은 올 3분기 누적 매출 8조7482억원, 영업이익 2705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GS리테일의 홈쇼핑 부문 3분기 매출은 10.2% 감소한 2598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9억원 줄어든 213억원으로 집계됐다.

무엇보다 GS홈쇼핑의 매출 비중도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GS홈쇼핑의 매출 비중은 2021년 12.66%에서 지난해 11%, 올 상반기 10.2%로 지속 감소하고 있다. 전체 홈쇼핑 업계에서 GS홈쇼핑의 취급액은 롯데홈쇼핑에 이은 2위지만, 시장점유율은 롯데홈쇼핑과 정반대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한국온라인쇼핑협회가 집계한 주요 홈쇼핑 업계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기준 롯데홈쇼핑이 24.4%로 1위고, 그 뒤로 GS홈쇼핑(20.3%), 현대홈쇼핑(18.2%), CJ ENM(15.8%), 홈앤쇼핑(10.1%), NS쇼핑(6.8%), 공영홈쇼핑(4.4%) 등 순이다. 그간 GS홈쇼핑은 업계 1위를 유지해왔지만 2020년부터 롯데홈쇼핑에 밀리고 있다.

GS홈쇼핑 실적과 취급액, 홈쇼핑 업계 전반 시장점유율. / 자료=GS홈쇼핑, 한국온라인쇼핑협회, 표=김은실 디자이너
GS홈쇼핑 실적과 취급액, 홈쇼핑 업계 전반 시장점유율. / 자료=GS홈쇼핑, 한국온라인쇼핑협회, 표=김은실 디자이너

유통업계에서는 GS리테일과 GS홈쇼핑의 합병 시너지가 뚜렷하지 않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GS리테일과 GS홈쇼핑은 합병 이후 시너지를 낼 만한 사업을 한다기 보다는 기존 사업을 그대로 이어가고 있다. 앞서 양사는 합병 이후 통합 모바일 플랫폼 마켓포로 사업 시너지를 내는데 주력했지만 결국 마켓포를 중단시킨 바 있다.

GS홈쇼핑 관계자는 “GS리테일과 GS홈쇼핑의 합병 의미는 전체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한 데 있다”면서 “계절적으로 여름에는 편의점, 겨울에는 홈쇼핑이 잘 되는 구조로 전체적인 포트폴리오가 안정적으로 바뀌었다 볼 수 있고, 고객사 입장에서도 10대부터 60대까지 전 연령층을 아우를 수 있게 됐다는데 의미를 갖는다”고 밝혔다.

이어 “홈쇼핑 자체만으로 봤을 때는 돌파구를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TV가 아닌 SNS로 고객들이 몰리는 곳에서 경쟁력을 갖추는게 중요하다. GS홈쇼핑은 자사 만의 상품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GS홈쇼핑은 지난해부터 고마진 상품인 패션 상품 라인업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모르간, 쏘울, 라삐아프, 브리엘 등이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과 협업한 쏘울은 매년 300억~50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일단 GS홈쇼핑은 모바일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강화할 모양새다. GS홈쇼핑은 지난 3월부터 TV방송과 모바일 앱을 연결하는 ‘크로스 라이브’를 론칭했다. 크로스 라이브는 TV와 모바일 고객을 공유해 두 채널만이 가진 강점을 연결시킬 수 있다.

GS리테일은 최근 분기보고서를 통해 홈쇼핑에서는 모바일 앱 중심으로 샵라이브, 마이샵, 샤피라이브 채널을 연결시켜 판매를 극대화하겠다고 밝혔다. TV 매장은 간판 브랜드 프로그램 강화, 새로운 포맷 매장 육성을 통해 고객 경험을 확대하는 동시에 직접 방송 시간에 맞춰 시청하지 않더라도 고객들이 모바일 앱으로 연결해 차별화된 상품과 서비스를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GS리테일과 GS홈쇼핑이 합병하면서 단일 회사로서는 규모가 커진 것은 사실이지만 GS홈쇼핑만의 강점이 없다”면서 “GS리테일과 시너지를 낼 만한 마케팅이나 신사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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