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부터 3차 매각, 완판이어도 조합 수익은 1차 매각예정가 대비 100억원 가까이 낮아져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9월 중순부터 래미안 원베일리 보류지 매각에 나선 신반포3차·경남아파트 통합 재건축 조합(이하 조합)이 통 큰 결단에 나섰다. 두 번에 걸친 보류지 매각에도 불구하고 준비된 물량의 절반 이상이 남게 되자 3차 매각공고를 진행하면서부터는 몸값을 낮춰 판매에 나선 것이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조합은 하루 전인 지난 20일 보류지 매각을 위한 세 번째 공고를 내고 잔여분 판매에 나섰다. 2차 매각을 진행한 지 두 달 만이다. 대상은 총 29세대 보류지 가운데 1·2차에서 소진된 11세대를 제외한 18세대다.
눈길을 끄는 것은 매각금액이다. 매각가는 최초 조합에서 책정한 값보다 타입에 따라 최소 1억5000만원, 최대 25억원이 낮아졌다. 전용 59㎡ 타입은 29억5000만원이었지만 28억원으로 낮췄고, 전용 74㎡ 타입과 전용 133㎡은 최대 4억5000만원 가량 내렸다. 185㎡의 34층에 위치한 펜트하우스는 두 달 전만 하더라도 126억원에 내놓았지만 101억원으로 무려 25억원이나 하향 조정했다.
래미안 원베일리는 2021년 분양 당시 3.3㎡당 분양가가 평균 5668만원에 책정되며 역대 최고가 기록을 세운 바 있다. 또 최근에는 공동주택 가운데 3.3㎡ 당 1억원을 최초로 돌파한 인근 아크로리버파크 보다 더 높은 값에 실거래가 이루어지며 시장 가치를 인정받았다. 일례로 이 아파트 116㎡ 타입은 지난달 중순 54억5000만원에 신규거래되며 역대 최고가를 새로 썼다.
그럼에도 조합이 보류지 판매가격을 낮춰 시장에 매물로 내놓은 것은 향후 주택시장을 어둡게 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고금리와 정부의 정책대출 종료 등 주택거래를 둘러싼 제반 환경이 좋지 않아 거래시장이 위축되고 보류지 판매까지 늦어지면 조합원이 납부해야 하는 추가 분담금이 추정가액보다 늘어나게 된다. 보류지 몸값을 낮추면 수익은 조합이 최초 예상한 값보다 100억원 가량 낮아지지만 못 파는 것보다는 할인판매가 낫다고 판단한 것이다. 거래방식도 계약금 10%에 중도금 협의, 잔금 내년 1월 30일이지만 조합은 잔금일정도 일부 협의가 가능하다며 문턱을 낮췄다.
시장에서는 보류지 매각가가 조정에 들어가면서 현금 부자들을 중심으로 거래가 이루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원베일리의 최초 매각가액이 비싸게 책정됐다는 평이 다수였지만 최대 20% 가량 조정되면서 실거래가 또는 시세와 비슷한 수준으로 맞춰졌다”며 “한강뷰가 가능한 세대 등 일부 희소성 있는 매물을 우선으로 이전보다 거래가 수월하게 일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편 원베일리는 서울 서초구 반포동 1-1번지에 위치한 신반포3차와 경남아파트를 재건축한 단지로, 총 23개동 2990세대로 구성돼있다. 8월 말부터 입주를 시작했으며 시공사는 삼성물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