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클래스 10월 누적 판매 8946대로 7시리즈보다 3배 이상 많아
벤츠, 전체 판매량에선 뒤처졌지만 S클래스 등 억대 수입차 시장선 크게 앞서
벤츠 “판매량 보다는 수익률과 프리미엄 브랜드 가치 집중할 것”
다만 최근 젊은 층 중심으로 7시리즈 선호도 올라···1위 브랜드 바뀔 경우 판매량에도 영향 미칠 듯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올해 BMW코리아가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를 누르고 1위 자리 탈환 가능성이 올라갔지만, 실속은 벤츠가 챙긴 것으로 보인다. 주력 모델인 E클래스와 5시리즈 간 판매량 차이는 크지 않지만 플래그십 모델인 S클래스와 7시리즈 간 격차가 여전히 크기 때문이다.

21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해 1~10월 S클래스 판매량은 8946대로 집계됐다. 남은 2개월 판매량을 감안하면 올해도 1만대 판매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S클래스는 1억원이 넘는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E클래스, 5시리즈에 이어 수입차 모델별 판매 3위를 기록 중이다.

벤츠와 BMW를 제외한 대다수 상위권 수입차 브랜드 전체 판매가 연간 1만~2만대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S클래스는 최상위급 모델임에도 다른 브랜드 연간 판매에 맞먹는 수치를 기록하는 셈이다.

이에 비해 BMW 7시리즈는 2565대로 S클래스 판매량의 약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같은 기간 E클래스(1만9119대)와 5시리즈(1만7010대) 차이가 10% 수준 밖에 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격차가 크다.

BMW코리아 관계자는 “7시리즈의 경우 초반엔 가솔린 모델 밖에 없어 판매가 많지 않았지만 이후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디젤, 전기차 등이 나오면서 라인업이 강화돼 월별 판매량이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억대 시장에서도 양사 차이는 크다. 1억원 이상 시장에서 벤츠 판매량은 2만5501대로 1만7343대를 판매한 BMW보다 월등히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1억5000만원 이상 초고가 시장에선 벤츠는 1만4946대, BMW는 3593대로 약 4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고가 차 판매 비중 차이는 실적으로도 연결된다.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2022년 기준.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앞서 지난해 벤츠와 BMW 전체 판매량 차이는 약 2000대에 불과했지만 매출은 2조원, 영업이익은 2배 가까이 벌어진 바 있다. 지난해 벤츠코리아 매출액은 7조5350억원, 영업이익은 2817억원을 기록했으며 BMW코리아는 매출 5조7893억원, 영업이익 1448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당시 S클래스 판매는 1만1000여대, 7시리즈 판매는 3000여대로 차이가 컸다.

즉, 판매량보다는 고가 모델 비중 차이로 인해 실속은 벤츠가 더 챙긴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올해에는 벤츠가 BMW에게 판매량에서 뒤처지며 1위 자리 수성을 위해 할인을 늘린만큼 이전대비 실적이 다소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올해 1~10월 벤츠코리아 판매는 6만988대로 BMW코리아(6만2514대)에게 약 1500대 차이로 1위를 뺏긴 상태다.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이에 벤츠는 최근 들어 E클래스 할인율을 약 10~15% 정도 적용하며 연말 판매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트림별로 차이가 있지만 할인 폭이 700만~1300만원에 달해 최근 월 3000여대로 판매량이 크게 늘어났다.

벤츠코리아 관계자는 “1위 경쟁보다는 S클래스, 마이바흐 판매 등을 통한 수익성을 높이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라며 “판매량 보다는 프리미엄 브랜드 가치에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고가 시장에선 벤츠가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BMW에게 판매량이 역전돼 국내 수입차 1위 자리를 뺏길 경우 브랜드 이미지 영향 등으로 추후 고가 시장에서도 상황이 뒤바뀔 수 있다.

특히 최근 BMW 판매량에서 젊은 세대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장기적 관점에서 봤을 때는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해 1~10월 20대가 가장 많이 구매한 브랜드는 BMW로 2689대를 기록했으며, 2위인 벤츠(946대)보다 두배 가까이 많이 팔렸다. 30대와 40대에서도 BMW 판매량은 1만3008대, 1만4050대로 벤츠 보다(30대 5901대, 40대 9712대) 앞섰다.

BMW 영업점 관계자는 “50대 이상 고객층에선 여전히 S클래스 비중이 압도적이지만, 젊은 층 사이에선 7시리즈 선호도가 올라가고 있다”라며 “20~40대에서 BMW가 인기 있는 것은 물론 최근에는 젊은 중소·중견기업 및 스타트업 사장들이나 영앤리치 등을 중심으로 젊은 층 사이에서 예전보다 7시리즈 판매량이 증가하는 추세”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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