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자회사 VINA, 1동 풀 램프업 이어 2동 가동 개시
SFA반도체·LB세미콘, 적자전환···네패스는 4개 분기 연속 적자

하나마이크론·SFA반도체·LB세미콘·네패스 등 국내 OSAT 4社 영업이익 추이. / 자료=각 사,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시사저널e=고명훈 기자] 하나마이크론이 올 3분기 국내 반도체 후공정(OSAT) 순위권(매출 기준) 4개 업체 중 유일하게 흑자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SFA반도체와 LB세미콘은 전년 동기와 전분기 대비 각각 적자 전환했으며, 네패스도 전분기에 이어 적자를 이어갔다.

IT 전방 수요의 회복이 더디게 진행되면서 주요 반도체 생산량이 급감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하나마이크론의 경우 브라질 법인의 적자 폭은 늘었지만, 올해 가동을 본격화한 베트남 법인(VINA)의 성장을 토대로 전체 실적에서 선방했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하나마이크론이 VINA 공장 1동에 이어 2동까지 올 하반기 가동을 개시하면서 내년 성장궤도에 진입할 것으로 내다봤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하나마이크론은 올 3분기 매출 2394억원을 기록, 전분기 대비 3.9% 감소했으나 전년 동기 대비로는 8.2%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58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전분기 대비 각각 38.3%, 14.6% 줄었지만, 흑자를 유지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주요 메모리 반도체 회사의 생산 감산이 지속되면서 반도체 패키징 부문 가동률은 전년 동기(87.2%) 대비 줄어든 75.5%를 기록했다. 차용호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1분기 삼성전자의 가동률 회복에 따라 하나마이크론의 패키징 실적도 회복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SK하이닉스의 전용 설비로 구축된 베트남 자회사 VINA의 성장이 전체 실적에 기여하고 있다. 하나마이크론은 지난 2021년 SK하이닉스와 체결한 외주임가공계약에 따라 D램·낸드플래시 생산시설을 구축하고 작년 하반기 일부 시설의 생산을 개시한 바 있다. 회사에 따르면 공장 1동은 현재 램프업(장비 설치 후 양산까지 생산 능력 증가)을 마무리한 상황이며, 2동 또한 연말 양산을 앞두고 있다. 올해부터 2025년까지 매년 33%를 증설한단 계획이다.

남궁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까지 VINA 법인의 2동은 본격적인 램프업 단계가 아니여서 수익성에 부정적이었을 것”이라면서도 “주요 고객사의 자체 AP칩을 탑재한 스마트폰 출시에 따라 외주물량 증가가 예상되며, 1동 풀 램프업에 이어 2동 가동 개시에 따른 VINA 법인의 실적 성장이 기대된다”라고 전망했다. 이어 “메모리 생산량 증가에 따라 후공정 외주물량이 증가할 것”이라며 내년 VINA 법인 실적을 전년 동기 대비 107% 증가한 7890억원으로 예상했다.

SFA반도체는 올 3분기 영업손실 108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161억원)와 전분기(8억원) 대비 적자 전환했다. 매출액은 각각 47.6%, 25% 감소한 958억원으로, 1000억원에 못 미쳤다. 가동률은 52%에 머물렀다. 전년 동기(75%)에 비하면 크게 떨어진 수준이다.

전체 생산실적에서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필리핀 법인의 가동률은 55%를 기록했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SFA반도체의 필리핀 법인은 매출 개선이 지연될 전망이다. 일반 서버 수요 부진이 지속되고, 전략 고객의 DDR4 재고 수준이 아직 매우 높은 상태이며 DDR5 증산 속도도 기대보다 더디기 때문”이라며, “매크로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고, 고객사 재고조정 속도를 고려하면 회사의 손익분기점(BEP) 수준인 가동률 40% 후반~50%를 넘으려면 내년 2분기에나 가능할 것 같다”라고 예상했다.

LB세미콘도 적자전환을 피하지 못했다. 올 3분기 4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100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7%, 전분기 대비 2.7% 감소했다. 주요 사업인 반도체 범핑 부문의 가동률은 58.4%로 집계됐다. 전분기(57.8%) 대비해서는 소폭 올랐지만, 전년 동기(78.5%) 대비로는 여전히 저조한 상황이다.

네패스는 3분기 영업손실 146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4분기(-110억원), 올 1분기(-290억원), 2분기(-143억원)에 이어 4개 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매출액은 1265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0.9% 소폭 증가했지만, 전년 동기 대비로는 25.2% 감소했다. 올 3분기 반도체 부문 가동률은 39.1%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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