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금융협회 조사 결과, GDP 대비 기업부채율 126.1%
조사 대상 국가 중 유일하게 GDP보다 가계부채 더 커

국제금융협회(IIF)가 분석한 . /사진=X 캡처
 국제금융협회(IIF)가 분석한 시장별 3분기 부채 규모. / 사진=X 캡처

[시사저널e=최동훈 기자] 한국이 세계 주요 국가 중 경제 규모 대비 기업, 가계 부채가 비교적 큰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국제금융협회(IIF)의 지난 3분기 기준 세계 부채 보고서(Global Debt Monitor report)에 따르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非)금융 기업 부채 비율은 126.1%로 집계됐다.

조사 대상인 세계 34개국 중 홍콩(267.9%), 중국(166.9%)에 이어 3위 수준이다.

한국의 비율은 지난 2분기 120.9%에서 5.2%P 상승해 싱가포르를 제쳤다. 같은 기간 28.6%P 상승한 말레이시아 다음으로 큰 폭이다. 국내 기업의 부채가 급증했음을 뜻한다. 지난 1년간 기업 부채 비율이 높아진 국가는 한국을 비롯해 9개국으로, 경기 둔화에 따른 세계적 긴축 기조에 역행하는 흐름을 보였다는 분석이다.

기업 부채는 실제 급증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6일 기준 현재 국내 5대 은행의 기업 대출 잔액은 766조3856억원으로 전월 대비 2조696억원 늘었다. 지난해 말(703조7268억원)과 비교해 62조6587억원 증가했다.

한국의 가계부채 증가율도 세계 최상위 수준을 보였다. 지난 3분기 한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00.2%로 34개국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2020년 이후 4년째 1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은 조사 대상 국가 중 유일하게 GDP보다 가계 부채가 더 큰 국가로 나타났다.

이달 16일 현재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 잔액은 총 689조5천581억원으로, 10월 말(686조119억원)과 비교해 약 보름 만에 3조5천462억원이나 불었다.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은 전월 대비 6조8000억원 증가했다.

다만 지난 3분기 한국의 가계부채 비율은 과거에 비해 줄어드는 추세를 보였다. 2분기 101.7%, 지난해 3분기 104.8%에 비해 1.5%P, 4.6%P씩 하락했다. 이는 GDP가 성장한데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가계 부채 비율에 비해 정부의 부채 비율은 낮았다. 지난 분기 한국의 GDP 대비 정부 부문 부채비율은 48.9%로 34개국 중 22위 수준이다. 일본이 가장 높은 정부부채 비율(239.9%)을 보였고 싱가포르(170.8%), 미국(117.6%), 홍콩(103.4%) 등으로 그 뒤를 이었다.

다만 한국 정부부채 비율이 외국에 비해 빠르게 늘고 있는 점은 우려를 일으키는 부분이다. 지난 3분기 한국 정부 부채비율은 전년동기(44.2%) 대비 4.7%P 상승했다. 이는 홍콩(23.3%P), 아르헨티나(8.1%P), 중국(7.1%P)에 이어 네 번째로 큰 상승폭이다.

기업(대기업+소상공인 포함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현재 766조3천856억원으로 집계됐다. 역시 지난달 말보다 2조696억원 더 늘었다.

IIF는 X(옛 트위터)를 통해 “글로벌 부채는 지난 3분기에 무려 307조 달러에 이르렀다”며 “ 선진국(미국, 일본, 프랑스, ​​영국)과 신흥 시장(중국, 인도, 브라질, 멕시코) 모두에서 전반적으로 크게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