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경쟁률 100대 1 가뿐히 넘긴 사업장 두 곳, 분양가상한제 적용으로 저렴
고분양가 저항감에 청약통장 사용 꺼려···1군건설사 사업장도 한자릿대 경쟁률 ‘악전고투’

/ 표=정승아 디자이너
11월 서울과 경기권 주요 분양사업장 청약 결과 / 표=정승아 디자이너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11월 주택 청약시장의 희비가 그 어느 때보다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소수의 사업장에는 수요층이 몰리며 평균경쟁률 100대 1을 가뿐히 넘기는가 하면, 대다수 현장은 한자릿대 경쟁률 또는 미분양에 따른 모집공고를 또다시 준비해야 할 판이다. 특히 예년 같으면 흥행 포인트로 통했을 교통호재, 개발 기대감이란 약발이 전혀 먹히지 않고 있다. 오로지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돼 인근 대비 분양가가 저렴한지 여부만이 시장 흥행여부를 가르는 요소로 작용한다.

17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이날까지 서울, 경기도 등 수도권에서 분양한 주요 사업장 가운데 세자릿수 경쟁률을 보인 곳은 두 곳인 것으로 집계됐다. 가장 높은 경쟁률은 서울 강동구 힐스테이트 e편한세상 문정으로 평균경쟁률 152.6대 1이란 기록을 세웠다. 이 사업장은 지하철역에서 상당히 떨어져있는 등 입지가 좋지 않다는 평에도 저렴하다는 장점 때문에 일찌감치 흥행이 점쳐졌고, 시공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은 견본주택도 없이 온라인 홍보로 갈음했지만 수만은 청약통장이 몰렸다. 그 다음으로는 경기 파주 운정신도시 우미린 더 센텀이 108.8대 1로 세자릿수 경쟁률에 이름을 올렸다. 두 사업장은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돼 인근 시세대비 가격이 저렴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외에는 모든 사업장이 한자릿수 경쟁률에 그쳤다. 대표적인 지역은 의정부다. 10대 건설사들은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C 노선 연내 착공 발표로 해당 일대 부동산시장 분위기가 달아오를 것이란 기대감과 함께 의정부에서 이달에만 세 곳의 사업장 공급에 나섰다.

그러나 결과는 처참했다. 현대건설이 금오동에 공급한 힐스테이트 금오 더 퍼스트는 0.9대 1로 미달됐다. 마찬가지로 대우건설이 금오동에서 시공한 푸르지오 클라시엘은 1.2대 1로 미달을 가까스로 면했다. 포스코이앤씨가 시공한 더샵 의정부역 링크시티는 앞선 두 사업장보다는 나은 5.2대 1을 기록했지만 일부 타입의 경우 미계약분 출현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여당이 김포시를 서울에 편입하는 방안을 당론으로 추진키로 하면서 수혜 기대감이 커진 김포의 사업장도 청약시장에선 웃을 수 없었다. GS건설은 김포시에서 고촌 센트럴자이 분양에 나섰으나 김포의 수도권 편입 이슈에도 불구 고분양가라는 평가를 받으며 1.9대 1에 그치며 흥행에 참패했다. 편입이 확정되면 확실한 호재인 것은 맞지만, 현재 상태에선 가능성 수준에 불과해 청약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라는 평가다.

이밖에 도봉 금호어울림 리버파크, 의왕 센트라인 데시앙, 부천 JY 포에시아 등은 서울 또는 수도권이라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한자릿수 경쟁률을 보이거나 미달되는 모습을 보였다.

이처럼 청약 수요자들이 청약통장 사용을 꺼리는 이유는 가격에 대한 저항감이 커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부동산시장이 올 상반기 대비 침체되는 모습을 보이는 데다, 고금리 기조가 지속될 게 예상됨에 따라 고분양가에 대한 부담감을 크게 느껴 움직임이 위축된 것이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높은 분양가에 비싼 이자까지 감당하고 나면 이른바 안전마진이 적거나 남지 않다보니 수요층이 청약을 꺼리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며 “연말로 접어들며 밀어내기 분양이 이어지고 있어 미분양 우려는 더 커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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