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동안 국내서 4개 매출 추가 개설 계획

일본 홈퍼니싱 기업 니토리가 이마트 하월곡점에 첫 오프라인 매장을 열었다. / 사진=한다원 기자
일본 홈퍼니싱 기업 니토리가 이마트 하월곡점에 첫 오프라인 매장을 열었다. / 사진=한다원 기자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일본 훗카이도에서 시작한 인테리어·가구 기업 ‘니토리’가 이마트 하월곡점에 오프라인 매장을 열고 국내 상륙한다. 그동안 니토리 국내 소비자는 쿠팡을 통해서만 구매가 가능했다. 니토리는 4년 내 한국에서 4개 매장을 추가 오픈할 계획이다.

16일 서울 성북구 이마트 하월곡점에서 국내 상륙을 선언한 니토리는 지난해 온라인 매출 9480억원을 달성한 대형 가구, 인테리어 소품 전문점이다. 10년 후 전 세계 3000개 매장, 매출 30조원 달성을 목표로 내세웠다.

니토리는 매장 곳곳에 체험형 요소를 더했다. / 사진=한다원 기자
니토리는 매장 곳곳에 체험형 요소를 더했다. / 사진=한다원 기자

니토리는 일본에서 돈키호테와 함께 유통 공룡 기업으로 불린다. 지난 1967년 일본 삿포로 지역에서 ‘니타도리(似鳥)’ 가구점으로 창업했으며 지난해 도쿄 증권시장에 상장했다. 니토리는 ‘가격 이상의 가치’란 슬로건을 내걸고 인테리어·데코홈·온오프라인 쇼핑몰을 확장해왔다. 이케아와 유니클로 비즈니스 모델을 참고해 일명 SPA(제조·유통 일괄) 방식을 도입했다.

오누키 케이고 니토리 대표는 “일본에서 니토리는 아이들부터 어른까지 모두 알 정도로 대중적인 브랜드”라면서 “니토리가 제조부터 물류, 판매까지 모두 직접 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한국에서도 적용해 사업을 키워가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니토리는 이마트 하월곡점에서 프리 오픈 형태로 매장을 공개했다. 국내 1호점은 오는 23일 공식 오픈한다. 니토리 이마트 하월곡점은 760평에 달한다.

니토리 침구의 핵심인 N웜 브랜드. / 사진=한다원 기자
니토리 침구의 핵심인 N웜 브랜드. / 사진=한다원 기자

니토리는 ‘일본판 이케아’로 불리는 만큼, 매장 곳곳에 이케아와 같은 체험형 공간으로 꾸려졌다. 일본 주거 형태 특성이 그대로 반영된 니토리 제품은 수납이 가능하고 맞춤형으로 구성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니토리 침구는 유니클로의 히트텍과 같은 ‘N웜’ 브랜드가 강점이다. 니토리코리아 소프트바이어 후지아씨는 “N웜은 신체에서 발산되는 수분을 열로 바꾸는 ‘흡습발열소재’를 사용한 제품으로 전기를 사용하지 않아도 따뜻하게 되는 제품”이라며 “침대에 올리거나 탈부착하기 쉬운 상품으로 베게, 침구류, 반려동물 등으로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니토리에서 인기있는 가구 카라보. / 사진=한다원 기자
니토리에서 인기있는 가구 카라보. / 사진=한다원 기자
니토리 직원이 빨래 건조기를 설명하고 있다. / 사진=한다원 기자
니토리 직원이 빨래 건조기를 설명하고 있다. / 사진=한다원 기자

일본에서 인기가 많은 카라보(colobo), 빨래 건조기 등도 취향에 맞게 설정이 가능하다. 카라보는 수납장을 별도 구매해 조립할 수 있도록 했고, 빨래 건조기 역시 좁은 공간에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접이식으로 제작됐다.

니토리 상품부 이토씨는 “위아래로 또는 좌우로 합치거나 사이즈도 취향에 맞게 조립이 가능하다”면서 “가벼우면서도 저렴하게 가격이 설정돼 일본에서도 인기가 많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니토리 가구에는 포켓 코일로 불리는 압축 스프링이 내재돼 있다. / 사진=한다원 기자
니토리 가구에는 포켓 코일로 불리는 압축 스프링이 내재돼 있다. / 사진=한다원 기자
일본 니토리에서 인기 있는 소파베드. / 사진=한다원 기자
일본 니토리에서 인기 있는 소파베드. / 사진=한다원 기자

니토리 가구는 일본뿐 아니라 태국, 말레이시아 등에서도 인기다. 공장은 베트남에 있다. 

이토미카 니토리 가구 바이어는 “침대의 경우 ‘포켓 코일’이라고 불리는 압축 스프링을 넣어 기존 매트리스 대비 압축된 매트리스로 판매되고 있다”면서 “니토리 침대 매트리스는 베트남에서 압축된 상태로 운송되는데, 압축 매트리스다보니 기존 매트리스 대비 두 배 많은 양을 운송할 수 있고 가격도 저렴하게 설정됐다”고 말했다.

일본 주택은 소형 평수가 많다. 따라서 니토리는 가구 제품에 ‘수납’ 기능을 중요시한다. 니토리 소파를 침대로 변형시킬 수 있는 ‘소파베드’가 대표적이다. 니토리 소파베드는 기존 소파 형태에서 침대로 쉽게 바꿀 수 있다. 소파 내부에는 수납할 수 있도록 공간이 마련돼 좁은 평수의 집, 1인가구도 편하게 사용이 가능하다.

다만 니토리 상품들은 일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지적이다. 이마트 하월곡점에서 판매되는 니토리 상품들은 일본 주거 형태에 맞춰져 있다. 한국 소비자 취향을 충족할 수 있을지에 의문부호가 붙는다.

니토리의 자사 소파 브랜드 니토리 스튜디오. / 사진=한다원 기자
니토리의 자사 소파 브랜드 니토리 스튜디오. / 사진=한다원 기자

이에 대해 니토리 관계자는 “한국도 1인 가구가 늘고 있기 때문에 니토리 제품에 대한 고객 니즈가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 “앞으로 한국에서 니토리 매장을 운영하면서 고객 의견을 바탕으로 한국식 제품을 선보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가격도 걸림돌이다. 니토리는 ‘일본판 이케아’로 기대를 모았지만, 정작 제품 가격은 비싸다는 평가다. 침대 매트리스의 경우 30만원에 달하며, 3인용 소파는 90만원가량에 판매된다. 실제 니토리 현장에서도 “가격이 저렴한지 잘 모르겠다”는 의견이 다수 제기됐다.

아울러 쿠팡은 지난 2021년부터 니토리와 계약을 맺고 니토리 상품을 직수입해 판매하고 있다. 니토리 국내 1호점이 이마트 하월곡점에 오픈돼 위치 선정이 아쉽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소비자들이 찾기 어려운 위치에 오픈됐다는 점에서, 오프라인 집객 효과를 누리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다.

오누키 대표는 “소비자들이 니토리 매장 대신 쿠팡의 로켓배송으로 니토리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는 생각은 오프라인 점포 오픈 전에 이미 염두에 뒀지만, 쿠팡에서의 제품 판매를 포기할 수는 없다”면서 “앞으로 온오프라인 가격 조절을 통해 니토리 제품 판매에 집중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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