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6700여 세대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 4개 회사서 시공한 마루 색상 제각각
조합, 시공사 두 곳에 대책 요구하는 공문 보내고 이날까지 회신 요청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 상당수 입주예정자들이 모델하우스와 다른 색상의 바닥 시공으로 시공사에 교체를 요구하고 있다. 사진은 (좌측) 과거 모델하우스 전용 84타입 사진, (가운데) 정상적인 시공 사진, (우측) 하자라고 주장하는 마루색 사진.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 상당수 입주예정자들이 모델하우스와 다른 색상의 바닥 시공으로 시공사에 교체를 요구하고 있다. 사진은 (좌측) 과거 모델하우스 전용 84타입 사진, (가운데) 옵션 선택 시공사진, (우측) 하자라고 주장하는 마루색 사진.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입주가 코앞으로 다가온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 입주예정자와 건설사(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 간 마루를 둘러싼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사전점검에서 가장 큰 문제가 됐던 것이 마루인데, 상당수 세대에는 견본주택에 있던 색깔과 다른 황토빛 또는 노랑색 마루가 깔려있었기 때문이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 조합은 지난 13일 시공사업단인 현대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에 견본주택과 다른 색상의 원목마루 시공에 대해 가장 많은 민원이 접수되고 있으니 신속한 대처방안과 2차 사전점검 일자를 수립해 이날(16일)까지 보고하라는 내용을 담은 공문을 보냈다.

해당 사업장은 6700세대로 국내에서 손꼽히는 대형 단지여서 현대건설(대표주관사, 2획지)과 HDC현산(1획지) 두 곳이 나누어 시공했다. 시공사들은 문제가 되는 마루에 대해서도 이건, 동화마루, 한솔, 3W 등 네 개 마루업체에 시공을 맡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회사별 코팅 방식 및 횟수 차이로 인해 시공 후 마루 색깔이 달라진 것으로 추정된다는 게 조합 측 설명이다. 조합 관계자는 “획지 구별 없이 전용 84타입 거의 모든 세대는 마루 색 하자라며 문제를 제기하고 있고 다른 평형도 민원이 간간이 들어온다”고 말했다. 84㎡는 전체 6702세대 중 2483세대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민원이 다수 발생하자 현대건설은 현장에 지난 14일부터 내달 1일까지 18일 간 마루 전담 상담부스를 설치하고 인력도 배치했다. 그러나 상담자들이 재시공은 어렵다는 입장만 되풀이할 뿐, 보완책은 내놓지 않고 있다며 입주자들은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1획지 시공사인 HDC현산은 그마저도 하지 않고 있다. 1획지의 한 조합원은 “HDC현산 현장 관계자에게 말하니 견본주택 품질과 같은 원목마루를 시공했고 색상만 다르다. 품질엔 이상이 없고 색상은 하자가 아니니 재시공 계획은 없다고 잘라 말하더라”라고 말했다.

이뿐만 아니라 현장에 있는 일부 시공사업단 관계자들은 견본주택 내 시공된 마루는 유상옵션을 신청했어야 하는 부분이라며, 이를 선택하지 않은 조합원 책임으로 돌리고 있다. 다만 소유주들은 ‘견본주택에는 옵션형을 설치해두고 깨알같이 작은 글씨로 1500만원 추가 비용을 더 내야 견본주택대로 시공한다고 써두면 누가 알아보겠나. 황달 걸린 듯한 마루인 걸 알았더라면 누구도 기본형을 신청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일각에서는 견본주택, 또는 분양광고와 다른 시공에 대해선 하자로 인정하지 않는 시공사의 태도만 보더라도 후분양제가 활성화돼야 하는 이유가 충분하지 않냐며 비판하기도 한다.

이처럼 두 시공사에 배치된 현장 인력들은 기능상 문제가 없다면 색깔이 다른 것은 보완해야 할 하자가 아니라는 입장이어서 소유주들과의 갈등이 깊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현대건설 본사 측 관계자는 “재료인 원목 특성상 색깔이 하자라고 판단될 수 있는 부분이 있고 아니라고 판단할 수 있는 부분이 있지 않나. 부스 열고 설명도 하며 어떻게 조치할지 고민중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HDC현산 관계자는 “하자로 접수한 세대들을 직접 찾아가 설명하며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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