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택 대표, 취임 후 1년 만에 흑자전환 이어 올해 역대급 실적 전망
고수익 제품 확대 및 노사 화합 이끌어낸 성과 높이 평가받아

정일택 금호타이어 대표이사 사장. / 사진=금호타이어
정일택 금호타이어 대표이사 사장. / 사진=금호타이어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정일택 금호타이어 대표가 취임 후 1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한데 이어 2년째인 올해는 역대 최고 실적을 눈앞에 두고 있다.

정 대표는 취임 후 강도 높은 비용 절감과 체질개선을 통해 적자를 줄이는데 집중했으며, 올해에는 고인치 타이어 및 전기차 타이어 등 고수익 제품 확대와 자동차 수요 증가, 물류비 감소 등 외부 요인들까지 더해져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

특히 금호타이어는 지난 2018년 경영 악화 등으로 중국 더블스타에 인수된 이후 우려의 시선이 많았으나, 더블스타의 별도 지원 없이 독자경영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금호타이어는 지난 3분기 영업이익 962억원, 매출 9775억원을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은 작년보다 40배 가까이 늘었으며, 매출액은 전년대비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올해 1~3분기 누적 회사 매출은 2조9805억원으로 전년대비 14.2% 늘었고, 영업이익은 2389억원으로 전년대비 50배 증가했다.

이에 올해 금호타이어는 사상 최대 매출도 가능할 전망이다. 앞서 올해 초 금호타이어는 창사 이래 최대 매출액인 4조2700억원을 목표로 세운 바 있다. 금호타이어가 올해 들어 분기별 매출 1조원 수준을 기록하고 있어, 연간 기준으로 4조원 매출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올해 금호타이어 연간 매출 3조9945억원, 영업이익 3259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정일택 대표, 고수익 제품 집중 전략 통해

금호타이어 실적 개선 배경에는 고수익 제품 확대가 눈에 띈다.

정일택 대표는 지난 2021년 대표이사로 선임되기 직전 연구개발본부장과 생산기술본부장을 역임한 바 있다. 제품 전문가인 만큼 중요성도 파악하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금호타이어는 올해 고수익 제품인 고인치 타이어(18인치 이상) 비중을 꾸준히 확대했다. 올 3분기 금호타이어 고인치 타이어 비중은 1분기 36.4%에서 2분기 37.2%, 3분기 38.6% 등 꾸준히 상승했다. 지난 2019년 32.1%와 비교하면 약 4년만에 6.5%포인트 상승한 셈이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국내에선 고인치 타이어 비중이 47.3%, 북미는 44.9%, 중국은 39.1%, 유럽은 26.9%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공장 증설을 통한 지역 다변화도 수익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3분기 기준 금호타이어 한국 매출은 22.2%, 북미는 32.7%, 유럽은 22.1%, 중국은 7.9%, 기타 15.1%로 집계됐다.

지난 2020년 3분기 기준 금호타이어는 한국 매출이 32.8%로 가장 많았고 북미 26.9%, 유럽 13.7%, 중국 9.2% 등을 기록한 바 있다. 미국 조지아 공장과 베트남 공장 증설 등으로 북미 점유율 확대가 가능했다.

더불어 정 대표는 고인치 타이어 뿐 아니라, 전기차용 타이어 공급 확대를 통해 수익 개선에 속도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금호타이어는 ‘마제스티9 솔루스 TA91 EV’, ‘크루젠 HP71 EV’ 등 전기차용 타이어를 개발해 신차에 공급 중이며, 최근엔 전기차용 타이어 브랜드인 ‘이노브’ 상표권을 출원하고 브랜드 출범 시기를 조율 중이다.

◇ 10년간 갈등 빚은 통상임금 갈등 해결···광주공장 이전은 숙제

정 대표는 지난 2011년부터 진행된 노사 통상임금 소송을 올해 마무리하면서 불안 요소를 없앤 성과를 인정 받고 있다.

올해 금호타이어는 통상임금 소송 관련해 노조가 소송을 취하하기로 하면서 약 10년간 이어진 노사 공방에 종지부를 찍었다. 지난 2월 노사는 진행 중인 모든 소송을 취하하고 전·현직 사원 3000여명의 2년 5개월분 법정수당을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회사 내부에선 노사 갈등을 원만하게 해결한 것은 정 대표 리더십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정 대표는 지난 1988년 금호타이어에 입사해 재료개발담당, KTG법인장, OE영업본부장, 품질본부장 등 35년간 금호타이어에 몸담아 직원들과의 소통에 있어서 강점을 가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 정 대표는 현장 경영을 실천하고 직원들과의 격의 없는 소통으로 조직 문화를 유연하게 이끌고 있다.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에서도 노사간 원만한 합의를 이뤄내며, 파업 없이 협상을 마무리 지었다.

금호타이어 광주 공장 전경. / 사진=연합뉴스
금호타이어 광주 공장 전경. / 사진=연합뉴스

남은 것은 광주공장 이전 문제다. 광주 공장은 시설이 노후화돼 설비 투자 등이 요구되지만 공장 부지 이전과 관련해 정치적인 문제가 얽히면서 난항을 겪고 있다. 금호타이어 입장에선 신 공장을 짓기 위해선 부지 용도를 변경하고 이를 담보로 자금을 확보해야 하는데, 광주시는 특혜 시비를 우려해 용도 변경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다만 최근 광주시에서 중재안을 내놓으며 광주 공장 이전과 관련해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지난 8월 “공장을 이전할 부지에 땅을 계약하고 공장을 짓기 시작하면 용도 변경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신공장 건설이 이뤄질 경우 설비 최신화를 통한 품질 및 공장 가동률 개선 등이 이뤄져 실적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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