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다가오면서 초콜릿 선물 관심 급증
수입산 초콜릿 인기 속 롯데웰푸드 투트랙 전략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 서울 강남구 수제 초콜릿 전문점에서 판매하는 ‘기념일 한정판 초콜릿’이 1분 만에 완판됐다. 가격은 4만8000원으로 높은 편에 속하지만 해당 초콜릿은 맥칼란 12년 더블캐스크 싱클몰트 위스키 등 고급 재료가 더해져 인기를 끌었다. MZ세대의 일명 ‘스몰럭셔리(small luxury)’ 트렌드가 초콜릿 판매에도 영향을 미친 것이다.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과 크리스마스, 연말 등 선물을 주고받는 대목이 다가오면서 초콜릿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유통업체들은 간단한 선물로 활용되기 좋은 초콜릿을 포장해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과거에는 전통적인 유통 기업들이 판매하는 바 형태의 초콜릿이 주목받았지만 최근에는 패키지 형태의 선물용이 인기를 끌고 있다.

1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초콜릿 판매율이 높아지는 시즌이 다가오면서 기업들이 저마다 패키지 형태로 구성해 초콜릿 판매에 나서고 있다. 식품기업 관계자들은 과거 초콜릿은 소비자들이 소비하기 위해 구매됐다면 최근에는 선물용으로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고 입을 모았다.

국내 초콜릿 시장 점유율. / 자료=식품산업통계정보, 표=정승아 디자이너
국내 초콜릿 시장 점유율. / 자료=식품산업통계정보, 표=정승아 디자이너
씨앤지가 선물용 형태의 초콜릿을 코엑스 서울카페쇼에서 선보였다. / 사진=한다원 기자
씨앤지가 선물용 형태의 초콜릿을 코엑스 서울카페쇼에서 선보였다. / 사진=한다원 기자

국내 초콜릿 시장 규모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2017년 이후 감소하던 국내 초콜릿 시장 규모는 2021년 6395억원으로 성장했다. 2026년까지는 연평균 2%씩 성장해 7046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입산 초콜릿 선호 뚜렷, 페레로로쉐 1위 유지

특히 수입산 초콜릿의 관심은 해마다 커지고 있다. 대형마트에서 만난 직장인 A씨는 “페레로로쉐나 고디바가 가격은 비싸지만 선물하기 좋다”면서 “패키지 때문이라도 수입 초콜릿을 구매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현재 롯데웰푸드는 46.08%로 초콜릿 제조사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다만 브랜드별로 보면, 롯데웰푸드의 빼빼로를 제외하면 순수 초콜릿 기준으로는 킨더, 페레로로쉐 등 수입 초콜릿들의 인기가 높다. 특히 수능, 연말을 앞두고 초콜릿 선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지난 10월15일부터 집계된 주간 초콜릿 검색어 1위 역시 ‘페레로로쉐’였다. 페레로로쉐는 이탈리아 초콜릿으로 2007년부터 매일유업이 판매하고 있다.

서울 서초구 대형마트에 다양한 브랜드의 초콜릿이 판매되고 있다. / 사진=한다원 기자
서울 서초구 대형마트에 다양한 브랜드의 초콜릿이 판매되고 있다. / 사진=한다원 기자
편의점 매대 황금존(매대 2~3단)에는 수입산 초콜릿 브랜드가 자리잡고 있다. / 사진=한다원 기자
편의점 매대 황금존(매대 2~3단)에는 수입산 초콜릿 브랜드가 자리잡고 있다. / 사진=한다원 기자

문제는 가격이다. 통상 수입산으로 분류되는 것은 가격대가 비싼 편이지만 초콜릿의 경우 가격 차이가 크게 난다. 예를 들어 일본의 로이스 초콜릿은 한 상자에 800엔(약 7000원)이지만, 한국에서는 1만3000원가량에 판매되고 있다. 고디바의 골드 컬렉션 8개입은 현지 홈페이지에서는 20달러(약 2만6000원)인 반면, 한국에서는 같은 제품이 3만원에 달한다. 수입산 초콜릿의 국내 판매가격은 공급가격에 운송비, 관세, 유통 마진이 붙어서 결정되기 때문이다.

편의점 업계 역시 다양한 해외 브랜드 초콜릿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편의점에서도 황금존으로 불리는 매대 2~3단에는 미국의 허쉬 초콜릿과 킷캣, 킨더 등이 자리잡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연말이 다가오면서 선물하기 좋은 초콜릿을 꾸려서 판매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연령대별로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선물용으로는 해외 초콜릿 브랜드를 구매한다”고 말했다.

◇롯데웰푸드, ’가나초콜릿‘과 ’제로‘ 라인업 강화

초콜릿 제조사 브랜드 1위인 롯데웰푸드는 초콜릿 전략을 새정립하는 모양새다. 롯데웰푸드는 기존 스테디셀러인 ’가나초콜릿‘을 리브랜딩하는 동시에 건강을 중요시하는 ’헬시플레저(Healthy Pleasure)’ 인기에 따라 일명 제로 브랜드로 초콜릿 라인업을 추가했다.

가나초콜릿 팝업스토어. / 사진=롯데웰푸드
가나초콜릿 팝업스토어. / 사진=롯데웰푸드

롯데웰푸드에 따르면 지난해 가나초콜릿은 매출 390억원으로 전년(340억원) 대비 14% 이상 증가했다. 가나초콜릿이 성장한 데는 지난해부터 시작한 리브랜딩 작업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롯데웰푸드는 지난해부터 가나의 브랜드를 강화해 프리미엄 디저트로 포지셔닝하고 있다. 포장 재질과 컬러, 금색 컬러에 엠보싱 처리된 로고로 디자인을 재설계한 이유다.

특히 지난해와 올 초 롯데웰푸드는 팝업스토어 가나초콜릿하우스를 열고 위스키와 페어링해 고급 이미지를 더했다.

이와 함께 롯데웰푸드는 소비자의 요구를 반영해 무설탕 디저트 브랜드 제로에 초콜릿을 추가했다. 제로 마일드 초콜릿은 달콤하면서 부드러운 풍미가 특징이다. 설탕으로 만든 기존 초콜릿과 깔끔한 맛이다. 제로 브랜드는 지난해 5월 출범한 이후 판매액 700억원을 달성했고, 내년에는 연간 판매액 9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가나는 롯데웰푸드의 장수 브랜드고 국내서 초코하면 떠오르는 브랜드기도 하다”면서 “친숙한 이미지다보니 가나초콜릿을 고급적인 이미지를 입히기 위해 육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초콜릿은 간식으로 분류되지만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맛도 중요하지만 건강을 챙기고자 하는 바람이 있다”면서 “최근 소비자조사에서도 제로 브랜드로 출시됐으면 하는 품목으로 초콜릿이 1위를 차지해 제로 마일드 초콜릿을 출시하게 된 것이고, 앞으로도 지속적인 트렌드 모니터링을 통해 소비자가 원하는 무설탕 디저트 카테고리를 계속해서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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