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에어·티웨이항공, 팬데믹 직전보다 직원 수 더 많아져
매출 늘어 노동생산성 ‘쑥’···“회복 넘어 경쟁력 강화해야”

[시사저널e=최동훈 기자] 주요 국적 항공사들이 올해 코로나19의 풍토병화(엔데믹) 이후 회복된 항공 서비스 수요 덕분에 실적을 개선하고 사세도 크게 확장한 것으로 파악됐다.

15일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등 5개사가 지난 5년간 공시한 3분기 분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각종 지표가 올해 들어 크게 개선됐다.

매출액은 코로나19 창궐 직전인 2019년 경기 둔화로 전년 대비 낮은 수준을 보이다가 2020년 고꾸라진 이후 점차 개선돼 예년 수준을 회복했다. 매출액이 늘어난 것은 여객, 화물 수송실적이 늘어난 동시에, 유가 상승에 따른 운송비용 증가분이 수익을 키운 덕분이다.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주요 국적 항공사의 3분기말 기준 직원 수 추이.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5개사의 여객, 화물 수송실적은 지난 1~9월 기간 39만6814편으로 2019년 44만6856편의 88.8% 비중에 그쳤지만 2020년 27만2966편에 비하면 1.5배(45.4%)가량 늘었다. 지난 2021년 6월 한국 정부가 양호한 방역 상태를 확보한 국가와 여행안전권역(트래블 버블)을 형성하고 항공 여행을 허용하기 시작한 후 운송실적이 점차 증가했다. 올해 전후로 각국이 엔데믹을 선언한 후 하늘길이 본격적으로 열리며 항공 수요도 가파른 회복세를 보였다.

각 사는 항공수요 회복세에 발맞춰 항공기를 다시 띄우고 직원을 다시 채용하며 사세를 회복했다. 지난 9월말 기준 현재 대한항공(1만7953명), 아시아나항공(8088명) 등 두 대형 국적사와 저비용 항공사(LCC)인 제주항공의 직원 수는 2019년 대비 90% 안팎 수준을 보였다.

/ 사진=티웨이항공
/ 사진=티웨이항공

진에어(2030명), 티웨이항공(2761명)은 오히려 유행병 사태(팬데믹) 전보다 더 많은 직원을 확보하며 항공 수요에 공격적으로 대응했다. 지난해 이후 이날 현재까지 진에어는 대한항공으로부터 항공기 14대의 임대차 계약을 갱신하거나 신규 대여하며 운용 기재 수를 늘렸다.

티웨이항공도 좌석 347석 규모의 대형기 A330-300을 비롯해 중대형기를 적극 도입해 여객, 화물 운송 수요를 동시에 충족시키는 전략으로 수익을 확대해왔다. 기재 수에 대응해 직원도 활발히 채용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진에어, 티웨이항공이 타사와 비교할 때 실적을 빠르게 회복함에 따라 기재수와 인력을 팬데믹 이전보다 크게 보강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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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국적 항공사들의 3분기별 1인당 매출액 추이.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대한항공 직원 1명당 2.4억원 벌어, 팬데믹 이전의 4배

팬데믹 이전에 비해 각 사의 매출액이 직원 수보다 더 큰 증가폭을 보임에 따라 직원 1인당 매출 기여도를 단편적으로 나타내는 1인당 매출액도 대폭 늘었다. 1인당 매출액은 해당 기간 각 사 매출액을 직원수로 나눈 값이다.

대한항공의 1인당 매출액은 2019년 3분기말 5755만원에서 4년 뒤인 지난 3분기말 2억3667만원으로 4배 넘게 뛰어올랐다. 아시아나항공도 2억4751만원으로 4년 전 대비 5배 넘게 올랐고 LCC 3사도 1억을 훌쩍 넘었다. 이 같은 노동생산성 강화 추세가 항공사들의 사세 확장을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번 4분기 이후 내년에도 글로벌 항공 수요가 회복될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이 제기됐다. 전쟁, 고물가 같은 부정적 변수가 존재하지만 유행병 사태의 악영향이 갈수록 사그라드는 한편, 코로나19 시국 속 크게 침체된 항공 수요가 반등하는 구간에 현재 접어들었다는 관측이다.

실제 업계 안에서도 수요 회복 지속에 대한 기대감이 드러나고 있다. 진에어는 최근 실적 호조와 산업 전망 등을 고려해 지난 14일 올해 매출액 전망치를 지난 5월말 발표한 1조1100억원에서 1조2300억원으로 10.8% 상향 조정했다. 인천국제공항은 올해 동계 시즌 운항 횟수가 코로나19 이전 최대인 2018년 16만8000회보다 많은 19만3000회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IATA는 “세계 일부 지역의 경제적, 정치적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새해에도 이러한 추진력이 유지될 수 있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내다봤다.

대한항공 여객이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무인 탑승 수속 시스템 키오스크를 활용해 셀프 체크인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사진=대한항공
대한항공 여객이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무인 탑승 수속 시스템 키오스크를 활용해 셀프 체크인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 사진=대한항공

다만 수요에 대응할 수 있도록 시설, 인력 등 산업 가치사슬을 완벽히 정비해야 할 것이라는 제언이 나온다. 실제 올해 국내에서 기내 비상출입문 개방, 기내실탄 발견, 정비 지연·회항 등 사건·사고 사례가 잇달아 발생했다. 코로나19 기간 시장 침체로 후퇴한 항공 서비스 질적 수준을 높여야만 경기 회복세를 넘어 경쟁력 강화를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박진서 한국교통연구원 본부장(항공우주교통연구본부)은 “현재 빠르게 이뤄지고 있는 수요 회복에 대비해 항공안전에 대해 다시 한번 살펴볼 시점”이라며 “한국 항공정책은 회복이 아니라 다시 경쟁력이라는 원점에서 생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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