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C 3분기 누적 영업이익 사상 최대···4분기 성수기에 연간으로도 역대급 기록 전망
엔저 효과에 LCC 주력 일본 노선 강세 계속···코로나19 전 대비 87%까지 회복
향후 중국 노선 회복까지 이어질 경우 내년까지 성장 동력 지속 전망

국내 LCC들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 이후 분배될 중장거리 노선 획득을 위해 사전 준비 작업에 나섰다.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올해 코로나19 팬데믹 종식에 따른 해외 여행 급증세로 역대급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코로나19 기간 동안 억눌렸던 해외 여행 수요가 올해 폭발하면서 일본, 동남아 등 LCC 주력 노선을 중심으로 여행객이 크게 늘었고, 수급 불균형에 따른 항공권 가격 상승까지 더해져 실적이 대폭 개선됐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올 3분기 국내 LCC 실적은 대부분 역대급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항공의 경우 올 3분기 별도 기준 매출 4368억원과 영업이익 444억원, 당기순이익 271억원을 기록해 3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매출은 전년대비 125.5% 늘었고, 영업이익은 지난해 606억원 적자 대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올 3분기 누적 기준으로는 매출액 1조2289억원, 영업이익 1383억원, 당기순이익 952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 수준을 이어갔다.

진에어의 경우 올 3분기 매출 3225억원, 영업이익 326억원, 순이익 21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대비 85% 늘었고,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했다. 3분기 누적 기준으로는 매출 9340억원, 영업이익 1353억원을 달성해 역대급 실적을 예고했다.

에어부산도 지난 3분기 매출 2305억원과 영업이익 433억 원, 당기순이익 15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대비 매출은 95.8% 증가한 수치로 역대 3분기 기준 최대 실적이다.

아직 티웨이항공의 경우 3분기 실적이 공개되진 않았으나 업계에선 매출 3500억원, 영업이익 400억원 가량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올해 연간 기준으로도 국내 LCC사들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3년은 추정치.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LCC 영업이익은 제주항공은 1651억원, 진에어는 1638억원, 티웨이항공 1570억원, 에어부산 1431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코로나19와 일본 불매운동 여파가 미치기 전인 2018년과 비교해서도 2배 가까이 실적이 오른 셈이다.

◇ 일본 중심 국제선 회복과 항공권 가격 상승 영향

올해 LCC 실적이 개선된 것은 국제선 여객 증가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지난 2020년부터 시작된 코로나19로 인해 작년까지 약 3년 동안 해외 여행이 사실상 금지됐는데, 지난해 10월 일본 여행 재개를 시작으로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국제선이 호황을 맞이했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시스템 에어포탈에 따르면 올해 1월 국제선 여행객은 461만명에서 시작해 여름철 성수기인 지난 8월에는 665만명까지 오르는 등 증가세가 이어졌다.

그 결과 올해 1~9월 국제선 여객은 4847만여명으로 지난해보다 5배 가까이 올랐으며, 코로나 전인 2019년(6846만여명)의 약 70% 수준까지 회복됐다.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특히 LCC 주력 노선인 일본의 경우 올해 1~9월 1361만명이 여행하면서 전체 국제선의 28%를 차지했으며, 지난 2019년(1560만명)과 비교해 87%까지 올라왔다.

국제선 수요는 계속 크게 늘어나고 있는데 비해, 공급량의 경우 항공사들이 코로나 기간 동안 항공기를 줄인 탓에 수급 균형이 무너졌으며, 이에 따라 항공권 가격이 치솟았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LCC 국제선 운임 가격은 지난 2019년과 비교해 1분기는 37%, 2분기는 44%, 3분기는 51%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 국제선 상승세 당분간 이어질 것

올해 3분기까지 국내 LCC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된 가운데 4분기에 이어 내년까지도 상승세가 계속될 전망이다.

4분기의 경우 연말 휴가시즌을 맞아 2분기와 함께 항공업계 성수기로 불린다. 이미 지난 10월 국제선 여행객이 662만여명으로 전월대비 11% 증가했으며, 올해 최고 성수기였던 지난 8월(665만여명)에 근접한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동남아 노선은 전월대비 16%, 일본 노선은 전월대비 13% 증가하는 등 LCC 주력 노선 강세가 이어지고 있어 올해는 물론 내년까지도 국제선 여행객이 강세를 보일 전망이다.

아울러 엔저 기조가 장기화되고 있다는 점도 LCC 업계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증권업계 등에선 내년에도 LCC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내년 제주항공 매출은 1조7464억원, 진에어는 1조2508억원, 티웨이항공은 1조3348억원으로 올해와 비교해 각각 4.9%, 2.5%, 2.2%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노선 회복도 변수다. 당초 중국은 일본과 함께 단일 국가로는 가장 많은 여행객이 오고갔으나, 사드사태와 코로나 등이 겹치면서 여행객이 급감한 바 있다. 지난 2019년 1~9월 중국 노선 여행객은 1371만명으로 일본(1560만명)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으나 올해에는 442만명으로 이전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중국 노선이 지난 9월 다시 재개됐지만, 현재 국내 LCC들은 부족한 기재와 일본, 동남아 노선 폭증세로 중국 노선을 확대할 여력이 없어 예상보다 여행객이 크게 늘어나진 않고 있다.

다만 내년부터 항공기와 중국 노선을 확대할 경우 일본, 동남아에 이어 중국까지 회복되면서 성장동력을 이어갈 전망이다.

티웨이항공은 이달말부터 인천~선양 노선에 취항해 인천~산야·하이커우·칭다오, 대구~장자제, 청주~연길 등 6개 중국 노선을 운항한다. 또한 내년 3월부터 인천~우한 노선 운항을 재개하고 인천~베이징 노선 첫 편을 운항한다.

제주항공은 이날부터 인천~마카오 노선에 주 7회(매일) 일정으로 재운항을 시작하며 중화권 노선 수요 회복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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