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X 지수 전반 상승했지만 보험지수만 약세
상법 개정 따른 배당 불확실성 감소로 훈풍 예상
금리 기조 변화와 공매도 금지 등 대내외 변수로 인해 매력도 하락
향후 각 보험사별 실적 향방에 따라 주가 반등 여부 결정··· 주가 등락 거듭 전망

11월 KRX 주요 지수 수익률(7일 기준)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김태영 기자] 국내 증시가 반등을 시작한 가운데 KRX 지수 전반이 상승하고 있지만 보험지수만 나홀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 상법 개정에 따른 배당 불확실성 감소로 훈풍이 불 것으로 예상했지만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는 평가다. 금리 기조 변화와 공매도 금지 등 대내외 변수로 경기방어주로 꼽히는 보험주의 매력이 떨어졌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향후 각 보험사별 실적 향방에 따라 주가가 반등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8일 업계에 따르면 KRX 보험지수는 지난 1~7일 기준 2.84%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6일 기준으로 보면 삼성생명(-4.95%), DB손해보험(-3.14%), 현대해상(-6.38%), 코리안리(-3.83%) 등 대부분의 지수 구성 종목이 이 기간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KRX 전체 지수의 11월 평균 상승률이 9.77%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보험주가 나홀로 약세를 보였다는 평가다. KRX 전체 지수는 지난 1일 평균 수익률 0.9%를 나타내며 상승세로 출발해 다음 날 1.57% 오른 뒤 공매도 금지가 적용된 6일에는 5.85%의 수익률을 거뒀다.

KRX지수는 올 11월에 10월과 지수별 등락이 뒤바뀐 상태다. 10월만 하더라도 -20.51%의 수익률로 가장 크게 떨어졌던 KRX 기계장비지수는 이달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7일 기준 KRX기계장비 상승률 17.61%에 달한다.

KRX 에너지화학지수 역시 10월 한 달간 15.4% 하락하면서 하락 폭이 KRX지수 가운데 세 번째로 컸지만 이달에는 KRX 기계장비지수 뒤를 이은 상승률을 보였다. 7일 기준 KRX에너지화학 지수는 15.79%에 육박했다. 반면 KRX 보험지수는 KRX지수 전체가 내리막을 탄 와중에도 0.51%의 하락률을 보이며 선방했으나 이달 유일하게 하락한 KRX지수로 전락했다. 이외에도 이 기간 KRX 반도체지수(13.79%), KRX 헬스케어지수(7.28%), KRX 건설지수(6.58%), KRX 자동차지수(5.32%) 등이 눈에 띄게 올랐다.

앞서 보험업종은 올해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에 따라 혼란을 겪은 바 있다. 실적은 대폭 증가했지만 회계상 변화로 배당가능이익이 '제로(0)'에 수렴하면서 배당주로서의 매력도가 떨어졌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IFRS17은 보험부채를 평가할 때 원가가 아닌 시가 기준으로 평가한다. 보험 부채가 금리에 민감하게 변동하고 미실현손익 규모가 크게 증가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이에 당기순이익이 발생해도 배당을 할수 없는 상황이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다. 배당가능이익은 회사의 순자산에서 자본금, 자본준비금, 이익준비금, 미실현이익을 차감해 계산한다.

올해 1분기 기준 주요 보험사 중 8개 회사가 배당가능이익이 0원으로 산출되는 결과가 나오자 지난 27일 법무부는 배당가능이익 중 미실현이익과 미실현손실의 상계를 허용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상법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세부적으로 ▲보험부채의 금리 변동 위험을 회피하기 위한 채권 매입 또는 금리파생상품 을 거래하는 경우▲ 보험계약 관련 위험을 이전하기 위해 재보험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특별계정에 해당되는 보험계약에서 미실현손익이 발생하는 경우다. 오는 연말 국무회의를 통과하면 내년 2∼3월 주주총회 전까지 개선안이 확정되면서 올해 회계연도부터 배당이 가능할 전망이다.

배당 불확실성이 사라진데다 금리가 높을수록 보험주는 자산운용 수익이 증가하는 수혜주로 꼽히는 만큼 방어주 관점 매력이 커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 다시 외면 현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연말 배당 시즌이 다가오고 있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두 차례 연속으로 금리를 동결했고 공매도까지 중단되자 시장 분위기가 선회됐다는 분석이다. 지난 6일부터 공매도가 전면 금지되면서 투자자들은 배당주보다는 그동안 공매도 비중이 높았던 2차전지 관련주 등으로 돌아섰다는 설명이다. 특히 2차전지 종목은 공매도 잔액 비중이 높아 숏커버링(공매도한 주식 청산을 위한 매수) 수혜가 예상되기에 투자자가 몰렸다는 해석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각 보험사 실적 향방에 따라 주가 반등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실적 개선과 함께 배당 성향 확대 가능성이 높은 보험사일수록 주가가 상승세를 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보험사별로 배당정책이 확정된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감안하면 배당에 대한 기대만으로 투자하기에는 아직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며 "향후 실적이 확정되기 이전까지는 주가가 등락을 거듭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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