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초 포스코에너지와 합병, 글로벌 에너지 전문 기업으로 변신 본격화
3년새 2배 불어난 부채는 부담···“투자금은 기업 활동과 회사채 발행으로 충당”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충남 당진 LNG 터미널. /사진=포스코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충남 당진 LNG 터미널. / 사진=포스코

[시사저널e=유호승 기자] 포스코인터내셔널이 포스코에너지와 합병하면서 에너지 분야에 대한 대규모 투자 의지를 밝히고 올해부터 2025년까지 3년간 3조8000억원을 투입하는 중이다. 그러나 10조원에 달하는 부채를 떠안고 있어, 투자 자금을 어떻게 마련할지 관심이 쏠린다.

8일 포스코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올해부터 진행 중인 투자는 LNG 인프라와 E&P(자원개발) 등에 집중된다. 세부적으로 ▲LNG 인프라 1조6000억원 ▲E&P 1조3000억원 ▲LNG발전 7000억원 ▲친환경 에너지 2000억원 등이다.

이 중 가장 많은 금액이 투입되는 LNG 인프라의 경우 광양과 당진 터미널의 기존 73만kL(킬로리터)의 저장탱크 용량을 3년에 걸쳐 늘릴 방침이다. 투자 계획이 완료되면 2026년 기준 465만톤(t)의 LNG 거래량과 총 181만kL의 저장용량 인프라를 확보한다.

포스코인터내셔널 관계자는 “포스코에너지와의 합병으로 그룹에 분산돼 있던 LNG 분야의 밸류체인을 완성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준비를 마쳤다”며 “대규모 투자가 완료되면 글로벌 톱티어 수준의 에너지 전문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단, 문제는 투자 재원 마련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총 부채는 2020년부터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2020년 5조9113억원, 2021년 7조2585억원, 2022년 8조1182억원, 올해 상반기 10조6801억원이다. 3년새 약 2배 증가했다.

부채 증가는 기업 자금흐름에 좋지 않은 지표다. 부채비율은 올해 상반기 기준 163.7%로 안정의 기준인 ‘200%’ 이하이기는 하지만, 투자 계획이 실행되면서 금방 안정선을 넘을 수 있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포스코인터내셔널의 부채비율이 200% 아래로 낮아진 것은 지난해 말부터다. 같은해 3분기에는 229.6%로 불안정했던 만큼 기업 자금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할 시기다. 무리한 투자가 계속되면 부채가 더욱 늘어나 자금 흐름에 ‘빨간 불’이 켜질 수밖에 없다.

회사 측은 투자금 마련을 위해 회사채를 발행하기도 했다. 올해 8월 2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는데, 이 역시 ‘빚’이다. 부채가 더 늘어난 것이다. 이로 인해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재무 안정성에 우려를 나타내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온다.

한국기업평가는 “매년 1조5000억~2조원의 투자 규모를 감안하면 중·단기적으로 차입금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며 “향후 투자를 집행하는 과정에서, 해당 자금이 재무 상황에 어떠한 부담을 미칠지를 면밀히 파악해 신용등급에 반영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국기업평가는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신용등급을 ‘AA-’로 평가한다. 하지만 부채와 부채비율, 차입금 의존도를 모니터링해 재무구조가 악화된다면 신용등급 하향 조정도 계획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60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달성한 만큼 투자금은 기업활동을 통해 어느 정도 자체 소화가 가능하다”며 “부족 자금은 회사채 추가 발행 등으로 채울 예정으로 과감한 성장 투자로 5조원 수준의 기업가치를 2030년까지 13조원으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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