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발탁·승진자·퇴임 임원에 평가 결과 ‘사전 통보’
기술·연구 직군 80년대생 우수 인력, 신임 상무로 대거 발탁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시사저널e=유호승 기자]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삼성생명 등 삼성 주요 계열사의 올해 임원 인사 윤곽이 드러났다. 글로벌 경제위기 및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하마스의 무력 충돌 등 대내외 악재에 대대적인 큰 변화보다 예년 규모의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의 인사를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파악됐다. 

아울러 계열사별로 우수한 기술·연구직군 인력들이 신규 임원 발탁 및 승진 명단에 상당수 이름을 올릴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80년대생 임원이 대거 배출되면서 ‘연령 파괴’도 나타날 전망이다.

7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 전 계열사는 추석 전후로 임원 평가를 실시해, 최근 이 결과를 승진 및 퇴진 인력에 전달했다. 정식 발표는 다음달이지만 물러나는 이들에게 신변 정리할 시간을 주기 위해 한 달 앞서 ‘언질’을 주는 것이다.

삼성은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초격차 전략’에 맞춰 기술 우선 경영을 펼치고 있다. 관련 직군에서 승진자 및 신규 발탁자가 많이 배출되는 이유다. 삼성은 수년 전부터 지속 성장 및 신사업 진출을 위해 기술 분야 인재 발탁을 강화해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직급과 연차에 관계없이 성과를 내고 성장 잠재력을 갖춘 인물을 과감하게 임원진으로 발탁하고 있다”며 “새로운 기술이 개발되면 수많은 관련 비즈니스가 생겨 기업의 지속성장을 견인하기 때문에, 해당 인력을 우선하는 경향은 계속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삼성 서울 서초 사옥. /사진=삼성
삼성 서울 서초 사옥. / 사진=삼성

인사 규모는 지난해보다 다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으로 삼성전자는 최근 3년간 임원 인사 폭을 축소해왔다. ▲2020년 214명 ▲2021년 198명 ▲2022년 187명 등이다. 올해는 반도체 업황부진 등으로 실적이 크게 줄어든 만큼 임원 인사 대상이 180명 이하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연령 파괴 현상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지난해 인사에서 삼성전자의 최연소 승진자는 배범희 DX부문 생산기술연구소 HW기술그룹 상무다. 그는 1985년생으로 2015년 삼성전자에 입사해 7년 만에 상무로 발탁돼 임원진에 합류했다.

배 상무처럼 올해 역시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전 계열사 기술·연구직군에서 탁월한 성과를 낸 80년대생 임원들이 곳곳에서 배출될 전망이다. 일각에선 배 상무보다 젊은 상무 승진자가 등장해 ‘최연소’ 타이틀을 가져갈 것이란 얘기까지 나온다.

단, 젊은 인력들이 승진 명단에 포함되면서 짐을 싸야하는 이들도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사장단에 포함되지 않은 임원(부사장 이하)들 중 1960년대 초중반 출생 임원들의 상당수가 퇴임 통보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고문으로 1년간 더 회사 생활을 한 후 회사를 떠나게 된다.

재계 관계자는 “젊은 오너 일가가 고위직으로 합류하면서 임원진도 기존 60년대생에서 70년대생으로 중심축이 바뀌고 있다”며 “삼성 역시 이재용 회장을 중심으로 지배구조 개편이 완료된 만큼, 세대교체를 위한 연령파괴 현상이 가속화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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