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초 자동차 할부금융 후발주자 진출
자산 규모 1년 새 116.5% 급성장
삼성·우리 제치고 업계 3위 자리 잡아

주요 카드사 자동차 할부금융 자산 추이/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주요 카드사 자동차 할부금융 자산 추이/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김희진 기자] 조달비용 상승 여파가 지속되면서 올해 들어 카드업계 전반의 자동차 할부금융 자산이 감소세를 이어가 있다. 그러나 하나카드는 오히려 1년 새 자동차 할부금융 자산이 2배 이상 급증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6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자동차 할부금융을 취급하는 신한·삼성·KB국민·롯데·우리·하나카드 등 6개 카드사의 올해 2분기 말 기준 자동차 할부금융 자산은 10조163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10조6460억원) 대비 4828억원(4.5%) 감소한 규모다.

작년까지만 해도 카드업계의 자동차 할부금융 자산은 상향 곡선을 그리며 2021년 말 9조7664억원에서 지난해 3월 말 10조1769억원으로 늘어나는 등 10조원을 넘어선 바 있다. 이후에도 증가세를 이어가면서 지난해 말에는 10조7000억원에 육박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는 자산 규모가 계속해서 줄어드는 추세다. 카드업계 자동차 할부금융 자산은 지난해 말 10조6908억원으로 정점을 기록한 이후 올해 ▲3월 말 10조3724억원 ▲6월 말 10조1632억원으로 반년 만에 5000억원 이상 급감했다.

자동차 할부금융을 취급하는 6개 카드사 중 롯데카드와 하나카드를 제외한 4개 카드사에서 일제히 자산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사별로 살펴보면 우리카드의 감소율이 가장 컸다. 올해 6월 말 기준 우리카드의 자동차 할부금융 자산은 1조57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조7612억원에서 39.9% 줄었다. 뒤이어 삼성카드도 1년 새 5327억원에서 4593억원으로 13.8% 감소했다.

올해 들어 카드업계 전반의 자동차 할부금융 자산이 줄어든 데에는 조달금리 상승 영향이 컸다. 지난해 3분기까지만 해도 카드사들은 자동차 할부금융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 경쟁업권인 캐피털사보다 낮은 할부금리를 내거는 등 적극적인 공세를 펼쳤다.

그러나 작년 10월 강원도의 레고랜드 보증채무 미이행 사태 여파로 채권 시장의 자금 경색이 심화되면서 여전채 금리가 급등했고 금리 경쟁이 어려워졌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AA+ 등급의 여전채 3년물 금리는 지난해 11월 6.088%까지 오르며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에는 여전채 금리가 3월 중 3% 후반대로 떨어지며 하향 안정세를 나타내는 듯했지만 2분기 들어 다시 상승세로 전환하면서 지난달 말에는 4.938%까지 치솟는 등 5%대에 육박했다. 조달금리 상승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자동차 할부금융 취급을 확대할 경우 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는 과정에서 비용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카드사들은 자동차금융 영업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런 악재 속에서도 하나카드는 오히려 자동차 할부금융 자산이 2배 이상 늘어나는 등 눈에 띄는 증가세를 보였다. 올해 6월 말 기준 하나카드의 자동차 할부금융 자산은 1조4457억원으로 전년 동기(6676억원) 대비 116.5% 급증했다.

하나카드는 2021년 1월 자동차 할부금융 사업에 진출하면서 다른 카드사들보다 늦게 시장에 뛰어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1년 말에는 삼성카드의 자산 규모를 추월했으며 지난해 말에는 우리카드를 제치면서 카드업계 내 자동차 할부금융 자산 3위 자리를 차지했다.

하나카드가 자동차 할부금융 자산을 급속도로 불릴 수 있었던 이유는 광고 등 마케팅 비용을 절감하는 한편 캐시백 등 혜택 제공을 강화함으로써 고객 수요를 끌어온 점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하나페이 앱을 활용해 디지털 자동차금융 신청 프로세스를 구축해 고객 편의성을 증대했으며, 광고 등 마케팅 비용을 절감해 캐시백 등 수준 높은 고객 혜택을 제공했다”며 “이외에도 고객의 니즈에 맞춰 오토할부, 오토론, 오토캐시백 등 다양한 상품을 제공하면서 고객들의 이용이 많이 늘어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사업을 적극적으로 확대해가는 과정에서 자금 확보 필요성이 커짐에 따라 하나카드의 단기차입금 규모가 눈에 띄게 늘어난 상황이다. 올해 6월 말 기준 하나카드의 단기차입금 규모는 1조45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800억원)보다 175% 급증했다.

이에 하나카드는 안정적인 유동성 관리를 위해 11월 중 3억 달러 규모의 해외 자산유동화증권(ABS)를 발행한다는 계획이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11월 중순쯤 해외 ABS 발행 등을 통해 유동성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계획이며 관련 지표를 모니터링하며 리스크 관리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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