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량진1구역 조합, 조합원에 긴급공지로 GS건설 탓 조합원 피해 커질 것 우려
“GS건설 외에 관심갖던 타 건설사 응찰 안 해 유찰될 것이란 소문도”

/ 이미지=김은실 디자이너
지난달 30일 노량진1구역 조합은 조합원을 상대로 긴급공지를 내며 GS건설 관계자가 홍보규정을 위반한 오픈 단톡방을 개설했다고 시인하는 내용의 녹취를 기반으로 한 속기록을 공개했다. 조합은 GS건설의 규정에 위배되는 홍보활동으로 타 건설사가 입찰에 참여하지 않을 수 있단 점을 우려하고 있다. / 이미지=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올해 초 발생한 검단신도시 건설현장 붕괴사고로 '순살자이'란 오명을 뒤집어쓴 GS건설이 노량진1구역 입찰에서 홍보규정을 위반한 행동을 이어 나가 조합과 갈등을 겪고 있다. 업계에서는 GS건설이 붕괴사고로 영업정지 처분을 받기까지 3개월 남짓 남은 시점에서 수주에 갈증을 느끼며 무리한 수주 활동을 한 영향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 동작구 노량진1구역 재개발 조합은 오는 20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을 마감한다.

노량진1구역은 올해 도시정비사업 시장에서 최대어로 손꼽혀온 만큼 입찰에는 수년 전부터 물밑작업을 진행해온 GS건설을 비롯해, 삼성물산과 포스코이앤씨 등이 관심을 기울였다. 이에 조합은 시공사 선정 입찰지침서 홍보규정에 따라 공정한 시공사 선정을 위해 카카오톡 등 온라인 홍보를 금지했다.

그러나 GS건설은 단체 대화창을 개설했고 그곳에서 홍보를 진행했다. 이에 조합은 GS건설에 9월 말과 10월 말 두 차례에 걸쳐 해당 대화창을 폐쇄하라는 공문을 보냈지만 GS건설은 여전히 채팅창을 운영 중이다. 해당 대화창에는 10월 말 기준 조합원 1018명의 절반이 넘는 500여명이 가입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합은 지난주 1000여 명의 조합원에게 긴급 공지를 통해 “GS건설 담당자가 자기들이 (단톡방을) 만들지 않았다는 거짓 변명만 늘어놓았지만, GS건설이 해당 단톡방을 운영한다는 증거를 제시한다”며 한 GS건설 측 관계자가 ‘수주하려다 보니 부동산 몇 놈과 톡방을 열었다. 죄송하다’고 말한 내용이 담긴 속기록을 공개했다. 또한 조합은 “GS건설 관계자들은 본인들이 조합 정상화위원회(이른바 비대위)라고 신분을 속이고 조합원에게 전화를 돌리기도 한다”고도 밝혔다.

조합은 입찰 마감이 임박한 시점에 GS건설의 규정 위배 홍보활동으로 타 건설사가 입찰하지 않을 것에 대한 우려도 드러냈다. 조합은 “2주 뒤 입찰 마감을 앞둔 지금, 건설사들 사이에서는 GS건설을 제외한 타 건설사들이 우리 구역에 입찰하지 않아 유찰될 것이라는 말이 끊임없이 나온다”고 전했다. 이어 “GS건설이 카톡방을 통해 여론을 좌지우지하고 구역 내 부동산 40여개를 관리하며 타 건설사를 비방해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라는 게 그 이유”라며 GS건설의 홍보규정 위배를 겨냥했다. 만일 조합이 우려하는대로 단독입찰을 하게 될 경우 유찰이 되며 시공사 선정 일정은 지연된다.

통상 입찰에 나서는 건설사는 조합의 구미에 맞는 행동을 하려는 모습을 보이기 때문에 조합과 갈등 구도를 형성하는 건 이례적인 일이다.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달 국감장에서 내년 2월 이전에 GS건설에 행정처분 결론을 내리겠다고 한 만큼 한시라도 빨리 일감을 많이 확보해야 한다는 다급함 또는 절박함에서 나오는 행동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다만 GS건설은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GS건설 관계자는 “오픈 카톡방에 저희 쪽 관계자가 들어가 있을 순 있지만 직접 개설을 한 것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노량진1구역 재개발 사업은 13만2132㎡에 2992세대를 짓는 것을 골자로 한다. 총공사비는 1조원 규모로, GS건설이 올해 도시정비사업 수주를 통해 확보한 1조4488억원의 70%에 달하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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