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도 많이 다니지 않아 ‘텅텅’···2017년 평창동계올림픽 이유로 만들어져
그나마 축소됐으나 여전히 이용객 많은 주말에 신갈-호법 구간 운영···”버스차선 구간 체증 경험하고 강릉 발길 끊고 양양 놀러 다닌다”

평창동계올림픽 개최 전인 2017년 7월 29일 영동고속도로 버스 전용 차선 모습. / 사진=연합뉴스
평창동계올림픽 개최 전인 2017년 7월 29일 영동고속도로 버스 전용 차선 모습.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엄민우 기자] 인천과 강원도 강릉시를 잇는 영동고속도로는 주말이나 피서철마다 시민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도로 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영동고속도로를 다니다 보면 버스차선 구간이 나오는데요.

이용경험이 있는 분마다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입니다. 버스가 쉼없이 다니는 경부고속도로와 달리 사실상 버스도 거의 보기 어렵고 게다가 해당 구간은 상습 정체 구역이라 일반차들은 꽉 막혀 있는데 굳이 왜 버스차선을 운영하는 것일까요?

우선 해당 버스차선이 생기게 된 연유가 사실상 국가적 이벤트 때문이라는 점이 큰 것 같습니다. 영동고속도로 버스전용차선은 평창동계올림픽에 대한 대비 의미로 2017년 시범 운행하다가 2018년 2월부터 정식 운영하게 됐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서울 등 수도권과 강원도 사이 버스 왕래가 이전보다 많아질 수밖에 없다는 판단 때문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올림픽이 끝나게 된 후 버스도 별로 없는 전용차선 운영이 오히려 길만 막히게 한다는 비판에 직면하게 됐습니다. 강원도 지역은 기본적으로 도민들도 차량을 통한 이동이 기본이라고 합니다.

그나마 해당 구간도 이전보다는 줄어든 것입니다. 경찰청에서도 의견을 수렴해 2021년 2월부터 해당 버스전용차로 구간을 ‘신갈분기점-호법분기점’ 사이만 운영하는 것으로 조정했습니다. 그러나 해당 구간 자체가 워낙 교통량이 많은 구간이고, 또 영동고속도로는 주말에 이동하는 차량이 많은데 하필 또 주말에만 버스전용차선을 운영하니 불편이 더 가중된다는 분석입니다.

서울 서초구 지역 직장인 김아무개 씨는 “예전에 주말에 여행 차 강릉 찾았다가 신갈-호법 구간서 답 없이 정체하는 경험하고 차에서 정부만 욕하다가 강릉 발길 끊었다”며 “강원도는 어차피 가면 차 갖고 가는 것이 당연해서 이후엔 강원도를 가더라도 서울춘천고속도로 활용해 양양 쪽을 가게 된다”고 전했습니다

반면 똑같은 버스전용 차선이지만 경부고속도로와는 상황이 많이 달라 보입니다. 경부고속도로는 기본적으로 영남, 호남, 충청도 지역으로 오가는 고속버스가 많아 심지어 버스가 많을 땐 버스차선도 살짝 정체가 있을 정도입니다. 한마디로 버스차선이 그래도 제 역할을 한다는 것이죠.

올림픽 보러 가는 것도 아니고 산과 바다를 돌아다니는 강원도를 찾을 때 차를 가져가는 경우가 대다수라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입니다. 특히나 가족과 함께 움직일 때는 더욱 그렇죠.

이제 국토교통부나 정부차원에서 누굴 위해 운영하는 것인지 의심스러운 영동고속도로 버스차선 운영에 대해 한번 들여다봐야 하는 것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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