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2조원 달했던 수익 1100억원으로 ‘뚝’
협력 약속했지만 모빌리티 등 경쟁만 심화

사진은 2021년 3월 유영상 SK텔레콤 MNO사업대표(왼쪽)와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가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판교 오피스에서 AI·ESG·지식재산권 상호 협력·개방을 위한 MOU를 체결하는 모습 / 사진 = SK텔레콤
사진은 2021년 3월 유영상 SK텔레콤 MNO사업대표(왼쪽)와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가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판교 오피스에서 AI·ESG·지식재산권 상호 협력·개방을 위한 MOU를 체결하는 모습 / 사진 = SK텔레콤

[시사저널e=김용수 기자] SK텔레콤이 보유한 카카오 지분 수익이 지난 2021년 2조원에서 최근 1100억원으로 떨어졌다. SK텔레콤은 지난 2019년 카카오와 3000억원 규모의 지분교환을 단행한 바 있다. 카카오 주가는 경영진의 ‘횡령·배임·주식먹튀 논란· 등을 겪으며 하락하다가, 최근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혐의‘ 관련 수사로 급락했다. SK텔레콤은 지분 이익도, 협업 성과도 없이 당초 공언한 ’협업 관계‘보단 ’경쟁 관계‘로 지분 교환 성과가 없단 비판에 직면했다.

2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현재 카카오 주식 1081만8510주(지분율 2.4%)를 보유 중이다. 최초 취득 금액은 3000억원이며, 당시 기준 장부가액은 7562억원이다. 2021년 9월초 카카오가 15만7500원으로 52주 신고가를 기록하며 SK텔레콤의 카카오 보유 지분 가치는 2조원에 육박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카카오그룹에 대한 악재가 겹치면서 수익성이 악화될 위기에 처했다.

올초 5만3000원대에 머물던 카카오의 주가는 경영진의 횡령, 배임, 주식 먹튀 논란 등을 겪으며 줄곧 하락하다가, 최근 금융감독원의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의혹’ 수사가 급물살을 타면서 이날 종가기준 3만855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이 보유한 카카오 지분을 환산하면 현재 기준 장부가액은 4170억원으로 추정된다. 지분 교환 당시 대비 수익은 1100억원대로 대폭 하락한 것이다. 

카카오그룹은 핵심 경영진이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의혹에 연루돼 수사를 받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도 카카오모빌리티 분식회계 의혹 관련 감리를 진행이다. 카카오그룹에 대한 악재가 이제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주가 하락은 어디까지 이어지기 예단하기 어렵다. 여기에 국민연금공단도 지난 1일 카카오와 카카오페이 주식 보유 목적을 '단순'에서 '일반' 투자 목적으로 변경하며 본격적인 주주 활동 강화에 나서겠단 의지를 밝힌 상황이다. 이같은 상황을 고려하면 향후 SK텔레콤의 카카오 지분 보유 수익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가능성도 남아있다.

지분 수익과 별개로 SK텔레콤과 카카오가 지분 교환 당시 통신·커머스·디지털콘텐츠·미래정보통신기술 등 4대 분야에서 협력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양사가 여러 사업군에서 경쟁 관계에 있는 만큼 협력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

SK스퀘어의 자회사 티맵모빌리티와 카카오모빌리티는 모빌리티사업에서 경쟁을 펼치고 있다. 택시 호출, 내비게이션, 주차당 등을 넘어 최근엔 양사가 ‘미들마일(중간물류)’ 시장 진출도 공식화하면서 경쟁 영역은 확대되고 있다.

SK스퀘어 자회사 드림어스컴퍼니와 카카오 자회사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각각 ‘플로’와 ‘멜론’을 통해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에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커머스 시장에서도 SK스퀘어 자회사 11번가는 카카오톡 ‘선물하기’ 등을 기반으로 한 카카오와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공정위에 따르면 지난해 거래액 기준 11번가가 10조5000억원(점유율 7%), 카카오가 7조5000억원(5%)으로 각각 4, 5위를 차지했다.

SK텔레콤이 경영 판단에 따라 카카오 지분을 매각해 재원으로 활용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SK텔레콤은 2010년 합작사업을 위해 취득한 하나카드 지분 전량(3300억원)을 지난해 7월 하나금융지주에 처분하고, 하나금융지주 지분을 취득한 바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카카오와는 ESG 분야 혁신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ESG펀드를 출자했다. 또 AI 기술을 공동 개발하고, 지식재산권을 상호 공유하기로 하기도 했다. 이런 결과들이 충분히 의미가 있는 활동이 아닐까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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