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 공동구매로 커머스 사업 시작
본업 경쟁력 위한 전략···SSG페이 인수도 눈독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최근 토스가 커머로 사업을 키우고 있다. 네이버가 페이와 쇼핑을 원스톱으로 연결시키는데 성공하면서 토스도 네이버 방식을 그대로 취하는 모양새다. 토스는 커머스 중에서도 공동구매를 통해 시장 공략에 나섰다. 신세계그룹과의 협업을 시작한 토스는 SSG페이 인수까지 눈독을 들이고 있다. 토스는 이용자 체류시간을 늘려 플랫폼 경쟁력을 키우는데 집중하고 있다.

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토스는 공동구매를 통해 커머스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본업인 간편결제에 이커머스 분야를 더하는 것이다. 토스가 선보인 공동구매는 일종의 오픈마켓 시스템을 구현한 것으로, 판매자들은 셀러 어드민을 통해 직접 입점 신청을 해 상품을 등록·판매할 수 있다.

토스 공동구매 갈무리. / 사진=토스 앱 캡처
토스 공동구매 갈무리. / 사진=토스 앱 캡처

토스의 커머스 관심은 지난 4월부터 시작됐다. 토스는 공동구매 서비스를 론칭하며 소비자 반응을 살폈고 현재 입점신청·상품 등재까지 가능한 전용 시스템을 선보였다. 토스 공동구매는 세부적인 입점 심사 기준이 없으며, 가입부터 심사 완료까지 최대 3일이 걸린다. 공동구매는 토스페이가 담당한다. 토스는 공동구매뿐 아니라 브랜드콘을 통해 카페·상품권·치킨·피자·버거·편의점 등 카카오의 선물하기 기능과 유사한 서비스까지 제공하고 있다.

스타트업 관계자는 “토스는 실험을 많이 하는 곳”이라고 언급했다. 즉 여러 서비스를 선보인 후 소비자 반응에 따라 선택과 집중을 펴는 것이 토스의 전략이다.

이날부터 토스는 신세계유니버스클럽과의 협업도 시작했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토스가 신세계유니버스클럽 가입 서비스를 제공한다”면서 “토스 이용자들에게 통합 멤버십 혜택을 쉽게 경험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토스 이용자는 앱을 통해 이마트·SSG닷컴·G마켓 등 3사의 회원가입 후 신세계유니버스클럽 회원 등록까지 가능하다.

토스가 자체 커머스 서비스를 강화하는 배경에는 본업 경쟁력 강화가 있다.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등과 같이 커머스와 간편결제 사업을 연결해 결제액을 늘리고 월간활성이용자수(MAU)를 높여 토스의 경쟁력을 높이려는 전략이다. 업계에서는 카카오페이의 MAU는 2400만명대, 네이버페이는 1600만명대인 반면 토스는 1500만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토스가 커머스를 키우려는 의도가 있다기보다는 소비자의 락인효과에 중점을 두는 것 같다”면서 “커머스가 소비자 이용률을 높이기 좋은 수단으로, 본업인 간편결제 가입자수를 늘리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토스가 택한 공동구매는 ‘오픈마켓’과 결이 비슷하다. 대표적으로 네이버는 쇼핑, 뉴스, 검색 등으로 이용자들을 끌어모은 후 네이버페이로 결제하도록 연결했다. 사용자들은 네이버쇼핑에서 포인트를 받기 위해 네이버페이로 결제하는 방식을 취한다. 신세계도 계열사들을 한 데 모은 신세계유니버스 멤버십을 제공하면서 장보기는 이마트, 카페는 스타벅스 등으로 소비자들을 락인(Lock in)시키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토스도 마찬가지다. 토스는 사용자들을 끌어모으고 체류시간을 늘리기 위해 여러 서비스를 제공하며 소비자 반응을 보고 있다. 만보기, 행운퀴즈 등이 대표적인 예다. 결국 토스가 거래액을 늘리기 위한 수단으로 커머스를 택했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일각에서는 토스가 기업공개(IPO)를 위해 커머스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커머스로 소비자들을 이끌어 토스의 기업가치를 높이려는 것이다.

지난해 토스는 5300억원 규모의 시리즈G 투자를 유치했고, 기업가치 9조원을 인정받았다. 그러나 지난해만해도 토스의 시가총액은 10조원대에서 6조원대로 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토스는 SSG페이 인수까지 눈독 들이고 있다. 현재 토스는 SSG페이와 스마일페이 매각협상의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 신세계그룹은 토스에 SSG페이, 스마일페이 사업부 지분을 전량 매각할 계획이다. 토스는 SSG페이·스마일페이를 인수해 간편결제 점유율을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SSG페이와 스마일페이의 이용자는 약 2500만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토스 관계자는 “상품을 팔아서 돈을 버는 것이 아닌 결제를 일으키기 위해 공동구매를 시작하게 됐다”면서 “이용자는 체류 시간을 늘리고 입점사는 트래픽 받아 서로 상생할 수 있는 플랫폼 역할에 충실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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