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 열린 타운홀 미팅에서 직원들과 올해 흑자전환 예상 공유
AOC 발급 받은 지 2년만 흑자···엔데믹 후 해외여행 증가 및 장거리 위주 전략 통해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에 따른 여객·화물 노선 배분 받을 경우 실적 개선 탄력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2023년은 추정치.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에어프레미아가 올해 흑자전환 가능성이 점쳐진다. 당초 에어프레미아는 내년 흑자전환을 예상했으나, 엔데믹에 따른 해외여행 급증으로 흑자전환이 예상보다 1년 앞당겨질 것으로 보인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에어프레미아는 지난달 말 타운홀 미팅에서 올해 실적과 관련해 직원들과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에어프레미아 한 고위 관계자는 “올해 회사는 3600억원 매출 달성 및 영업이익 실현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글로벌 유가와 환율 변동이라는 외부 변수가 있어 4분기 실적을 봐야겠으나, 현재 추세대로라면 흑자전환이 유력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에어프레미아는 지난 6월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110억원 상당의 영업손실을 내고, 내년부터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했는데, 당초보다 흑자전환 시기가 1년 빨라진 것이다.

이 경우 에어프레미아는 지난 2021년 항공운항증명(AOC)을 발급 받은지 불과 2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하는 셈이다.

에어프레미아의 빠른 흑자전환은 수익성이 높은 중장거리 노선에 집중한 결과다. 에어프레미아는 설립 초기부터 미국을 중심으로 한 장거리 노선에 취항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당시 업계에선 중장거리 노선의 경우 대형 항공사(FSC)와 외항사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어 에어프레미아 성공 가능성을 낮게 봤다.

통상 국내 저비용항공사(LCC)의 경우 일본과 중국, 동남아시아 등 단거리 위주로 몸집을 키우면서 대부분 경쟁력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에어프레미아는 보잉사의 차세대 장거리 여객기인 ‘B787-9’를 중심으로 기단을 꾸렸으며, FSC 대비 저렴한 가격과 넓은 좌석 등이 호평을 받으면서 미주 노선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에어프레미아가 첫 취항한 미국 LA 노선의 경우 지난 1년간 519회를 운항하며 13만7505명이 탑승했고, 평균 탑승률도 85.7%에 달해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에어프레미아는 LA 노선 이후 뉴욕, 독일 프랑크푸르트, 일본 나리타, 태국 방콕 등 노선을 운항하고 있으며 내달부터는 하와이 호놀룰루에 부정기 노선을 띄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에어프레미아 국제선 여객은 지난 1월 4만3000여명에서 꾸준히 상승하며 여름 휴가철 시기인 지난 7~8월엔 7만명까지 늘었다. 이에 따라 올해 1~9월 에어프레미아 국제선 여객은 48만여명에 달해, 같은 신생항공사인 에어로케이(6만6162명)보다 8배가량 많다.

평균 탑승률도 83.4%로 중장거리 노선 위주임에도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화물 사업도 에어프레미아 흑자 전환을 앞당기는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에어프레미아는 올해 3분기까지 2만1600톤의 화물을 수송했다. 에어프레미아는 지난 2021년 싱가포르, 호찌민, 방콕, 키르키즈스탄 노선 화물전용 부정기편을 시작으로 국제선 화물 운송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글로벌 항공화물서비스 업체를 통해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하는 동시에 미국과 유럽 중심으로 화물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 에어프레미아 화물사업 매출은 미주노선 50%, 유럽노선 30%로 장거리 노선이 매출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운송 품목으로는 전자상거래 물품(40%), 전자담배(30%), 반도체 장비(10%) 등 고부가가치 제품이 주를 이룬다.

한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합병하게 될 경우 양사가 보유한 미국·유럽 일부 여객 노선 및 화물 노선이 다른 항공사에 이전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국내에선 에어프레미아와 티웨이항공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에어프레미아의 경우 이미 미주 노선과 유럽 노선을 운항하고 있는데다, 보유 항공기도 대형기급이라 타 항공사들 대비 우위를 점하고 있다.  B787-9는 300명 이상이 탑승할 수 있는 대형기로 최대 항속거리는 1만5000km에 달해 미주 및 유럽까지 운항할 수 있다. 단일 기종으로 운항해 정비 비용을 포함한 각종 고정비용을 절약하는 효과도 있다.

에어프레미아가 양사 합병 이후 배분될 노선을 확보하게 된다면 실적 개선에 한층 더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회사는 내년 B787-9 기종을 2~4대 추가 도입하며 미주와 유럽 등 장거리 노선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오는 2027년에는 항공기를 15대까지 늘리고 매출 1조5000원, 영업이익 1500억원을 달성하겠다고 목표를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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