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진에어 제치고 LCC 2위 차지
연간 영업이익·매출도 사상 최대 전망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합병 시 유럽 운수권 배분 가능성도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올해 티웨이항공 상승세가 매섭다. 티웨이항공은 코로나19 이전에는 이스타항공, 에어부산 등과 저비용항공사(LCC) 중위권 다툼을 벌였으나, 코로나를 거쳐 엔데믹이 시작된 올해에는 진에어와 함께 LCC 1위인 제주항공 뒤를 맹추격하며 2위 자리 경쟁을 하고 있다.

27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9월 티웨이항공 국제선 여객은 395만여명으로 제주항공(533만여명)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진에어는 363만여명으로 티웨이항공에 뒤처진 상황이다.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국내선의 경우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진에어 3사가 370만여명을 실어날랐으며, 티웨이항공은 345만여명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올해 티웨이항공 실적도 큰 폭으로 개선됐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티웨이항공 매출은 1조3015억원, 영업이익 1618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망치대로라면 올해 티웨이항공은 매출과 영업익 모두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하는 셈이다.

티웨이항공 약진은 코로나19 위기를 기회로 삼았기 때문이다. 티웨이항공은 코로나 기간에도 항공기를 줄이지 않았으며, 이에 따라 올해 엔데믹 전환에 맞춰 노선 회복에 발 빠르게 나서면서 실적 개선에 속도가 붙었다.

티웨이항공은 충분한 기단을 바탕으로 기존 LCC 주력 노선인 일본과 동남아 지역 취항을 확대했다. 특히 A330-300 도입을 통해 호주 시드니를 비롯해 싱가포르, 몽골 등 중거리 노선 취항이 가능해지면서 수익성 향상에 도움을 줬다.

티웨이항공의 중대형 항공기 A330-300. / 사진=티웨이항공
티웨이항공의 중대형 항공기 A330-300. / 사진=티웨이항공

회사 관계자는 “코로나 기간에도 기단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지난해 10월 말 시작된 일본 노선 재운항을 시작으로 여행 수요 확장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며 국제선 재운항을 빠르게 진행했다”라며 “청주공항발 노선 등 신규 국제선 취항을 확대했으며, 중대형기 ‘A330-300’ 도입을 통한 중거리 공급석을 늘린 점 등이 실적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현재 티웨이항공이 보유한 항공기는 30대로 27대를 보유한 진에어보다 오히려 기단이 많다. 제주항공(39대)과도 9대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티웨이항공은 내년에도 B737-8 4대, A330-300 2대 및 장거리 운항이 가능한 기재 도입을 추가로 준비하고 있다.

아울러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이 성사될 경우 유럽 노선 운수권이 배분될 가능성이 높아 이에 따른 반사이익도 예상되는 상황이다.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유럽연합(EU) 경쟁당국으로부터 합병 승인을 받기 위해 일부 유럽 노선을 티웨이항공에 이전하는 시정조치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티웨이항공은 유럽 크로아티아 운수권을 확보한 바 있으며, 이에 따라 A330-300 도입을 통한 유럽 노선 취항 준비를 마친 상태다.

만일 티웨이항공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합병에 따라 유럽 운수권을 확보할 경우 유럽 노선 진출을 본격화하기 위한 장거리 기재 도입에도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정홍근 티웨이항공 대표는 지난해 기자간담회를 통해 “양사 합병에 따라 운수권 재배분이 진행될 경우 가장 주목하고 있는 곳은 파리, 로마, 런던, 이스탄불, 바르셀로나 등 유럽 노선이다”며 “해당 노선은 양사 통합에 따른 재배분이 없었다면 50년을 기다려도 얻을 수 없는 운수권이다”고 강조한 바 있다.

또한 그는 “서유럽이나 미국 서부까지 가기 위해서는 A330-300보다 더 멀리 갈 수 있는 기재가 필요하며, A330-200의 경우 A330-300 조종사 훈련을 받으면 같이 운항할 수 있어 향후 추가 도입 기재로 채택될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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