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대표이사 인선 작업 차일피일 지연
임추위 구성조차 하지 않아···대표 공백 사태 가시화
금융당국 인사와 맞물려 지연 가능성 지배적
예정됐던 IPO 추진 불발돼 전체 일정 혼선 발생 시각도
SGI서울보증 "원활하게 인수인계 받을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할 것" 

유광열 SGI서울보증 대표이사 사장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김태영 기자] 최근 수요예측 부진으로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을 철회한 SGI서울보증의 차기 대표이사 인선 작업이 차일피일 지연되고 있어 그 배경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아직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 구성조차 되지 않은 상황이다 보니 향후 대표 공백 사태가 가시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 안팎에서는 금융당국 인사와 맞물려 대표 인선 작업이 지연됐다는 시각이 지배적이지만 예정됐던 기업공개(IPO) 추진이 불발되면서 전체 일정에 혼선이 발생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SGI서울보증은 오는 12월 1일 임기가 끝나는 유광열 SGI서울보증 사장의 후임 선정을 위한 절차에 착수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통상적으로 SGI보증보험은 현 사장 임기 만료 40~50일 전에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 구성을 위한 이사회를 개최하고 임추위를 통해 후임 선정 작업에 착수한다.

현재 유 사장의 임기가 11월 말까지인 점을 감안하면 최소 이달 내에 임추위 구성을 위한 이사회를 개최해야 하지만 현재 예정된 이사회 개최는 다음달 중순 이후로 알려졌다. SGI서울보증 대표는 사장 후보 공모와 서류 심사 및 면접 등을 거쳐 최종 후보자를 추천한다. 임추위가 추천한 사장 후보자는 이사회 결의를 거쳐 주주총회에서 최종 선임된다.

SGI서울보증이 이달 내에 임추위 구성을 완료하지 못하면 사실상 대표 대행체제가 가동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대표이사 직무대행의 경우 말 그대로 대표이사의 직무를 대행하는 자리다. 직무 대행 범위는 통상의 관리업무 등으로 제한되며 그 범위를 벗어나는 사안은 이사회 부의를 통해 이뤄진다. 현재 직무대행은 유 사장이 맡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SGI서울보증 대표 인선이 늦어지는 가장 큰 이유는 금융당국 인사와 맞물렸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오는 연말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고위직의 연쇄 이동을 앞두고 있다. 금융위 사무처장, 금감원 수석부원장 등의 인사이동이 예고돼 있는데다 이 가운데 SGI보증보험 사장 후보로 오른 인사도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 SGI서울보증 차기 대표 후보로는 이명순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최훈 전 금융위원회 상임위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 수석부원장은 금융위 대변인과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을 지냈다. 최 전 상임위원은 금융위원회에서 금융정책국장과 상임위원을 지낸 인물이다. 원만한 인사이동을 위해 차기 사장 선임 절차를 금융당국 인사 뒤로 미뤘다는 의미다.

기업공개(IPO) 일정 등 굵직한 현안을 맞이한 상황에서 사장 선임에 대해 집중적인 논의가 부족했다는 시각도 나온다. 기존 상장 일정을 감안해 상장 이후에 사장 선정 절차를 진행하려고 했지만 IPO가 철회되면서 전체 일정이 틀어졌다는 설명이다.

직무대행 특성상 권한과 책임에 의해 업무가 제한적인 만큼 향후 경영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이 나온다. 부실 금융회사로 지정된 MG손해보험 매각과 함께 SGI서울보증 유가증권시장 상장 재추진 등 해결해야 할 현안 과제가 산적해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인선 지연에 따른 경영 공백 상태가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SGI서울보증 임원 12명 가운데 6명의 임기가 오는 12월 말 끝난다. 임원 인사는 차기 사장에게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 결국 유 사장을 포함해 SGI서울보증 임원 7명이 곧 물러나야 하는 상황에서 업무를 이어가야 하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SGI서울보증 직원들 사이에서는 경영 공백이 우려가 이미 현실화하고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며 "가뜩이나 IPO 실패로 내부 분위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직원들 사기가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SGI서울보증 관계자는 "신임 사장 선임 절차를 차질 없이 진행할 계획이다"며 "차기 사장이 대표이사직을 원활하게 인수인계 받을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SGI서울보증 대표 인선이 지연돼 권한대행 체제로 운영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지난 2017년 SGI서울보증은 대표이사 대행체제를 운영한 바 있다. 당시 대표였던 최종구 전 사장은 같은해 3월 수출입은행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최 전 사장의 갑작스러운 퇴임으로 대표이사 공백을 맞은 SGI서울보증은 이사회 규정에 따라 직무대행 1순위인 김상택 전무를 대표이사 직무대행으로 선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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