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곡 10-2단지’ 260가구 모집에 1만8천명 몰려
역세권 입지에 눈길···분양가, 주변 시세 절반도 안 돼
공공환매만 가능해 재산권 침해 논란···전매 확대 법안 발의

[시사저널e=길해성 기자] 민간 아파트 분양가가 치솟으면서 공공에서 공급하는 토지임대부 주택 이른바 ‘반값 아파트’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최근 공급된 마곡 10-2단지는 일반공급 경쟁률이 세 자릿수를 기록하며 흥행했다. 역세권 입지임에도 주변 시세 절반 수준의 분양가에 수요자들이 움직였다. 개인 간 거래가 가능해질 것이란 기대감도 흥행 요인으로 꼽힌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마곡지구에 공급되는 마곡 10-2단지 토지임대부 분양주택(뉴:홈 나눔형)은 전용면적 59㎡ 260가구 공급에 1만8032명이 신청해 평균 경쟁률이 69.4대 1로 나타났다. 유형별로 살펴보면 일반공급은 52가구 모집에 6923명이 몰려 경쟁률 133.1대 1을 기록했다. 특별공급은 208가구 모집에 1만1109명이 신청해 53.4대 1 경쟁률을 보였다. 청년특별공급이 39가구 모집에 7284명이 몰리며 최고 경쟁률인 187대 1을 기록했다.

마곡 10-2단지는 앞서 6월에 공급된 토지임대부 분양주택 ‘고덕강일지구 3단지’보다 훨씬 높은 경쟁률을 나타냈다. 고덕강일3단지는 전용 590가구 모집에 1만779명이 접수해 평균 경쟁률 18대 1을 기록했다. 편리한 교통과 우수한 교육환경 등 마곡지구의 인기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 자료=국토교통부

마곡 10-2단지는 서울 지하철 5호선 송정역과 마곡역 사이에 위치해 지하철이 도보권이고 초등학교와 중학교가 가까워 청약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아왔다. 토지임대부 주택이라 시세보다 저렴한 분양가로 최장 80년간 거주할 수 있다는 점도 눈길을 끌었다. 전용 59㎡(단일평형 공급)의 추정 건물 분양가는 3억1119만원으로 책정됐다. 추정 토지임대료는 월 69만7600원이다.

당초 토지임대료 때문에 흥행이 어렵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주변 시세 절반도 안 되는 분양가에 수요자들이 움직인 것으로 풀이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을 살펴보면 인근에 위치한 ‘마곡13단지 힐스테이트마스터’는 전용 59㎡가 지난달 4일 11억3000만원에 거래됐다. 건너편 ‘마곡엠밸리9단지’도 같은 평형대 실거래 가격이 10억원대에 형성돼 있다. 매달 내는 토지임대료를 감안해도 훨씬 저렴한 수준이다.

이번 흥행은 전매에 대한 기대감도 반영됐다. 토지임대부 주택은 의무거주 기간 5년이 있다. 의무거주 기간을 채우면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만 시세대로 되팔 수 있다. 시세차익의 30%를 LH에 내놓아야 한다. 시장에서 재산권 침해라는 지적이 이어지자 지난해 12월 국회에선 거주 10년 이후 토지임대부 주택의 개인 간 거래를 허용하는 내용의 주택법 일부개정안이 발의되기도 했다.

토지임대부 사업의 지속 여부는 재산권 환매 정책에 달려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서강대 일반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는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은 공공이 토지를 소유하고 건축물 등 소유권은 분양받은 개인이 취득하는 주택 유형이다”며 “토지임대료를 내는 만큼 결국 ‘반전세’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토지를 소유하지 못한다는 태생적 한계가 있는데 자유롭게 거래도 하지 못하는 형태라면 자가주택의 한축으로 자리잡긴 어려울 것이다”며 “또한 개인 간 거래가 가능하게 하는 내용의 법이 발의됐지만 통과를 장담하기 어려운 만큼 수요자들의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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