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협회장과 손보협회장, 오는 12월 임기 종료
중량감 있는 차기 정치권이나 관료 출신 하마평
보험업 제대로 아는 전문가 선임 주장 목소리도
아직 임기가 1개월 이상 남아있는 만큼 후임 속단 어려워

정희수 생명보험협회장(왼쪽)과 정지원 손해보험협회장 사진=생명보혐협회와 손해보험협회

[시사저널e=김태영 기자] 생명보험협회, 손해보험협회로 대표되는 양대 보험협회장 임기가 오는 12월 모두 종료되는 가운데 후임 인선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전임자들과 마찬가지로 정치권이나 관료 출신이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오지만 일각에서는 보험업권의 목소리를 제대로 대변하기 위해 출신을 떠나 보험업을 제대로 아는 전문가가 선임돼야 한다고 목소리도 나온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임기 만료를 맞이하는 보험업권 기관장은 정희수 생명보험협회장, 정지원 손해보험협회장이다. 정희수 생명보험협회장과 정지원 손해보험협회장이 오는 12월 8일과 22일에 각각 3년 임기가 만료된다. 

업계에서는 문재인 정부 시절 선임된 이들 협회장의 연임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정희수 생명보험협회장은 17·18·19대 의원을 지낸 3선 의원 출신으로 2017년 4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 선대위의 '통합정부추진위원회' 자문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임명됐다. 이어 2018년 12월 보험연수원장을 지낸 후 지난 2020년 생명보험협회장에 선임됐다. 정지원 손해보험협회장은 금융감독위원회 은행감독과장과 감독정책과장을 거쳐 금융위원회 기업재무개선지원단 단장, 금융서비스국 국장을 지낸 후 지난 2017년 한국거래소 이사장 등을 역임했다. 이후 2020년 손해보험협회장에 선임됐다.

과거 연임 사례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최근 협회장들은 모두 단임에서 끝났다. 단임해 온 추세에 따라 올해도 연임 가능성은 사실상 낮은 것으로 판단된다는 관측이다.

양 협회는 조만간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를 열고 차기 협회장 인선에 들어갈 예정이다. 아직 본격적인 회장 선임 절차가 시작되지 않아 뚜렷한 후보군이 거론되지는 않는 분위기이지만 업계 안팎에서는 어떤 배경을 가진 인사가 차기 회장으로 선임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생보협회와 손보협회의 경우 민출신과 관출신이 번갈아가며 수장이 바뀌어 온 이력이 있는 만큼 올해는 어느 쪽에서 선임될지 이목이 집중된다. 일각에서는 정부 인사 소위 정치권 출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왼쪽부터) 성대규 신한라이프 의장, 임승태 KDB생명 대표, 윤진식 전 국회의원 / 사진=각 사
(왼쪽부터) 성대규 신한라이프 의장, 임승태 KDB생명보험 대표, 윤진식 전 국회의원 / 사진=각 사

우선 임기가 만료되는 정희수 생명보험협회장 후임으로는 성대규 신한라이프 의장, 임승태 KDB생명보험 대표, 윤진식 전 국회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성 의장은 재정경제부, 금융위원회를 거쳐 신한라이프 사장까지 역임한 경험이 있어 민·관의 역량을 두루 갖췄다는 평가다. 임 대표 역시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을 거쳐 금융위원회에서 사무처장과 상임위원 등을 역임한 바 있다. 윤 전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의 경제고문으로 알려져있다. 

손해보험협회장은 상대적으로 잠잠한 분위기다. 정 회장 임기 만료 시점이 12월 22일이므로 금융권 '형님' 격인 은행연합회 차기 회장 하마평이 확정되고 생보협회 인선이 마무리 단계에 이르면 본격적으로 이름이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손보협회장을 추천하기 위한 기구인 회추위 계획은 아직 잡혀있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뚜렷한 하마평이 적은 상황으로 현재까지 특별한 기류는 없지만 관료 출신이 유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손보협회 회추위는 각 회원사의 대표이사와 학계에서 참여하므로 회원사의 의견이 크게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 앞서 민간출신이었던 신용길 전 생명보험협회장(34대)은 같은 시기에 회장직을 맡은 금융감독원장 출신인 김용덕 전 손해보험협회장과 무게감이 다르다며 각 업권 협회 수장들을 비교하는 지적들이 일각에서 제기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보험업계가 최근 당면한 여러 현안과 숙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출신을 떠나 보험 시장을 잘 아는 민간 출신 인사가 차기 협회장을 맡아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앞서 현 협회장들이 선임되기 전 생보협회와 손보협회는 한 동안 민간 출신이 이끌기도 했다. 정 회장의 전임자인 신용길 전 협회장은 교보생명에서 오랜 기간 근무한 뒤 KB라이프생명 사장을 지냈다. 지난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손보협회를 이끌었던 장남식 전 협회장 역시 KB손해보험의 전신인 LIG손해보험의 사장을 역임한 인물이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아직 임기가 1개월 이상 남아있어 벌써부터 하마평을 내며 후임을 속단하는 것은 금물"이라면서도 "두 보험협회장 모두 임기 동안 보험산업 혁신이라는 업적이 있는 만큼 후임도 비슷한 출신을 거친 인물이 선임될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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