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14억·광명 12억’ 국민평형 아파트 줄줄이 완판
“분양가 오르고 공급 우려 커지자 청약 적기로 판단”

[시사저널e=길해성 기자]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청약시장이 달아오르는 분위기다. 고분양가 논란으로 미분양이 발생했던 단지는 물론 신규 단지들도 줄줄이 완판을 이어가고 있다. 수도권 단지들의 고분양가 책정이 더욱 유력해지자 ‘분양가가 더 오르기 전에 사자’란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7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북구 미아동에 공급된 ‘한화 포레나 미아’는 최근 분양을 마감했다. 이곳에선 지난해 3월 분양 당시 고분양가 논란으로 미분양이 대거 발생했다. 8월 말까지만 해도 60가구 이상이 남았었는데 한 달 만에 급속도로 팔려나간 것이다. 전용면적 59㎡형 분양권은 지난달 8억7124만원에 팔렸다. 해당 평형 분양가격이 8억6000만~8억7000만원대였음을 고려하면 웃돈 1000만원이 붙은 셈이다. 올해 들어 신규 분양가가 급격히 치솟으면서 상대적으로 가격 경쟁력이 생긴 영향으로 풀이된다.

‘광명이 12억’ 아파트로 불린 경기 광명시 ‘광명 센트럴 아이파크’는 전 가구가 계약을 완료했다. 이곳은 전용 84㎡ 분양가가 12억원대에 나와 고분양가 논란이 일었지만 1순위 평균 경쟁률이 18.9대 1을 기록했다. 이어진 무순위 청약에서도 미계약분 27가구 모집에 3450명이 몰렸다.

지난 7월 서울 서초구 르엘캐슬 갤러리에서 방문객들이 ‘구의역 롯데캐슬 이스트폴’ 견본주택을 둘러보기 위해 줄을 서 있는 모습 /사진=롯데건설
지난 7월 서울 서초구 르엘캐슬 갤러리에서 방문객들이 ‘구의역 롯데캐슬 이스트폴’ 견본주택을 둘러보기 위해 줄을 서 있는 모습 /사진=롯데건설

지난달 초 분양한 서울 광진구 ‘구의역 롯데캐슬 이스트폴’도 전용 84㎡ 최고 분양가가 14억9000만원에 달했지만 계약 1주일여만에 완판됐다. 이곳은 1순위 청약 접수 결과 420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4만1344명이 몰렸다. 올해 서울에서 분양한 13개 단지 중 가장 많은 청약 접수 인원이다.

대우건설·GS건설·롯데건설 컨소시엄이 경기도 의왕시 내손동에 공급하는 ‘인덕원 퍼스비엘’도 지난달 27일 모두 분양됐다. 단지는 서울보다 비싼 가격에 분양가가 결정되면서 고분양가 논란이 일었다. 84㎡ 분양가격이 최고 10억7900만원으로 발코니 확장과 유상옵션 등을 고려하면 11억원을 넘었다.

업계에선 앞으로 분양가격이 계속 오르면서 늦기 전에 새 아파트를 선점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원자잿값·인건비 인상으로 공사비가 치솟으면서 분양가는 1년 새 크게 올랐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서울에 신규 분양된 민간아파트의 1㎡당 평균 분양가는 963만5000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6.5% 상승했다.

고분양가 논란에도 흥행을 이어가면서 앞으로 서울과 수도권 인기지역에서 국민평형이 10억원 미만인 단지는 찾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 7~9월 서울에서 분양한 민간아파트 단지는 국민평형 분양가격이 대부분 10억원을 넘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분양 시장에선 직전 단지 청역 결과를 참고해 분양가를 책정한다”며 “고분양가 논란에도 신규 단지들이 줄줄이 완판 행렬을 이어간 만큼 분양가를 공격적으로 산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또한 건축비가 오르고 공급 부족 우려가 커지는 등 분양가격이 내려갈 만한 요인이 없기 때문에 분양가 상승은 지속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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